[수요논단]21조원 사교육비와 대학의 경험교육
[수요논단]21조원 사교육비와 대학의 경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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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 서정대학교 대외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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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통계청과 교육부가 공동으로 시작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가 13번째를 맞이했다. 2007년 20조원이었던 사교육비가 2015년 17조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기 시작, 2019년 총액은 21조원이 됐다. 학령인구는 감소하는데 사교육비는 지난 2015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1일 발표된 ‘2019년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대해 교육부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첫째 교과영역 사교육 비중이 감소한 반면 취미와 재능계발을 위한 사교육 수요가 높아졌다는 점, 두 번째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 참여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고액을 지출하는 학생의 비중도 높다는 점, 세 번째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도 간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 등이다.

특히 소득과 사교육비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는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소득구간별로 200만원 미만 소득과 700만원 이상 소득 등 7개 구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0만원 미만 소득자 자녀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7년 9만2000원에서 2019년 10만4000원으로 높아진 반면 700만원 이상 고소득자 자녀의 경우 2007년 46만8000원에서 2019년 51만5000원으로 높아졌다. 구간별 상승비율에서는 저소득층 상승률이 높으나 절대금액에서 차이는 고소득층 자녀의 사교육비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가계소득 증가와 자녀 수 감소 추세는 자녀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을 더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득의 차이가 교육성과 차이를 낳게 하고, 궁극적으로 교육을 통해 사회주류로 나아갈 수 있는 사다리가 점점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게 한다. 최근 발표한 정부의 대학입시 정책의 변화가 옳고 그름을 떠나 사교육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정책에 매우 탄력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초·증·고 사교육비의 지속적인 증가가 과연 대학교육에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대다수의 학부모와 학생이 사교육을 받는 이유를 학교수업보충·심화(48.5%) > 선행학습(22.9%) > 진학준비(15.8%) > 불안심리(4.3%) 순으로 꼽았다. 결국 대학진학과 연계된 수요가 87.3%에 달한다. 그런 논리라면 대학을 진학하는 시점에서 공교육과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역량은 갈수록 커질 것이며 대학은 이렇게 잘 훈련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해가 갈수록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배움에 대한 태도와 열정에 대해서는 더욱 부정적이다. 전공을 선택하고 온 학생들조차 자신의 전공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교육부가 대학의 진로와 취·창업 지원을 위해 2019년 2324억원에서 2020년 2505억원으로 7.8%P 예산을 증액 지원하다는 발표를 보더라도 대학생들의 진로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단편적으로 알 수 있다. 결국 입시 위주의 교육이 입시 전·후 분절된 교육성과를 낳게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소득의 차이가 입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듯이 입시 이후 대학교육에 있어서도 소득의 차이에 따라 진로사다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등 대학 간 재정지원의 불균형에 있어서도 알 수 있듯이 정부의 정책 지원과 투자는 편향적이다. 이러한 대학 간 재정지원의 차이는 교육성과의 차이를 가속화하고 결국 교육을 통한 진로사다리를 점점 더 없애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대학에서 필요한 것은 대학 간 차별없이 ‘삶의 기술’을 가르치는 경험교육을 하는 것이다. ‘덜 가르치고 더 배우자’는 미래교육의 ‘Less teach Learn More’보다는 ‘More teach Less Learn’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다시 대학에서 기계적인 배움을 강요할 수는 없다. 4년제 일반대학이든, 전문대학이든 구별 없이 경험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경험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최근 COVID-19로 인해 많은 대학들이 온라인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때로는 외부의 강한 충격이 혁신을 유도할 수 있다.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은 필수 요소다. 21세기 교육철학으로의 획기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과거와 단절되는 혁신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의 대학 간 차별 없는 투자 전환을 요청한다.

미래학자 유발하라리는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중에서 교육에서 가장 필요 없는 것은 ‘더 많은 정보’이고 ‘가장 필요한 것은 정보를 이해하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의 차이를 식별하는 능력이며, 무엇보다도 수많은 정보조각을 조합해 세상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이제 대학에서 기술적 기량교육의 비중을 낮추고 종합적인 삶의 목적을 그릴 수 있는 ‘삶의 기술’을 가르치는 경험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이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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