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니 대구가톨릭대 비서팀

캠퍼스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새들이 있는 줄 몰랐다. 코로나19로 조용한 캠퍼스에 학생들 소리 대신 새소리로 가득하다. 삐삐~. 찌르르, 뽀롱뽀롱, 짹짹, 쪼롱쪼롱 등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직박구리, 딱새, 곤줄박이, 박새, 물까치, 멧비둘기, 참새, 동고비, 꿩, 노랑턱멧새, 때까치, 방울새, 콩새, 찌르레기 등의 다양한 새들만이 캠퍼스를 차지하고 있다.

새학기의 설렘으로 가득해야 하는 교실이며 연구실, 실험실 등 모든 곳에 적막감만이 돌고 있다. 사람들의 온기 없는 건물에는 아직도 냉기를 머금은 겨울 같은데 캠퍼스의 자연에는 봄이 성큼성큼 다가와 있다. 산수유를 시작으로 진달래꽃, 매화꽃, 복숭아꽃, 목련, 자목련, 민들레, 개나리, 생강나무꽃, 만리화 등이 활짝 피었고 지금은 벚꽃이 만개하려고 한다. 벚꽃 등의 봄꽃과 함께하는 학생들의 신난 포토타임과 수다소리, 음악소리가 가득해야 하는 시기에 새들만이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가며 춘객으로 즐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강의로 익숙치 않은 온라인강의를 제작해야 하는 교수들, 현장감 있고 피드백이 원활한 대면강의를 접하지 못하는 학생들 그리고 온라인강의 시스템 구축, 열화상카메라 설치, 방역 등 예기치 않은 자금집행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당국 등 모두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계속해서 확진자가 나오는 지금 이러한 힘든 시간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현재다. 계속적으로 미뤄지는 불투명한 대면강의 시작일로 학생, 교수, 대학 모두들 암흑만이 눈앞에 놓인 듯하다. 그러나 향약의 4대 덕목 가운데 환난상휼(患難相恤)처럼 걱정거리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는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의기투합된 마음이 이 어려움을 몰아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 대학 학생은 ‘코로나히어’라는 사이트를 개발해 국내 발생현황, 지역 상세보기, 선별진료소와 안심병원 현황, 마스크 판매 정보, 자가격리자 행동수칙 등 코로나19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전 총학생회장단과 동문들은 재학생들을 위한 손소독제를 기증했다. 또한 교직원들은 코로나19성금을 모금해 조금이라도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해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통한 시스템 개선 및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 부족 최소화를 위해 화상강의시스템을 구축했다. ‘원격교육지원단’을 신설해 온라인 자료 제작, 소프트웨어 사용방법 등 원격수업 관련 민원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한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캠퍼스 전역에 방역을 실시했고 다중 이용시설인 중앙도서관, 전산실습실, 교내식당 등을 폐관했다.

어렵지만 어려운 중에 서로에게 힘이 되고자 하고 있다. 어려울 때 생물들도 서로 돕는다. 진딧물은 어린 진딧물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성체 진딧물이 친자식이 아니어도 업고 다니며 이동시켜 준다. 딱총새우는 망둑어를 위해 구멍을 파서 집을 만들고, 망둑어는 눈이 거의 안 보이는 딱총새우를 위해 위험이 닥치면 신호를 보내준다. 흰동가리는 말미잘에게 숨어 큰 물고기를 피하고 말미잘은 흰동가리가 미끼로 데려온 큰물고기를 먹는다. 이들 생물들처럼 서로 도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캠퍼스가 학생들의 소리로 가득찰 날을 기다린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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