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심리방역’ 중요”…질본·한국심리학회도 상담
호남대·대구한의대 등 비대면 학생 심리상담 진행

호남대 학생상담지원센터에서 상담사가 학생을 전화로 상담하고 있다. (사진= 호남대)
호남대 학생상담지원센터에서 상담사가 학생을 전화로 상담하고 있다. (사진= 호남대)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코로나19의 피로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심리적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학들은 온라인과 전화 등의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의 심리 지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코로나19와 우울함을 의미하는 블루가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쉽사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건강 불안 등으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매일 반복되는 확진자, 사망자 등의 보도도 우울감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봄의 캠퍼스를 즐겨야 할 신입생들은 물론 유학생과 재학생들도 사실상 무기한 개강 연기에 따라 수업도 원격으로 수강하고 있다. 개강 시즌에 학생 간 교류가 가장 활발하다. 

전문가들은 ‘심리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인 스트레스가 2차적 정서 불안을 유도, 더 강한 심리불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과도한 불안은 신체와 정신에 영향을 끼쳐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9일부터 코로나19 우울증과 관련해 1399 콜센터로 전문가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질본과 한국심리학회 심리상담 전문가 230여명의 협조를 받아 무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심리학회 코로나19 특별대책위원회 측은 “초반에는 상담 건수가 거의 없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담 수가 늘어 하루 평균 10건 정도 된다”며 “상담자들에게는 건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정서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도 학생들의 심리방역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남대는 코로나19 심리상담을 위한 ‘호남마음콜’을 운영한다. 등교 연기 장기화로 혼란을 겪고 있는 신입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한 비대면 심리상담 프로그램이다.

호남대 학생상담센터가 개발한 ‘호남마음콜’은 1대 1 전화상담 방식으로 1차 상담을 진행한 뒤 우울치료와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대상으로 2차 화상 상담이 이어진다. 이미 상담을 통해 소수의 학생들은 지역사회 연계 의뢰도 진행된 상태다.

김미례 호남대 학생상담센터장은 “감염병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불안 속에서 스트레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상담을 통해 심리상담이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구한의대는 외부 상담센터와의 협약을 통해 심리방역에 나섰다. 대구한의대 미래라이프융합대학은 13일 ‘톡투미심리상담센터’와 협약을 체결하고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다양한 영역의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도록 심리지원을 강화한다.

앞서 포항대학교도 학생상담센터를 통해 비대면 심리상담을 지원하기로 밝힌 바 있다. 포항대학교 측은 “개강이 연기돼 혼란스러워할 신입생들에게 (심리상담을 통해) 소속감과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다”며 “사회적 불안요소가 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심리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비대면 상담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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