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저 《역사와 함께 읽는 민주주의》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박상준 전주교대 교수가 학생과 교사,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펼쳐온 민주시민교육 강의를 바탕으로  《역사와 함께 읽는 민주주의》를 펴냈다.

민주 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세워진 지 100년, 지난 한 세기 동안에 우리나라는 조선 왕조와 대한제국, 일제 식민 지배와 항일 독립운동, 광복과 정부 수립, 6·25 전쟁, 장기간 독재, 민주화 운동,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등 많은 사건과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과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시민으로 성장했고, 1987년의 6월 민주화 운동, 최근에는 촛불혁명을 거치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더욱 단단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는 줄어들었고 자유와 평등, 인권, 관용,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학교 폭력과 혐오·차별이 증가하고 있다. 제도는 갖추어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아직 민주 시민으로 바르게 성장하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살고 또 초등학교 때부터 이에 대해 여러 차례 배우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핵심)이다’ ‘다수결이 민주주주의 원리다’처럼 민주주의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많다. 또한 2016년 촛불집회에서 수없이 외쳤기 때문에, 헌법 제1조에서 정한 민주 공화국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민주 공화국은 민주주의 국가와 같은 것이고, 민주 공화국은 1945년 광복 이후 미군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한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선거는 일반 시민이 지배에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고,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아니라 의사 결정의 규칙일 뿐이다. 그리고 민주 공화국은 민주주의와 다르고, 미국이나 서구 사회가 전파한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 시기 우리나라의 정치적·역사적 상황에서 고유하게 발전해 온 국가 형태다.

주권자로서 시민이 주권을 행사하고 정치의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숨겨진 것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우리나라에서 민주 공화국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선 민주주의가 무엇이고 다른 정치 체제와 어떻게 다른지 쉽게 풀어 설명하고 선거, 다수결 원리 등이 정말 민주주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민주주의와 돈, 선거, 미디어, 기술 등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여러 가지 통계 자료와 사례에 기초해 쉽게 제시하고 있다. 그 다음 대한민국이 언제 건국됐는지, 우리 헌법은 왜 민주 공화국을 채택했는지, 민주 공화국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해 왔는지에 대해 역사적 자료와 법적 근거를 찾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 박상준 교수는 대학원에서부터 사회철학과 시민교육을 공부한 전문가로, 최근에는 교육부의 민주시민교육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교원양성대학 시민교육 역량강화사업에 참여해왔다. 이 같은 바탕으로 저자는 교육 현장에서 느꼈던 필요를 선별해 일반 시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과 민주주의와 일상생활의 연계를 책에서 소개한다.

기존 책들이 서양 중심의 학문적 연구에 머물러 있다면 이 책은 특별히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와 함께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 4차 산업혁명 이후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우리가 갖추어야 할 성숙한 민주 시민의 자세 등을 여러 통계 자료와 사례, 역사 자료, 법적 근거를 들어 풍성하게 살피는 것이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다. (한울엠플러스/2만9000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