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전염병은 금융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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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조 농협은행 펀드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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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명명된 전염병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중국이 최대 감염국이었다가 다음에는 유럽의 이탈리아와 중동의 이란이 떠올랐고 최근에는 미국이 부상하고 있다.

전염병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코로나19 이전에 영향력이 컸던 전염병의 사례를 찾아보면 2003년 사스(SARS)와 2009년 신종플루 그리고 2015년 메르스(MERS) 등을 들 수 있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주식시장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채권시장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염병이 발병하면 사람들이 이동을 삼가고, 경제활동도 위축되기 때문에 당연히 경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인 주식은 부정적 영향을 받았고, 안전자산인 채권은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그러면 개별 사례별로 금융시장의 반응을 살펴보자. 우선 2003년 상반기 사스(SARS) 확산기에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10% 내외의 조정을 보였고,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화로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02년 11월 중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2003년 상반기까지 빠르게 퍼졌고, 당시 중국과 홍콩은 물론 미국과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음으로 2009년 신종플루 확산기에는 특이하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주가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때는 타미플루(Tamiflu)라는 확실한 치료제가 존재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타미플루는 미국 길리어드社가 1996년에 독감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이미 개발해 놓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용이 수월했고 신종플루 극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음으로 메르스(MERS) 발병 시기에는 단기적으로 변동성 높은 양상을 보이다 점진적으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2015년 5월에 첫 확진자가 나왔는데 주식시장이 5% 수준의 조정을 보였다.

2000년 이후에 발생한 전염병들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길지 않았다.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됐고 이른바 ‘외부 충격’으로 인한 단기 조정에 그친 정도였다. 예를 들어 2015년 한국에서 메르스(MERS)가 발생했을 당시 확진자는 5월 18명, 6월 164명, 7월 3명에 그쳤고 이후로는 2018년에 1명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아직 치료제나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라 글로벌 확산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 1월부터 발생했던 확진자가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4월까지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염병의 글로벌 확산으로 전 세계 주요 주식시장은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미국 S&P500지수가 고점대비 35% 이상 하락했고, 한국 KOSPI도 고점대비 37% 이상 급락을 했으니 시장이 가졌던 두려움이 매우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은 외출금지, 이동제한과 같은 정책을 시행했고 이로 인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극대화됐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주간으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의 숫자를 발표하는데 3월 마지막 주의 실업수당청구건수는 665만 건으로 금융위기 직후 최고치 66만 건의 10배까지 증가할 정도였다.

다행히 각국 중앙은행들과 행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교훈을 기억하고 그때 실행했던 정책들을 업데이트해서 실행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기준금리의 빠른 인하는 물론이고 기업들이 유동성이 부족해서 가장 안전한 국채마저 내다팔자 금융시장에서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하기 시작했고, 대출을 원하는 기업들에게는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환매조건부채권(RP)제도를 시행했다. 또한 가계의 소득이 크게 줄어들자 직접 가계에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경제위기로 어려워진 산업과 기업을 지원하는 대책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현재 상황을 만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코로나19이기 때문에 결국 앞으로 금융시장의 향방도 코로나19에 달려있다고 판단된다. 3월 하순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된 원인의 하나가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었지만 동시에 글로벌 확진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왜냐하면 과거 전염병 확산 시 주식시장의 저점은 글로벌 확진자 수 고점과 거의 유사한 시기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방역에 성공해 한국이나 중국의 사례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미국의 확진자 수 고점은 4월 중순에 확인될 전망이다. 이 경우 타격을 받았던 경제는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코로나19가 1918년 스페인독감과 같은 형태로 진행된다면 글로벌 경제는 L자형 형태의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그토록 지대한 관심을 쏟는 이유다. 만약 치료제가 올 여름 이전에 개발되고 내년에 백신까지 개발된다면 금융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것은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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