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택 계명문화대학교 교수
(해군발전자문위원)

조규택 계명문화대학교 교수
조규택 계명문화대학교 교수

세월의 덧없음이겠지만, 천안함 폭침이 일어난 지 벌써 10년이 됐다. 매년 천안함 폭침일을 맞아 기념식을 해왔지만, 10주년은 대단히 특별한 기념일이다. 지금 해군은 ‘3월 26일의 772를 영원히 기억하자!(Remember 326, Forever 772)’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백령도 앞 그 차가운 밤바다를 초계하던 천안함은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 공격으로 772 흘수(Hull Number)와 함께 허무하게 침몰했다. 더욱 힘들고 치욕스러운 것은 지난 10년 동안 순국한 46명과 생존한 58명의 천안함 장병들에게 우리는 한마음으로 위로하거나 감사하지 못했다. 매년 맞는 기념일마다 우리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기억하지도 추모하지도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나라의 안위를 지키는데 여와 야가 어디 있으며,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단 말인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적의 기습 공격으로 전사한 용사들을 한마음으로 애도하고 존중해야 한다.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육상 거치대에 올려져 있는 침몰 천안함의 모습은 처참하다. 칼로 무를 자르듯 함수와 함미의 중간 연돌 부분에서 정확히 두 동강이 나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처참했을 백령도 앞 밤바다의 모습과 오버랩 되곤 한다.

나는 천안함과 관련된 수차례의 기고를 통해 이런저런 소회를 밝히며, 천안함 용사들의 사기를 더 높이고 그들의 처우를 위해 국가와 국민이 책임지고 보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벌써 몇 달째 우환발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우울하고 움츠리고 있지만, 이번 천안함 10주기를 맞이해 온 국민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우리 군의 최고 지휘관인 대통령께서 직접 천안함 10주년 행사를 주관하길 권고한다. 군대는 명예와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다. 그러므로 천안함 폭침 10주기를 맞아, 대통령이 민‧관‧군의 성원과 신뢰를 하나로 집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런 주장과 권고를 하는 것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군과 국민을 위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나는 더 나아가 우리 국민을 하나로 단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안을 생각해 봤다. 올해 모집하게 될 군무원 선발시험에서 천안함 출신이 지원한다면 특별채용이라도 해서 그들의 위국헌신을 보상해 주길 바란다. 생존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은 특별채용의 필요충분조건과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해군의 “귀관은 장차 포연탄우(砲煙彈雨) 생사 간에 부하를 지휘할 수 있는가?”와 “충무공 이순신의 후예임을 자부할 수 있는가?”란 표어에 주목한다. 6‧25전쟁 첫 전투였던 대한해협 해전의 701 백두산함이 보였던 것부터 고(故) 윤영하와 5인이 전사한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에 이르기까지 해군은 오직 필승(必勝)의 신념을 보여줬다. 해전(海戰)에서의 전사자뿐 아니라 생존한 장병들에 대한 특별한 예우를 보일 때 군의 사기는 더없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번 천안함 폭침 10주기를 맞아 온 국민이 하나 된 성원으로 천안함 전우 104인을 응원하고, 이들의 희생이 우리의 안위를 보장했음을 잊지 말자. 무엇보다 국민이 다시 하나로 뭉쳐서 “104인 천안함 전우들이여 영원하라!”고 외치며, 천안함이 우리 마음의 바다에서나마 계속 항진할 수 있도록 성원하길 소망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