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사람은 살아가는 환경에 맞춰 자신의 정체성을 입증하도록 돼 있고 대표적인 것이 신분증이다. 예를 들어 특정 학교에 소속된 학생은 이를 증명하는 학생증을 갖고 있고,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해당 회사의 일원임을 확인하는 사원증을 갖고 있다. 이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도 마찬가지다. 굳이 인간처럼 신분증이 아니더라도 무언의 소속감을 나타내는 신호가 존재한다.

요즘은 농산물도 생산지와 생산자를 알아볼 수 있는 농산물이력제에 따른 고유번호를 부여받는다. 사람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땅도 마찬가지다. 오랜 세월 동안 농경사회를 이어온 우리 민족은 땅의 소유권을 사람의 호적만큼이나 중요시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땅의 소유를 둘러싸고 국가와 개인, 개인과 개인 간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정확한 땅의 경계를 통한 소유권을 구분하기 위한 지적 정보의 과학화야말로 선진사회로 가는 국가 과제로 꼽혀왔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이 그린 종이도면을 활용해 관리하던 지적도는 그만큼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국가적 성장 전략을 세우고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는 데도 차질을 빚었다. 그런 이유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들어서며 국제 표준에 맞게 디지털 도면을 새롭게 구축하는 지적재조사 사업이 2012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전국 지적재조사는 기준점 측량, 세부측량, 세계 측지계 전환, 정보시스템 구축 운영과 유지보수 등을 범위로 1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중장기 국책사업이다. 측량, 지적, 공간정보를 구축하는 것은 자율주행차, 드론 등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이를 운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관련 인력 확보는 매우 시급한 현안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 측지정보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요?
“사물에 대한 관찰 능력과 함께 공간·지각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학교생활을 통해 남들은 흔히 넘겨버릴 수 있는 일도 관심을 갖고 세세히 살펴볼 수 있는 꼼꼼한 성격이 필요하다. 몰론 이런 부분이 자기중심적이라는 얘기는 아니고 한 가지 일을 처리해도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수리적 계산 능력도 필요하다. 수학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제시한 내용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질문을 하며, 지식의 폭을 넓히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수학이나 지리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하되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주변의 지리 정보에 대한 관심을 탐구과제로 설정, 연구하는 모습도 요구된다.”

- 측지정보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측지정보는 국가 발전의 중요한 인프라로서 이를 담당할 전문가의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물론 지적 관련 공무원으로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기업에서도 측지정보 전문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회 진출의 폭은 넓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지적재조사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적 공무원으로 진출하는 길이 넓어졌고 남북 경협을 통한 철도와 도로 개설 등의 사업이 추진될 경우 관련 인력은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 측지정보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공간정보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지적학, 측량학(1), 측량학(2), 무인항공(드론)측량, 도시계획, 지적제도, 세부측량 및 실습, 도근측량및실습, 응용측량실습, 삼각측량 및 실습, CAD기초, CAD실습, 지적법, 측량법, 현장실습, 도로공학, 토지조사, 위성측량, GIS응용, GIS실습, 사진측량 및 실습, LIS, 북한토지연구, GPS와 생활, 원격탐사, 지리정보, 토지공법, 구획정리, 엔지니어링설계, 국토 및 지역계획, 지적전산, 수치측량, 지적사, 건설시공, 지적실무, 측지실무, 위성측량 등의 과목을 배운다.”

- 측지정보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무엇이 있나요?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 산업기사, 토목산업기사, 지적산업기사 등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졸업 후 엔지니어링 초급기술자 무시험 취득도 가능하다.”

- 측지정보과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요?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산하 지적직·측지직 공무원, 한국국토정보공사(구 대한지적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측량설계사무소와 엔지니어링 회사, 건설회사, GIS(지리정보)회사, 지적측량회사와 창업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측지정보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어느 곳이 있나요?
“측지정보과는 대구과학대학교에 유일하게 개설돼 있다. 유사학과로는 동강대학교에 지적과가 있다.”

대구과학대학교 측지정보과
대구과학대학교 측지정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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