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르포] 프랑스 유학생이 겪는 유럽의 코로나19 팬데믹-2
[현지 르포] 프랑스 유학생이 겪는 유럽의 코로나19 팬데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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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연세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
코로나19의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3월 25일부터 이동 제한령 지침을 더욱 강화했다. 파리국제기숙사촌(Cité Universitaire) 내에서도 경찰이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들은 자전거를 타고 3인 1조로 움직이며 학생들을 단속했다. 당초 기숙사촌 안에서 산책은 허용됐다. 하지만 경찰 단속에 따라 2인 이상이 함께 산책하는 것이 금지됐다.(사진 = 이지은)
코로나19의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3월 25일부터 이동 제한령 지침을 더욱 강화했다. 파리국제기숙사촌(Cité Universitaire) 내에서도 경찰이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들은 자전거를 타고 3인 1조로 움직이며 학생들을 단속했다. 당초 기숙사촌 안에서 산책은 허용됐다. 하지만 경찰 단속에 따라 2인 이상이 함께 산책하는 것이 금지됐다.(사진 = 이지은)

연세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생이며 지난 1월부터 프랑스 파리 경영 그랑제꼴 ESCE 교환학생으로 파견됐다. 파리에 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4월에 접어든 현재, 유럽은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정점을 향해가고 있다.

이동 제한령 시행 3주···프랑스 국민 경각심 높아져 = 현재 프랑스는 휴교령을 비롯해 다중이용시설 폐쇄령, 이동 제한령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동 제한령 3주차에 접어든 지금, 프랑스는 완전한 유령도시가 됐다. 마트와 빵집을 제외한 상점과 시설은 모두 닫았고, 관광객은 물론 길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 또한 찾아보기 힘들다.

식료품을 사러 마트에 갈 때면 길에 늘어선 입장 줄을 기다려야 한다. 마트 내부에 입장이 가능한 인원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입장줄을 설 때는 다른 사람들과 1m 이상 떨어져 기다려야 한다.

이동 제한령 지침에 따라 외출을 위해선 통행증을 필수로 지참해야 한다. 통행증에는 이름, 생년월일, 주소, 그리고 외출 사유 등을 기입해야 한다. 외출 사유에는 생필품 구매, 건강을 위한 운동, 질병 등으로 인한 병원 방문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통행증을 지참했다고 하더라도 외출이 모두 허용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의 불시 검문에 따라 외출 사유가 적절하지 않으면, 140 유로 정도의 벌금이 부과된다.

3월 25일 들어 프랑스 정부는 이동 제한령 지침을 더욱 강화했다. 통행증 양식이 강화돼 2km 이상 떨어진 곳으로의 외출은 전면 금지됐다. 불시 검문을 하는 경찰 인력 역시 늘었다.

이동 제한령이 더욱 강화되자, 현재 거주하고 있는 파리국제기숙사촌(Cité Universitaire) 내에서도 단속을 진행하는 경찰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자전거를 타고 3인 1조로 움직이는 경찰들은 기숙사촌 안을 배회하며 산책하는 학생들을 단속했다. 본래 기숙사촌 안에서의 산책은 허용됐지만, 경찰의 단속에 따라 2인 이상이 함께 산책하는 것이 금지됐다.

프랑스 국민들은 프랑스 정부의 조처를 비교적 잘 지켜내고 있다. 도시 전체가 한산해졌고, 이에 따라 사람들 간의 접촉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간혹 거리에 나갈 때면 공업용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보일 정도로,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은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프랑스 정부는 이동 제한령을 4월 15일까지로 연장했다.

조처 연장에 대해 프랑스 국민들은 고통스럽긴 하지만, 해당 제재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바이러스 잠복 기간이 2주인 코로나19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동 제한령 연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또한 많은 국민들은 이동 제한령이 4월 말까지 연장될 것이라 암묵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트 앞 1m 이상 떨어져 대기하는 손님들
마트 앞 1m 이상 떨어져 대기하는 손님들

인프라 부족으로 온라인 강의 시행 혼란···그러나 참여형 수업은 여전 = 3월 12일 갑작스러운 휴교령이 내려진 이후로 대부분 프랑스 대학은 한국과 비슷한 형태의 온라인 강의로 남은 학기를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프랑스에선 1월에 시작한 학기가 반 이상 진행된 시점에서 학교가 문을 닫아 학교와 학생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휴교령에 대비해 발 빠르게 온라인 강의를 개설한 학교도 있었지만, ESCE에선 약 2주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학교 측에서 학생들에게 정확한 공지를 내리지 않아 국제 학생들은 매일이 혼란이었다. 휴교령 다음날 중간고사가 예정됐던 일부 학생들조차도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하자, 학생들은 분노했다.

ESCE가 혼란 속에서 침묵을 지키는 동안 대부분의 프랑스 대학에선 온라인 강의가 시작됐고, 국제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본국으로 돌아갔다. 남은 학기 동안 다시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지자 ESCE 역시 온라인 강의로 남은 수업을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휴교령 발표 후 2주 뒤에 받은 공지였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ESCE는 기존에 학생들이 수강했던 강의들을 전면 무효처리하고 새로운 과목으로 대체해 온라인 강의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모든 과목을 온라인 강의로 진행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모든 학생에게 6개의 과목을 일괄적으로 지정하고, 매일 아침 8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Skype와 Zoom 등의 플랫폼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강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은 없었으며, 시간 선택권 또한 없었다. 국제 학생들에게 중요한 학점 인정에 대해선 한 달 후에 알려주겠다며 공지를 유보했다.

전공과 상관없는 과목들이 지정돼 매우 혼란한 상태로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본국으로 돌아간 학생들은 시차 때문에 새벽 2~3시에 강의를 듣기도 한다. 수업 내용 역시 원하던 강의가 아닐 뿐더러 본래 듣던 강의보다 수준이 매우 낮아져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자자한 상태다.

그러나 기존 강의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교수들은 온라인 강의 역시 참여형 수업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강의가 실시간 수업으로 이뤄지는 점을 들어 실시간 채팅, 그리고 마이크와 카메라를 이용해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발표와 질문 역시 마이크를 켜 학생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수님의 말씀 도중 마이크를 끄지 않아 소음이 발생해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가 간혹 있긴 하지만, 학생들도 질의응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양방향적 수업으로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업 참여를 위해 Kahoot 이나 Klaxoon 등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교수들도 있다. 실시간으로 퀴즈에 참여시켜 수업 참여를 독려하거나, 학생들의 응답을 실시간으로 받아 수업자료에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프랑스는 여러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해 온라인강의도 현장강의처럼 진행하고자 하며, 보다 능동적인 수업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Skype와 Zoom 등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온라인 강의 시스템
Skype와 Zoom 등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온라인 강의 시스템

프랑스 언론 “한국 대규모 검사 시스템, 전례 없어” 호평 = 프랑스 언론은 코로나 19에 대한 한국의 대처를 보도하기도 했다. 프랑스 양대 일간지인 르몽드와 르 피가로는 한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프랑스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주목하며, 신속한 대규모 검사 시스템을 분석해 호평했다.

프랑스에서 특히 주목한 한국의 대처는 ‘드라이브 스루 검진소’였다. 르 피가로는 “한국은 경제기적을 가능하게 한 ‘빨리빨리’ 문화에 따라 전례 없는 대규모 검사체계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는 한국과 다르게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 정부의 발 빠른 조처들로 유럽 내에선 호평을 받고 있는 대처지만, 4월 1일 기준 프랑스 내 코로나 19 확진자는 4만 명을 넘어서면서 여전히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코로나와의 싸움이 장기화될 것임이 예상되면서, 프랑스는 전례 없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라며 나는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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