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등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노트북 등 관련 제품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외대 앞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 (사진=한국대학신문DB)
온라인 강의 등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노트북 등 관련 제품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외대 앞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가가 대면수업 시작일을 다시 한 번 연기하고 있다. 전국 전문대학에 5월 4일까지 원격수업(비대면 수업)을 실시해 달라는 권고가 내려졌고, 일반대 역시 5월 이후로 대면수업 개시일을 연장하거나 아예 한 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겠다는 학교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간의 원격수업을 지원하거나, 캠퍼스에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민간 업계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대면수업 개시일 재연장…길어지는 온라인 강의 기간 = 전국 전문대학의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대면수업 시작일을 당초 4월 13일로 연기한 데에 이어, 다시 한 번 5월 4일로 재연장할 것을 권고했다. 4월 13일 연장 권고가 내려지자 전국 전문대학의 10곳 중 8곳 이상(111개교)이 동참했던 것을 비춰볼 때, 이번 재권고에도 많은 수의 대학들이 5월 4일로 대면수업 개시일을 연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대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5월 2일과 5월 13일까지 대면수업 시작일을 연기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30일 임시 교무위원회를 개최하고, 결정된 내용을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들 대학들은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며 추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대면수업 개시일 재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미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곳들도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를 시작으로 서울대와 이화여대가 이번 한 학기를 모두 온라인 강의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 부경대 등의 학교도 코로나19 진전 상황을 지켜보며 현재까지는 ‘무기한 원격수업’ 체제로 학사 일정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학들이 이처럼 대면수업 개시일을 계속 늦추게 되면서, 대학생들도 온라인 강의에 의존해야 하는 기간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에서 원격수업을 지원할 인프라 구축 노력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들이나, 대학 등교일이 늦춰지면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대학 졸업(예정)자들의 상황도 막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관련 제품 홍보에 나선 민간기업들이나,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나 온라인 강의 품질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주려는 관련 기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온라인 지원=인터넷 대역폭’ 통신 3사, 가장 발빠르게 움직여 = 온라인 강의를 지원해야 할 대학들을 위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통신 3사다.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 대학들의 인터넷 대역폭 증설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 접속 과부하로 서버가 다운돼, 영상이 끊기는 등 대학생들의 학습에 불편을 겪는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들에게 있어 현재 인터넷 대역폭 확장은 필수적인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는 14개 대학교의 인터넷 대역폭을 무료로 업그레이드했다. 또한 이용 고객인 대학들과 계속 소통하며, 이들 대학이 학사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전용회선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KT도 대학들의 인터넷 용량을 증설하고, 지역별 ICT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전담 인력을 투입했다. KT 인터넷 회선을 기반으로 전산망을 운용하고 있는 전국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전국 약 120개 대학의 인터넷 용량을 학교별 상황에 맞춰 긴급 증설했다.

원격수업을 실시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별 전담 기술인력도 투입했다. KT 과천사옥에 ‘대학 온라인 강의 소통대응 종합상황실’이 마련됐으며, 6개 지역별 현장대응반을 가동했다. 대학별 강의 유형과 접속방식을 분석해 KT 주요 네트워크 구간의 트래픽 변동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또 네트워크 구간에 대한 진단과 대학들이 자체 보유한 서버 시설 등 필요한 경우 이에 대한 IT분야 전문 기술컨설팅을 실시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 역시 대학의 원격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인터넷 대역폭을 무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을 포함해 전국 63개 대학교를 대상으로 대역폭을 2배 확대해, 원격강의를 지원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 영상 파일 등을 배포해주는 전송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사진=한국대학신문DB)

■“온라인 강의에 적합”…‘중저가 노트북’ 수요 ‘껑충’ =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에 대한 구매 수요가 함께 높아지고 있다.

전자기기 가격비교 업체인 다나와가 운영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가 최근 내놓은 3월 2주차 통계를 보면, 국내 노트북 판매량은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52%가 늘었다. 가볍고 높은 사양의 고가 제품보다는, 온라인 수강 등 원격수업에 충분한 모델이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만원 안팎의 중저가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나와 관계자는 “온라인 특수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LG전자의 ‘그램’이나 삼성전자의 ‘오딧세이’가 가장 잘 팔렸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낮은 가격대의 노트북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노트북과 데스크탑 관련 상품 할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학뿐 아니라 초중등 과정에서 온라인 개학 방침이 확정되면서, 기업의 재택근무 움직임에 더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8일까지 인기 노트북과 디지털 가전을 할인 판매하는 ‘신학기 디지털 가전’ 행사를 연다. 행사카드로 결제해 구매할 경우, 지난해 11월 출시한 노트북 ‘일렉트로북’을 기존 판매가보다 20만원 할인해 판매한다. 또한 같은 조건으로 애플 맥북프로 13/16형 전 품목을 최대 20만원까지 할인하며, 아이패드 미니 5세대와 아이패드 7세대를 각각 10%씩 할인한다.

또한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세트, 메모리카드, 외장하드 등 컴퓨터용품들도 할인 대상에 포함되며, 복사용지와 책상, 의자 등 학습 가구 역시 할인 판매한다.

■발묶인 취업준비생…대학생에게 청년 일자리 제공하는 지자체 = 대면수업 개시일이 미뤄지면서 취업을 준비하거나,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대학생들의 상황도 점점 막막해지고 있다. 이러한 청년들을 위해 수원시가 청년 인턴 사업을 추진한다. 청년 300명을 인턴으로 선발해 오는 8일부터 코로나19 위기 대응 사업에 지원 인력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4월과 5월에 각각 150명씩 선발될 총 300명의 청년 인턴들은 수원시 동주민센터에 배치돼 재난기본소득 업무 보조와 약국 마스크 판매 지원, 소상공인 특례보증 업무 보조 등을 수행한다. 4월에 투입되는 청년 인턴 150명은 오는 8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한 달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35시간을 일하게 될 경우, 시간당 1만원의 기본급과 주휴수당을 임금으로 받게 된다.

당초 방학기간 대학생만 대상으로 했던 인턴 사업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만 18세에서 39세까지의 청년에게도 선발범위를 확대하고, 사업 기간 역시 연장했다. 또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기존 선발 절차를 간소화 해 더욱 빠른 업무 투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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