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개국 학교가 휴업 중…온라인 수업 대안으로 떠올라
수업단절 극복 위해 국가마다 각양각색 정책…문제점 多
10년 이상 온라인 강의 준비한 미국조차 어려움 겪어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 세계 165개국의 학교가 현재 휴업 중이며, 전 세계 학생들의 87%인 15억 명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온라인 학습에 주목하고 있다.”

3월 31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언급한 이후에도 코로나19는 퍼져, 4월 2일 기준 188개국 학교가 휴업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수업단절의 대응책으로 원격수업을 하고 있지만, 전례 없는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네스코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공동으로 세계 각국의 원격, 재택교육시스템 구축을 돕는 ‘세계교육연합(Global Education Coalition)’을 발족했다. 한국의 대학 역시 일찌감치 원격수업을 시행하고 있다. 즉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원격수업 시대에 접어들었다.

4월2일 기준 전세계 휴교학교 현황. (사진= 유네스코 홈페이지)
4월2일 기준 전세계 휴교학교 현황. (사진= 유네스코 홈페이지)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20만명을 돌파한 미국에서는 많은 대학이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수십만 명의 대학생은 남은 봄 학기 동안 온라인 강의를 듣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아무도 전통수업에서 원격수업으로 전환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스탠포드, MIT의 경우 큰 문제 없이 원격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연구(Technology Problems and Student Achievement Gaps)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 중 약 20%가 기본적인 원격수업을 듣는 데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데이터 요금제에 제한이 있거나, 개인 컴퓨터가 없는 문제 등으로 인해 교육 참여에 제한을 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저소득층, 유색 인종 학생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은 온라인을 통한 원격수업이 맞춤형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 때문에 지난 10년 이상 동안 온라인 강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이미 미국 학부생의 3분의 1 이상이 온라인 강의에 등록하고 있었으며, 13%의 학생은 현장 강의 없이 온라인으로만 수강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온라인 수업 방식에서 발생하는 많은 오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 원활한 캠퍼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교수와 학생의 개인 상황에 따라 학습 환경에 다양한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현장 수업과 같이 교수-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하고 학생을 동기화하는 것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대규모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게 되자 미국 정부도 재정 지원에 나섰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재정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약 1억 달러(한화 약 1249억원)가 학교를 위한 재정 지원금으로 투입될 예정이며, 초중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학교를 위한 긴급 재정지원은 ‘학교재난긴급보조금(Project SERV)’의 형태로 지원될 예정이며, 학교 시설의 방역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을 위한 상담 서비스와 원격수업 시스템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미국 보건복지부(HHS) 역시 약 1250만 달러(한화 156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며, 이에 더해 민주당 측은 고등교육기관을 위한 30억 달러(한화 약 3조7470억원) 규모의 별도 지원금을 마련 중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규모가 큰 ‘토론토대학(University of Toronto)’과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이 원격수업을 시작했다. 두 대학은 코로나19에 대비해 온라인 강의 계획을 사전에 정비했다.

토론토대학은 4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5월 예정된 수업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다”고 공지했다. UBC는 “3월 16일부터 원격수업이 가능한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해왔다”면서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회적 거리를 충분히 둬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는 것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토론토대학의 연구혁신센터 부회장인 비벡 고엘(Vivek Goel) 박사는 “학사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학교 당국이 준비가 돼야 한다”며 “대면해야 하는 모임을 지양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강의가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교수진은 온라인 강의 운영 방안과 이에 새롭게 적용할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토대학 홈페이지 화면
토론토대학 홈페이지 화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은 전염병 방역이 실효적으로 통제되기 전까지 모든 대학의 개강을 금지했다. 교육부는 2월 24일 회의를 열어 교육 시스템에 대한 방역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을 강조하며 전염병 방역이 실효적으로 통제되기 전까지는 학생들의 학교 복귀를 금지하고, 대학의 개강을 금지했다.
 
해당 회의에서는 원격수업을 제대로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초중등학교 온라인 강의 자원 심사 시스템 보완, 1대학 1대책, 1대학 다(多)대책 온라인 강의 방안 마련을 추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기간에 ‘온라인 공개 수업(MOOC)’과 온라인 강의 자원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중국교육과학계산기망은 전했다. MOOC 플랫폼 서비스 지원을 통해 온라인 강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강의 진도와 교육의 질이 보장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들이 MOOC를 비롯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도록 해 교육 개혁과 혁신, 실전 경험을 쌓도록 독려하고 있다. 방역 기간에 학생이 양질의 온라인 수업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온라인 학습 과정을 확대하고 다원적 평가의 요구를 강화하도록 했다. 온라인 과정 학습의 학점을 인정하거나 전환하는 정책을 시행해, 학업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했다.

온라인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베트남의 경우 TV를 통해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베트남 교육신문 등에 따르면 베트남은 코로나19로 휴교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온라인 교육을 선전하고 있다. 실제 교육연구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더 많은 학생을 포용하기 위한 방법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대학들과 대학협회는 학생을 위한 학습 솔루션을 교육훈련부에 제안했다. 대학과 협회는 “현재 많은 학교와 대학이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학습자들의 경제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온라인 학습을 전 국민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TV 교육’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TV 교육을 실시할 시 부모는 수업 도중 학생을 도와주고, 학교와 교사가 학습 결과를 평가하면 된다. 방송사는 교양, 예능에 대한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등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교육훈련부는 방송을 진행하기 위한 교사 파견 준비를 마쳤으며, 3월 9일부터 하노이 지역의 9~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TV 교육이 실시됐다. 각 지역의 교육훈련부, 학교, 지역 방송국의 동의하에 63개의 도시에서 TV를 통한 대중교육이 실시될 예정이다. 일부 대학 교수진은 현재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구가 매우 많고, 특히 학생들의 경우 디지털 문해력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은 바이에른 주의 대학 개강을 4월 20일로 연기했다. 베언트 지블러(Bernd Sibler) 바이에른 주의 과학예술부 장관은 코로나19 대책으로 바이에른 주 소재 국공립 응용과학, 기술, 예술, 음악 단과대학의 개강을 3월 중순에서 4월 20일로 전면 연기했다. 종합대학의 개강은 기존과 같이 4월 중순으로 동일하다.
 
주 과학예술부는 단과 대학이 개강 연기로 미뤄진 강의를 추후에 보강하도록 권고해, 2020학년도 여름 학기에 강의를 듣는 모든 대학생의 학업 역량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지블러 장관은 “이번 단과 대학의 개강 연기로 향후 5주간의 준비 기간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보건 체계의 부담을 완화하고 시민과 단과대학을 보호하고자 한다. 또한, 단과 대학이 불안과 걱정으로 학기를 시작하지 않도록 조치했다”라고 말했다.
 
유럽 지역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크게 악화되자 ‘연방 교육연구부(BMBF)’는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1억4500만 유로(한화 약 1885억 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했다. 해당 자금은 즉각 투입될 예정이며, 코로나19에 대한 연구와 확진자의 처방과 진료, 백신 개발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처럼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태풍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처방전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 중 핵심은 원격수업이다. 문제점과 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수업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데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는 “전시 기간에도 천막학교를 운영했던 대한민국 교육역사 70여 년을 되돌아본다면 학교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면서 “이러한 때일수록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 세계가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온라인 학습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IT 강국이며 스마트기기 보급률과 정보통신 능력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역량 있는 교사, 헌신적인 전문가들이 45만여 명이나 있다”며 “코로나19로 학교에서 공부하는 방식까지 바뀌어야 하고 감염병의 장기화에 대비해 미래 교육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 저는 교육부 장관으로서 원격교육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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