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완규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상임고문(전 교육부 장관)

조완규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상임고문(전 교육부 장관)
조완규 상임고문(전 교육부 장관)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난리다. 쉽게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중국과 한국, 일본을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을 선언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어서며 인류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독일 총리가 2차 대전 때보다 더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했을까.

문제는 코로나19를 예방할 백신이나 치료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더욱 불안하다. 지난 1월 우리나라에도 첫 확진자가 보고됐다. 이미 그 수가 만 명 가까이에 이르며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 가운데 서울대 연구공원에 위치한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역할이 더욱 크게 부상하고 있다. IVI는 UNDP의 권유로 1995년 우리나라가 유치했다. 우리나라 국회와 1997년 세계 여러 나라가 비준했고, 우리나라 유일 국제기구다. 후진국 어린이 전염병 예방용 값 싼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소가 할 일이다. 물론 세계 제약회사가 콜레라 등 전염병 예방백신을 생산할 능력이 있다. 하지만 후진국 어린이가 혜택을 보기에는 값이 녹록치 않다. 그래서 각종 전염병 예방제를 옆에 두고도 혜택을 보지 못해 숨져가는 어린이의 수가 매년 수백만 명에 이른다.

IVI는 3년 전 값 싼 콜레라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이미 네팔의 4만 명 어린이를 비롯해 세계의 수백만 명 어린이가 혜택을 보고 있다. 장티푸스 백신 개발 성공도 멀지 않았다. 이에 IVI에게 코로나 19 예방용 백신 개발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최근 IVI가 우리나라 연구기관과 대학의 전문과학자와 협력, 코로나 19 예방용 백신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매우 다행스럽고 바람직한 일이다.

국제백신연구소 건립과정은 이렇다. 1990년에 70여 개 국 정상들이 모여 협의한 끝에 후진국 전염병 예방용 백신 개발을 위한 IVI 걸립을 결정했고 UNDP가 여러 나라에 권유했다. 연구소의 유치국은 연구소 건물을 제공하고 매해 운영비의 30%를 지원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결국 여러 나라의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가 연구소 유치에 성공했다. 최첨단 생명과학의 최종 산물이 백신인 점을 감안할 경우 연구소 유치가 생명과학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은 우리나라 학계의 권유를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UN 창립 50주년 기념연설에서 ‘한국이 IVI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부담 외의 70% 운영비는 연구소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게 된다. 1998년 관련 학자, 기업체와 언론계 인사 그리고 전직 외교관 등을 유지로 연구소 후원회를 구성했다. 후원회는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역대 대통령 영부인을 후원회 명예회장으로 추대했고 연구소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2003년 서울대 연구공원 내에 5000평 규모 최첨단 연구소 건물을 건립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구소의 국제기구 기증식에 참석, 내외 귀빈 등 앞에서 한국 정부가 연구소 운영을 지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 국내외 정상급 연구원 70여 명이 기존 백신보다 값이 싼 새로운 백신 개발을 위해 혈투하고 있다. 기존의 백신보다 값이 싼 백신을 개발하려면 바닥부터 다시 연구에 착수해야 한다. IVI는 20년의 끈질긴 노력 끝에 2016년 기존 30분의 1 값인 2000원짜리 콜레라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운영비 일부를 정부, 국내 후원회 후원금, 스웨덴과 인도 등 여러 나라 정부가 부담했다. 그러나 20여 년간 1억5000만 달러를 지원한 빌 게이츠의 몫이 컸다.

싼 값의 백신을 개발했지만 수익이 우선인 기존의 어느 제약회사도 백신 생산을 외면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벤처인 유바이오로직스가 ‘유비콜’이라는 이름의 값 싼 콜레라 백신 생산을 위해 춘천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건조했고 이미 세계 수백만 명 어린이에게 ‘유비콜’을 접종했다. 그리고 새로 1000만 명 분의 콜레라 백신을 생산, 비축하고 있다. 물론 유바이오로직스는 각종 전염병 예방용 백신 생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윤보다 후진국 어린이를 위한 사업에 진력하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 백영옥 사장의 인도적 헌신에 감복한다. 백신접종에 소요되는 비용 대부분을 서울지역 국제로타리 클럽이 부담하고 있으며 계속 성금을 조성하고 있으니 고마울 뿐이다.

그동안의 IVI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 19 예방용 백신 개발의 가능성을 따져보기로 한다. 우선 연구소 운영은 관료적 경직성을 벗어난 자율적이라야 한다. 둘째는 우수한 과학자로 연구팀을 구성해야 한다. 셋째는 연구활동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연구비 크기가 백신 개발 시기를 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자금이 크면 최고 수준급 전문학자 수를 늘릴 수 있고, 필요한 연구용 기자재를 보완할 수 있으며, 세계 전문 학자와의 교류를 증진할 수 있어서 백신 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연구소 후원회를 조직한 이유도 백신 개발 시기를 앞당기기를 바라서다.

코로나 19의 백신 개발 성공 시기도 결국 연구재원 크기에 달려 있다. 전염병 예방용 값 싼 백신 개발이 목적인 IVI의 능력과 국내외 과학자의 힘을 합친다면 코로나 19 백신 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벤처로 성공한 교수가 IVI에 100억원을 기탁했다. 그간 국내외 많은 업체와 기관 혹은 수백 명의 후원자가 제공한 후원금 수억 달러로 콜레라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국내외 전문학자가 연구협력하고, 연구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면 IVI는 코로나 19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IVI의 연구능력 극대화의 길이 각계의 각별한 관심과 후원에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네이버 등 인터넷을 통해 IVI를 클릭하면 IVI 정보를 자세히 얻을 수 있다. 또한 참고로 IVI의 홈페이지(http://www.ivi.int)와 후원회 홈페이지(http://www.ivisupport.or.kr)를 적었다.

우리나라가 유치한 IVI의 인도적 사업을 지원하는 IVI 한국후원회에 유명, 무명인이 후원금을 기탁하는 것을 목격하며 큰 보람과 긍지를 갖는다. 이에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후원자가 된다면 끝내 우리나라의 IVI가 국민 여러분의 성원으로 ‘코로나 19’ 등 질병 예방용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가 “Thank you, Korea! Thank you, IVI!"라고 외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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