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멈추고, 화면 안 보이고 혼돈의 원격 강의
교육부 17일 전국 초·중·고 개학 2주 연기 발표
수시·대입 등 주요 학사 일정에도 빨간 불

고려대 교수학습개발원 안내 공지. (사진= 고려대 홈페이지)
고려대 교수학습개발원 안내 공지. (사진= 고려대 홈페이지)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코로나19가 대학에 가져온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16일 원격 강의를 통해 개강하면서 일부 혼선이 빚어지는가 하면, 17일 교육부의 개학 연기를 발표하면서 학사일정 변경도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천재지변처럼 닥친 바이러스의 공세에 학교와 교수, 학생 모두 혼란한 상황이다.

“교수님 안보여요”…원격 수업에 교수·학생 곤혹= 2주 개강을 연기한 대학들이 16일 개강하면서 원격 강의도 시작됐다. 기존에 일부 수업을 사이버 강의 형태로 들었다면 지금은 전체 강의를 모두 원격으로 수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접속이 일시에 몰리면서 서버가 마비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고려대에서는 16일 오전부터 대부분 이용자가 로그인을 하지 못했다. 약 3시간 동안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하면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다.

인하대도 I-Class 시스템 오류로 한동안 접속이 되지 않았다. 이에 원격 수업 방법을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에 I-Class를 통해 접속해 유튜브 링크를 통해 수강하는 방식에서 강좌별 SNS로 동영상 강의 링크를 발송하도록 했다.

국민대도 16일 오전 공지를 띄우고 OCW 서버 일시 중단 안내를 알렸다. 국민 참여형 원격강의 진행으로 인해 서버 활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에서도 온라인 수강을 위한 학교 서버가 일시적으로 다운되거나 강의가 끊기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계속됐다.

한 대학에서는 강의가 이뤄졌지만 하얀 화면만 나타나 학생들이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한 사례도 있다. 그밖에도 서버 불안정으로 인한 스트리밍 끊김, 접속 불가로 온라인 출석체크 불가능 등 여기저기서 잡음이 흘러나왔다.

서울의 A대 관계자는 “개강일 첫 교시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돼 항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지금은 서버를 증설하고 수강 방식을 변경해 조금 나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각 대학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수집해 학교에 전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이클래스 서버 정상화 촉구 △출결 등록 문제 △실시간 강의 문제 등 원격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 학교에 답변을 요구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도 일찍부터 원격 수업 시스템인 아이캠퍼스 질 향상을 위해 학생들의 구체적인 애로 사항과 건의 사항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초·중·고 개학 연기…대학 학사일정도 오리무중= 17일 교육부가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을 2주 연장하면서 학사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대학은 추가 개강 연기를 하지 않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이 변경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안정을 위해 4월 6일까지 2주의 추가 개학 연기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4월 개학이 현실화 된 것이다. 4주차 이후 휴업일(10일)은 수업 일수에서 감축을 권고했고, 수업일 감축에 비례해 수업 시수도 감축을 허용했다.

학부모들의 관심사는 바로 대학입시다. 중·고등학교에서 4월 초 개학을 하게 되면 사실상 1학기 중간고사 소화가 불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도 중간고사를 수업 중 수행평가 등 과정중심평가로 대체하라고 권고한 상황이다. 다만 그렇게 되면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도 차질이 생긴다. 수시모집에는 고교 3학년 1학기까지 내신 성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학 학사일정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수능시험이 미뤄지게 되면 수시나 실기 등의 일정도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B대 관계자는 “아직까진 원격 수업으로 대체해 대학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교육부의 권고안이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학생들에게는 3월 30일 등교를 안내하긴 했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대입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이 등을 감안해 실현가능한 일정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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