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스 칼럼] 설상가상,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직면한 전문대학
[아너스 칼럼] 설상가상,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직면한 전문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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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송 인덕대학교 총장
윤여송 인덕대학교 총장
윤여송 인덕대학교 총장

교육부의 세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전례가 없는 전염병으로 우리 사회가 멈춰 섰다. 전문대학 현장은 이런 혼란 속에서 교육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주요보직자 협의회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학생들의 학습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는 필요한 지침과 재정지원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는 1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대학 추가 조치사항 안내’를 통해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코로나19 예방교육, 방역, 학생 격리(관리) 등에 필요한 인건비와 물품구입 비용 일체 집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그리고 3월 17일에는 추가경정예산으로 대학 온라인 강의 지원을 위해 18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 노력으로 대학들은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졸업식과 입학식을 취소하고, 개학을 3월 중순 이후로 미루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전문대학들은 비대면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전문대학들은 그간 교수학습센터를 설치하고 동영상 강의 촬영시설을 구축하는 등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발맞춰 원격교육환경을 구축해 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든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위한 준비는 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우선 교수 개별 촬영을 위한 장비가 부족하다. 대학에 촬영시설이 있더라도 모든 강의를 촬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교수 개별적으로 카메라와 마이크를 구매, 촬영하고 있다. 그리고 개별촬영 기기가 있더라도 강의 동영상 촬영 경험이 없는 경우 장비 활용방법을 숙지하고 촬영영상물 편집, 탑재 방법 등이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강사의 경우 강의 동영상 촬영에 대한 부담으로 강의 시작을 며칠 앞두고 그만두는 일도 있다. 이로 인해 대학은 새로운 강사를 구하기 위해 공고를 내고, 심사하고, 임용해 수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강의 동영상 제작 경험이 없는 교수들이 단기간에 촬영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촬영·편집하다 보니 강의 동영상의 질이 담보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등록금을 일부 반환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동영상 강의 촬영과 송출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는 등 예정에 없던 비용이 많이 발생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촬영한 영상을 탑재하고 송출할 시설을 갖추고 있거나, 외부 업체와 계약이 돼 있는 대학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여건이 안 되는 대학들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나 학생의 수강 여부 확인이 어렵다. 또한 수업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접속, 수업과 상관없는 질문을 하고 글을 쓰는 등의 일이 발생하면서 수업의 집중도가 떨어지며 수업의 질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대학은 실시간 온라인 소통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구매·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 익숙하지 않아 적응에 다소 시간이 걸려, 별도의 활용 매뉴얼 또는 영상을 제작·배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은 하루하루 실수와 수정, 임기응변과 자구노력으로 현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많은 전문대학이 실습과목을 학기 후반으로 미뤄두고 있는데, 실습과목을 온라인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실습과 관련된 학생 개별 프로그램을 구매, 제공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교실 수업을 할 경우 방역활동과 분반 실습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수업이 연장되면서 학교와 학생 모두 혼란을 겪고 있으며, 여건이 열악한 전문대학들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10년 넘게 등록금 동결로 사실상 재정적 한계에 도달한 전문대학,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전문대학의 경우 이번 코로나 사태를 얼마나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전문대학은 일반대학에 비해 규모가 적어 이러한 돌발적인 사태를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혁신지원사업비를 받지 못한 전문대학들은 그 어려움이 더 클 것이다. 그리고 그 어려움은 고스란히 학습자들의 학습권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정부 기관들이 사회 안정화를 위해 여러 가지 사안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대표적인 정책사업으로 조건 없이 전 국민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풀어 긴급히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 역시 대학교육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혁신지원사업비 일부를 코로나 사태 대응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 전문대학은 상황이 다르다. 국가 재난상황에서 받는 지원금은 소속대학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보상을 균등하게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혁신지원사업 등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전문대학 재학생은 자동적으로 소외돼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은 3908억원으로 1000억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아직 사업평가와 신규 선정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증액된 예산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이 예산을 교육부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선택된 전문대학들에 그대로 증액해줄 것이 아니라 재정지원사업에서 소외된 전문대학들에 대한 지원 자금으로 활용한다면,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빠듯한 재원에 간신히 수립한 예산안으로 숨만 쉬고 있는 전문대학들에 예상치 못한 가상강좌 개발과 운영으로 투입되는 비용 부담으로 교육의 심각한 부실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1개 대학당 10억원 정도만 지원해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증액된 1000억원의 예산 가운데 절반만이라도 이들 대학에 지원되길 바란다.

위기상황은 늘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된다. 가지지 못한 자는 이러한 위기에 가장 먼저 피해를 보고, 그 피해에서 회복되는 데에도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고자 정부는 저소득 가계,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특별지원금과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취약층, 취약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애쓰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일정한 금액으로 동등하게 혜택을 주는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 지급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재정지원 정책도 정부의 기능이 충실히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해 세세한 점검이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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