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숙명여대·숭실대·중앙대 2주, 고려대 1주 온라인 강의 연장
서울대 등 기간 놓고 논의 중, 차후 연장기간 발표
대면수업 언제쯤? 커지는 학생들 불만, 등록금 반환 요구 거세지나

코로나19가 종식될 조짐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 추가 연장에 들어갔다. 사진은 코로나19로 인해 적막함이 감도는 고려대 도서관 열람실 모습.
코로나19가 종식될 조짐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 추가 연장에 들어갔다. 사진은 코로나19로 인해 적막함이 감도는 고려대 도서관 열람실 모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이달 중 정상 운영에 들어가려던 대학들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주요대학들 상당수가 온라인 강의를 연장했거나 연장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당초 대학들 상당수는 2주 동안 개강을 연기하고, 이후 2주간은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이달 29일에는 캠퍼스가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가 추가 시행됨에 따라 굳게 닫힌 캠퍼스 문은 4월에나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온라인 강의만 듣게 된 학생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등록금 반환 요구도 더욱 거세게 불어 닥칠 전망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상당수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 기간을 추가로 시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하다 보니 오프라인에서의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동덕여대·숙명여대·숭실대·중앙대는 온라인 강의를 2주 더 시행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은 29일에서 내달 12일까지로 온라인 강의 시행일정을 연장해 내달 13일에나 대면 수업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온라인 수업 2주 연장에 관한 안내’문을 통해 “코로나19는 여전히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중앙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 수업을 2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대면수업 진행 시 집단감염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강의 연장을 대학들이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 총장의 지적처럼 대면 수업이 진행되면, 한 공간에 모여 강의를 듣는 ‘학교’의 특성상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 신천지, 이후 교회로 이어진 집단 감염 발원지란 불명예를 대학들이 떠안을 수 있다는 것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교육부가 초·중·고 개학을 세 차례에 걸쳐 늦춘 것도 이러한 집단감염의 위험성 때문이었다.

결국 기간에만 차이가 있을 뿐 대학들은 대부분 온라인 강의를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일단 온라인 강의를 1주일 더 연장해 내달 6일부터 대면강의를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건국대·세종대·한양대 등은 기간을 놓고 고민 중이다. 성균관대는 앞서 한 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문제는 대학가에 퍼질 ‘불만’이다. 이미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캠퍼스를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불만이 상당하다. 대면 수업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온라인 강의에 만족하기는 어려운 탓이다. 대학들은 개강 이후 종강을 늦추고, 보강 등을 실시해 최대한 학습 결손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하지만, 개강 일정에 기약이 없는 탓에 학생들의 불만은 이미 폭발 직전까지 치달아 있다. 이번 온라인 강의 연장 결정에 대한 반응들도 대부분 부정적이다. 

대학들도 안일한 대처로 학생들의 불만에 불을 질렀다. 개강 이후 온라인 강의를 통해 무리없이 학사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계획을 너나 할 것 없이 내놓더니, 마찬가지로 너 나 할 것 없이 온라인 강의 첫날부터 서버 과부하 문제로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다. 오래 전 만들어놓은 동영상을 '재탕'한다거나 다른 플랫폼의 동영상을 참고하라는 등 강의의 질도 대면수업에 비해서는 좋지 못했다.

이처럼 온라인 강의와 끝없는 개강연기로 커져가는 학생들의 성토 목소리는 결국 ‘등록금 일부 반환(환불)’로 모일 수밖에 없다. 낮아진 교육 서비스의 품질에도 불구하고 같은 등록금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비상사태’라는 말만으로 이해를 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 반환에 대한 갈등은 대학가가 풀어야 할 숙제로 떠올랐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온라인 강의로는 도저히 수업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전공들이다. 공학계열·의학계열처럼 실험실습이 중시된다거나 예체능계열처럼 실기수업이 필수인 경우에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수업을 도무지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들은 실험실습이나 실기수업이 필요한 학과들은 종강일을 더 늦추고 집중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해명하지만, 학생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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