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코로나와 국제협력: 초국가적 재난대응을 위한 글로벌 공공재의 필요성
[시론] 코로나와 국제협력: 초국가적 재난대응을 위한 글로벌 공공재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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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연 전북대 국제인문사회학 교수
문경연 교수
문경연 교수

코로나 사태는 많은 역사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이러한 기록 행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 처음 발생한 뒤 4개월 만에 사망자 4만 명을 넘어섰고, 124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연기됐으며, 각국이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정부지출을 결정하고 있으며, 선진국도 속수무책인 감염 및 사망자 발생 상황과 이로 인한 모든 교육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언제 이 사태가 진정될지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지구적 차원의 재난, 분쟁, 경제 문제해결을 위해 지역통합과 하나의 지구 만들기 노력 또한 이번 코로나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초국적 질병과 재난 대응에 있어 핵심적 주체는 결국 주권 각 국가임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솅겐조약을 기반으로 하나의 유럽연합(EU)를 탄생시켰던 유럽 국가들은 난민문제와 영국발 브렉시트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또 하나의 붕괴 위험이 추가됐다. 국제보건의료협력을 총괄하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서는 전 지구적 차원의 사령탑 역할이 기대됐으나, 그 한계가 노출됐다. 결국 개별 국가들은 국가 중심의 자체적인 방역망 구축과 대응체계를 작동시킴으로써 WHO의 존재감은 유명무실했다. 이 가운데 국가 간 협력은 국경을 닫아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라는 눈치 보기 게임과 양자적 외교관계의 변수만 있었을 뿐 국제협력, 하나의 지구라는 표현은 코로나 발생 이전 평화로웠던 시대의 형식적인 외교수사에 불과함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하듯, 우리 인류는 뼈아픈 고통과 시련 속에서 교훈을 찾았고 이를 인류문명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 왔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각 국가들로 하여금 재난대응 시스템 구축과 재난 이후 복원력(Resilience)을 갖추기 위한 시스템 정비의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있어 왔으나,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재난상황을 대비해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사태는 탄탄한 재난대응 시스템의 구축과 복원력 있는 사회제도 구축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또한 코로나 사태는 국경을 초월하는 질병과 재난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며 이를 위해 국제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대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가와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개별 국가들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붇기로 했다. 사전에 이러한 재난에 대한 국가 역량과 국제공조 체제를 구축했더라면 이러한 막대한 재정지출이 필요했을까 반문해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로나 사태와 같이 전 지구적 재난, 빈곤, 테러리즘, 불법자금 흐름 등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국제협력의 확대, 국제기구의 개혁 그리고 그 주된 재원으로서 글로벌 공공재인 해외원조 확대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확대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는 전 세계 개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1000여 명에 달하는 우리 정부 청년 봉사단의 강제귀국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초래하기도 했다. 현재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나 만일 이들 개도국에 코로나 상황이 발생한다면 개도국의 취약한 보건의료체계와 역량을 고려할 경우 제대로 된 대처와 치료능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에서 내려진 조치다. 실제로 2000년 UN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MDGs) 이행의 결과로 빈곤율을 절반으로 줄이는 성과를 달성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개도국의 보건의료체계 강화는 도전과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개도국들은 한국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보건의료체계 수립 관련 정책과 노하우 전수를 더욱 요청할 것임이 자명하다. 문재인정부의 신남방정책은 아세안국가들에 대한 투자와 교류, 원조를 확대한다는 정책을 표명했다. 아세안국가들과 한국 간 인적, 물적 교류는 사실상 미국이나 중국을 압도한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해외원조가 집중되고 있는 아세안국가들의 높은 질병 발생 현황이나 낙후된 보건의료 체계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우리 정부부처와 NGOs로 해금 우리가 이들 아세안국가 및 개도국들을 대상으로 하는 협력사업에 있어 어떠한 분야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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