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서강대 공동5위, 한양대·서울대·서울시립대·이화여대 톱10
성균관대-연세대 ‘엎치락 뒤치락’, 올해 2차 결과 관심
올해도 치열할 10위 싸움, 한 발 앞선 이화여대

(사진=고려대 제공)
(사진=고려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도 CPA에서는 고려대의 독주가 이어졌다. 최근 발표된 CPA 1차 결과를 대학별로 취합한 결과 고려대는 다른 대학들과 큰 폭의 차이가 나는 240명의 합격자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 순이었으며, 경희대와 서강대의 1차 합격자는 같았다. 한양대·서울대·서울시립대·이화여대 순으로 상위 10개 대학이 끊긴 사실도 확인했다. 최근 1차 경향을 볼 때 올해도 대학별 CPA 실적 ‘왕좌’는 고려대가 차지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올해도 ‘왕좌’는 고려대 차지, CPA 1차시험 240명 합격 = ‘2020년 공인회계사(CPA) 1차시험’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대학은 고려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는 이번 1차에서 무려 240명의 합격자를 냈다. 이는 최근 몇 년과 비교하더라도 가장 많은 수치다. 200명 이상의 1차 합격자를 낸 대학은 고려대가 유일했다.

고려대의 뒤를 이은 대학은 성균관대다. 성균관대에서는 192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이어 연세대가 179명, 중앙대가 146명의 합격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와 서강대는 각 129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공동5위를 기록했고, 한양대가 118명, 서울대가 112명의 합격자를 각각 냈다. 이들 대학까지 모두 8개 대학이 10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서울시립대(79명), 이화여대(78명)가 상위 10개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고려대가 올해 예년보다 더 많은 합격자를 낸 것은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2년 전 회계사 인력이 더 필요하다며, CPA 합격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CPA 2차시험 최소예상 합격인원은 1100명으로 2년 전에 비해 200명, 지난해에 비해 100명 늘어났다. 

2차 합격규모가 늘면서 전체 1차 합격자 수도 늘어났다. 1차 합격규모가 2차와 연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올해 1차시험 합격자는 재작년 1702명, 작년 2008명보다 한층 많은 2201명이나 됐다. 그간 CPA에서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온 고려대가 합격자 확대 정책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고려대 출신 합격자가 늘어난 것을 오로지 정부정책의 수혜 때문으로만 규정지을 수는 없다. 2위권 대학과의 격차를 지난해보다 더 크게 늘린 점이나 지난해만 못한 성과를 낸 대학들도 있다는 점을 볼 때 고려대가 지닌 자체 역량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에는 1차 기준 고려대와 2위(연세대)의 차이가 21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위(성균관대)와의 차이가 48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184명에서 179명이 된 연세대, 135명에서 129명이 된 경희대, 83명에서 79명이 된 서울시립대 등 1차 합격자가 전년보다 줄어든 대학들도 존재한다. 

최근 고려대가 CPA에서 보여주는 행보는 말 그대로 ‘독주’다. 단 한 차례도 왕좌를 내준 적이 없다. 2014년과 2015년 연속해 2차에서 1명 차이로 연세대가 1위를 차지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1차·2차를 막론하고 고려대는 항상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올해 2차에서도 고려대 독주 체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년 유예 제도가 있는 CPA 시험 특성상 2차 실적은 최근 2년간의 1차 성과와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고려대 1차 합격자는 445명으로 2위 그룹인 연세대의 363명, 성균관대의 359명과 격차가 상당하다.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올해 2차에서 ‘각축’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1차 합격자 수가 비슷한 것을 볼 때 성균관대가 2위로 올라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2016년만 하더라도 성균관대와 연세대 2차시험 합격자는 98명과 76명으로 22명이나 차이가 났지만, 이후 양상을 보면 성균관대의 ‘추격세’가 매섭다. 2017년에는 동일한 78명의 합격자를 냈고, 작년에도 88명과 84명으로 두 대학의 차이는 4명에 불과했다. 

1차에서 4위를 기록한 중앙대는 2차에서도 같은 순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차 합격자 수에서 경쟁대학들에 비해 한발 앞서 있기 때문이다. 1차 합격자가 경쟁대학에 비해 적던 시절에도 최종에서는 엇비슷한 합격자를 내는 등 2차에 비교적 강점을 보여 왔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외 대학들의 순위는 2차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서강대는 최근 경향을 볼 때 누가 더 많은 합격자를 내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이외 대학들은 대체로 1차 합격자 순위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언제든 ‘이변’은 발생할 수 있다. 서울대 1차 합격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점도 순위 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10위 싸움’이다. 올해 1차에서 10위를 차지한 이화여대가 지난해 2차에서는 숭실대에 밀려 11위로 밀려났었기 때문이다. 2018년 1차에서도 동국대·숭실대가 각 54명의 합격자를 냈지만, 이대는 이보다 적은 41명의 합격자를 내는 데 그친 바 있다. 일단은 올해 1차에서 이들 대학에 비해 더 많은 합격자를 낸 이화여대가 우세한 것은 맞다. 다만, 최근 이화여대의 CPA 실적이 다소 ‘하향세’임을 감안한다면, 톱10의 마지막 자리를 어느 대학이 차지할지는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

이번 대학별 CPA 1차 합격자 현황은 본지가 자체 취합한 자료다. 대학가와 고시반, 회계법인 등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교차 검증해 한 데 모았다. 일부 대학들의 1차 현황이 다소 불분명해 전체 현황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고려대에서 시작해 이화여대에서 10위가 끊긴다는 점을 비롯해 10위 내 대학들의 1차 합격 인원 등은 모두 정확하다. 

■CPA 2차시험 6월 27일~28일, 원서접수 내달 14일부터 26일 = 올해 CPA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가까스로 피했다. 2월 23일 CPA 1차가 치러진 직후부터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시험들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CPA와 같은 전문직 자격시험은 물론이고, 공무원 시험과 공인어학시험 등도 모두 제 날짜에 치러지지 못했다. 요행히도 코로나19를 피해 치러지게 됐던 것이다.

어렵사리 치러진 CPA 1차 결과가 발표된 것은 지난달 27일의 일이다. 결과를 발표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PA 1차에 도전장을 낸 인원은 모두 1만874명이다. 이 중 9054명이 실제 시험에 응시해 83.3%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전체 1차 합격자는 2201명이었다. 응시생 대비 경쟁률은 4.1대 1을 기록했다. 한 해 전과 비교하면 응시자가 542명 늘어났지만, 합격자가 193명 확대된 탓에 경쟁률은 다소 낮아졌다. 

최고득점은 서울대 재학생인 신희원(24)씨가 기록했다. 신씨는 총 514점을 얻어 평균 93.5점의 성적으로 CPA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최저 합격점수인 383.5점(평균 69.7점)과 비교하면 총점 기준 130.5점이나 차이가 났다. 

최연소 합격자는 중앙대 재학생인 최아연(21)씨였고, 최연장 합격자는 서울시립대 졸업생인 박진효(47)씨였다. 전체 합격자의 절반이 넘는 55.6%는 20대 후반이었다. 이어 20대 전반 33.1%, 30대 전반 9.4%, 30대 후반 1.6% 순이었다. 40세 이상 합격자는 최연장 합격자인 박씨를 포함해 7명 나왔다. 성별 합격자는 남성이 69.9%로 여성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합격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생이거나 대학생이었었다. 대학에 재학 중인 인원들이 64.5%였으며, 대학 졸업자는 25% 비중을 차지했다. CPA 1차 합격자 10명 중 9명이 대학 문턱을 밟은 인원들로 채워진 것이다.

대학 내 전공 중에서도 상경계열(경상계열) 인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77.8%의 합격자가 경상계열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학 △경제원론 △상법 △세법개론 △회계학 등 시험 과목 구조상 상경계열 출신들이 자연스레 강점을 갖는 시험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1차 합격자들은 6월27일과 28일 양일간 실시되는 2차를 거쳐 CPA 최종합격에 도전한다. 응시원서 접수기간은 내달 14일부터 26일까지며, 최종 합격자는 8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올해 2차에서 최소 1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올해 1차 합격자와 유예생을 포함한 2차 예상 응시인원은 총 351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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