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인수공통전염병이란 동물과 사람 사이에 상호 전파가 가능한 전염병을 말한다.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페스트’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와 ‘사스(SARS)’ ‘메르스(MERS)’ 역시 인수공통전염병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지금도 인류를 괴롭히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는 일본뇌염, 탄저병, 조류인플루엔자, 변종 크로이펠트-야콥병(광우병) 등이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건의 주범인 코로나바이러스(Corona Virus)는 가금류뿐 아니라 개, 소, 고양이 등에서도 발견됐다.

인수공통전염병은 그 원인균과 치료약의 유무에 따라서 질병의 양상은 너무나 판이하다. 세균에 의한 질환은 많은 항생제의 발견으로 어느 정도 질병의 제어가 가능하다. 반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바이러스 스스로가 변이를 일으켜 치료를 어렵게도 하지만, 바이러스의 특성상 치료약을 개발할 때까지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더욱 두려운 것이다. 특히 사스나 메르스처럼 바이러스에 의한 매개 전염병을 이해할 수 있다면 예방적인 면에서나 치료적인 면에 있어서 더욱 이해가 빠를 것이다.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늘면서, 반려동물로 선호가 높은 고양이나 개에게서 인간에게 전파되는 질병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동물병원을 찾아 필요한 예방접종이나 구충제등을 복용시키는 등 수의사들이 동물의 질병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이종(異種) 간에는 서로의 질병을 교환하지 않기에, 고양이와 개를 함께 키웠다고 질병을 공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변종이 가능한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은 예외다. 사스나 메르스처럼 박쥐에게선 특별한 질병을 야기하지는 않지만,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있다. 박쥐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가 중간숙주를 감염시키고 이러한 제2 중간숙주에 의한 감염으로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처럼 전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란 무엇인가?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는 단순한 구조의 병원체다. 기본적인 단백질 외피 안에 DNA나 RNA의 단순구조로, 단독적인 생명활동을 하지 못하고 숙주(환자)에 기생해서 개체수를 증식하면서 독특한 질병양태를 일으킨다. 살아있는 숙주의 세포벽에 침투해서 생명활동을 하면서 숙주세포의 유전정보를 교란시키거나 세포용혈을 촉진시켜, 다양한 형태의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바이러스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1879년 독일의 과학자 아돌프 마이어(Adolf E Mayer, 1843~1942)는 담배 모자이크병(Tabbaco mosaic disease)을 연구하다 담배잎에서 추출한 수액이 병을 전염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그로부터 13년 뒤인 1892년 러시아 식물학자 드미트리 이바노프스키(Dmitri I Ivanovsky, 1864~1920)는 병든 담배수액의 독성이 세균 여과지로도 사라지지 않은 채 여전히 전염성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전염성의 독성물질을 고대 라틴어의 ‘독’ 이라는 뜻의 ‘바이러스’라고 명명했다.

1898년 네덜란드의 미생물학자 마르티누스 베이에린크(Martinus Beijernick 1851~1931)는 담배 모자이크병의 감염성 물질이 살아 있는 세포에서만 증식한다는 걸 알았다. 또한 바이러스의 크기가 세균보다 작다는 특성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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