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코로나19와 대학의 위기 대응을 위한 전국 대학 총장 설문조사' 실시

대학 총장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교육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보였다. 사진은 1월 개최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0년 정기총회 모습(한국대학신문 DB)
대학 총장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교육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보였다. 사진은 1월 개최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0년 정기총회 모습(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정성민·허정윤 기자] 코로나19로 전국 대학이 초유의 비상 상황을 맞았다. 3월 중순으로 예측했던 개강 시기는 ‘4월 초 개강 역시 어렵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일부 대학은 1학기 전체를 원격강의로 진행한다는 공지도 내건 상태다.

본지는 <코로나19와 대학의 위기 대응을 위한 전국 대학 총장 설문조사>를 통해 대학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한 대응과 향후 전망에 대해 물었다. 4년제 대학 38개, 전문대학 32개에서 총 70명의 총장이 참여했다. 설문은 모바일과 이메일을 통해 3월 10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다.

설문에 응한 대학들은 모두 개강을 연기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방식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70개 대학 중 66개 대학이 방역을 실시했고, 48개 대학이 유학생을 격리하는 등의 대응에 나섰다.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75.7%의 대학들이 개강 이후에도 원격교육을 주로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그밖에 ‘확진자 발생 시 상황별 조치를 취하고 이외는 정상수업을 진행하겠다’는 대학이 11.4%, ‘개강을 추가 연기하겠다’는 응답이 8.6%로 뒤를 이었다. 4.3%의 대학만이 ‘예정대로 학사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대학들의 온라인 교육 진행 방식은 자체 사이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온라인 교육 시행 시 어떤 형식으로 진행할 것인가’ 하는 설문(복수응답)에 ‘대학 자체 사이트를 활용’한다는 응답이 70개 대학 중 68개(64.1%) 대학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무크, KERIS KOCW 등 공공기관 사이트 활용’을 응답한 대학이 20개(18.9%)였다. 그밖에 ‘민간기관 콘텐츠 공급자 활용’이 14개(13.2%) 대학이었고 ‘방송대 등 타 대학 사이트 활용’(3.8%)은 낮은 수치를 보였다.

원격 수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무엇인지 묻자, ‘장비 등 인프라 부족’을 49개 대학(28.2%)이 우선으로 꼽았다. ‘콘텐츠 부족’(21.3%), ‘학생 불만’(20.1%), ‘비용’(19.5%)은 비슷한 수치로 집계됐다. ‘교원의 수준’은 10.9%로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코로나19가 대학 재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절대 다수의 총장들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즉 ‘다소’ 어려워질 것이라 고 대답한 응답이 50%, ‘많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이 47.1%로 나왔다. 2명(2.9%)만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시점에서 대학 재정이 어려워진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 묻자(복수응답) 70개 대학 중 60개 대학이 ‘온라인 교육 준비와 진행에 따른 비용’ 발생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뒤이어 ‘중국인 유학생 등의 휴학에 따른 등록금 수입 감소’(45개 대학, 27.3%), ‘방역비’(32개 대학, 19.4%), 격리비(28개 대학, 17%) 순으로 재정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았다.

코로나19로 대학뿐만 아니라 교육생태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장들은 이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하며 온라인교육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72.9%가 응답했다. 반대로 21.4%는 ‘동의하나 온라인교육 준비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과 ‘동의하지 않고 현재의 수업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5.7%로 본격적인 온라인 전환은 조심스럽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현재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제2, 제3의 코로나19 대응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복수응답)라는 질문에는 ‘콘텐츠와 시설 공유 플랫폼 구축’(54개 대학, 34.4%)과 ‘온라인교육 20% 법정 비율 제한 폐지와 온라인교육 확대’(44개 대학, 2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정부의 가이드라인 마련’(35개 대학, 22.3%), ‘상시 방역시스템 구축’(23개 대학, 14.7%), ‘기타’(1개 대학, 0.6%) 순으로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았다.

정부의 방역대책 및 지원에 대해서는 ‘보통’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대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총장이 40%로 가장 많았고, ‘잘하고 있다’는 의견이 30%,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의견이 5.8%로 집계됐다. 반대로 ‘못하고 있다’ 17.1%, ‘매우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1%가 있어 정부 대책에 불만을 가진 응답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부 당국에 건의할 사항이 있는 지 묻자, ‘코로나19 사태 종식 때까지 학사 규제 해제’를 바라는 응답이 37.1%로 가장 많았고, ‘방역 및 확산을 막기 위한 예산, 인력, 시설 등 지원’이 32.9%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유학생 휴학에 따른 수입 감소분 재정 보충’이 18.6%, 기타 11.4%로 건의 사항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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