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김포대 교수가 전국교수노동조합 김포대학교 지회장으로 선출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형진 김포대 교수가 전국교수노동조합 김포대학교 지회장으로 선출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김형진 김포대학교 CIT융합학부 교수가 지난 17일 전국교수노동조합 김포대 지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지회장에 선출됐다.

김형진 교수노조 김포대 지회장
김형진 교수노조 김포대 지회장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형진 지회장은 “‘입학자원 감소’와 ‘등록금 대비 인건비 과다 지출’을 명분으로 김포대는 두 개 학과에 대한 폐과 결정을 일주일만에 졸속으로 결정했다”며 “이 과정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 구성원과의 의견 수렴 과정은 전무했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교육부 지침, 학칙도 무시한 채 대학은 절차상으로 문제가 명백한 학과 폐과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김포대의 일방적인 폐과 조치에 맞서 모든 구성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상급단체, 사회단체 등과 연대해 투쟁해 교원의 교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켜낼 것이라는 김 지회장. ‘연대와 대학 혁신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수노조 김포대 지회의 발돋움이 사학 교육 정상화의 불씨가 될 수 있을지 들여다본다.

- 교수노조 김포대 지회장에 선출됐다. 앞으로 어떤 역할에 집중할 계획인지.
“교육부의 여러 평가가 계속되면서 많은 대학들이 각자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대학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사립대학의 경우 구성원과의 소통 등 민주적 절차가 무시된 대학 정책이 강행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사학의 부정‧비리 척결에 앞장서고, 행정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불합리한 업적평가 등 교수들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교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불합리에 맞서 교권을 확보하는 것에도 중점을 두고 활동을 할 계획이다.”

- 김포대 지회 창립을 촉발하게 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김포대가 올해 들어서 두 개 학과에 대한 폐과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구성원에 대한 동의가 없는 일방적인 통보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포대 지회 창립의 촉발이라면 이 부분이 가장 컸다. 김포대 지회가 창립하기 전인 지난해 2학기부터 김포대 대학평의원회 교수들을 중심으로 교수노조에 많은 교수님들이 가입을 했다는 점도 배경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18년 헌법재판소에서 대학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는 ‘교원노조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고, 올해 3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도록 명령한 것 역시 교수노조 지회를 출범할 수 있게 했다.”

- 창립 준비과정은 어땠나.
“지난해 교수노조 본부에서 직접 김포대를 찾아 두 차례 설명회를 진행했다. 경기‧인천지부에서도 직접적인 많은 도움을 줬다. 김포대 대학평의원회에 속한 교수들을 중심으로 교수노조 지회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올해 들어 노조 조합원에게 운영규정 등 기준을 설명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 과정도 거쳤다. 창립일(17일)로부터 2주 전인 지난 3일 한 차례 더 모여, 큰 틀에서 김포대 지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를 마쳤다.”

- 김포대 지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학과폐지’ ‘교직원 퇴직’을 언급했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구성원 소통이 없는 ‘비민주적’ ‘파행적’ 행정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특히 교권을 탄압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과폐지’와 ‘교직원 퇴직’은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포대 ‘학과폐지’의 경우, 올해 들어서 학령인구 감소로 김포대 두 개 학과가 입학자원 감소를 경험했다. 하지만 대학은 학칙의 ‘폐과 기준’을 무시한 채 학과 폐지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 구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강행하고 있는데, 구성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폐과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해당 학과의 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학과가 모집정지가 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듣고 있고, 공지도 된 적이 없기 때문에 향후 학생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휴학 상태로 나중에 복학을 할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도 당연히 예상된다. 교수들에 대해서는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한 상태다. 하지만 이 역시 절차를 무시하고, 기준에도 맞지 않게 진행하고 있다. 대학법인 이사회는 두 개 학과에 호봉제 교수가 많은데 등록금 수입 대비 인건비 지출이 많다는 이유로 이를 강행하고 있다. 절차상으로 심각한 문제다.”

-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지.
“폐과 대상인 해당 학과의 교수님들의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한다. 김포대 지회 조합원을 중심으로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불합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 직원노조와도 서로 조율하면서 협의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연대할 계획이다. 또한 노조의 규모 역시 더 늘려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보도를 통해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교수님들의 가입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에는 두 개 학과만 해당하지만, 내년도 입시에는 더 많은 학과도 똑같은 일에 처할 수 있다. 공동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많은 분들이 노조에 가입할 것으로 생각한다.”

- 경인지역의 모범 지회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소통과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이에 대한 계획은.
“교수노조는 어찌됐든 약자들의 모임이다. 하지만 약자라도 뭉치면 강해진다. 김포대 지회의 조합원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경인지역 사학들의 노조 간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단결해서 힘을 실어야 한다. 당연히 얻어야 할 권리를 투쟁해 얻으려면 단결과 연대만이 답이다. 다음주 부천 지역 유한대에서도 노조 지회가 설립된다. 정보를 공유하고 연대하면서 공통의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일반대에 비해 전문대는 상대적으로 교수노조가 활발하진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김포대 지회 설립은 전국 전문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전문대에 교수노조가 많지 않은 것,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태동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일반대는 규모가 큰 고등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이른 시기부터 노조 활동이 활발했다. 전문대는 이제 발돋움하는 단계다. 물론 지방 전문대를 중심으로 노조 활동이 이어져 오긴 했지만, 수도권 전문대는 이전까지는 힘든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타나지 않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수도권 대학 역시 ‘폐과’나 ‘교원 임금 삭감’ 등이 일방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김포대 지회 설립이 촉발이 돼, 점점 더 많은 노조 지회 설립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덧붙여 전할 말이 있다면.
“조합원이 많다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뒤에 숨지 않고,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같은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학생들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에게 청천벽력이 될 학과 폐과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잘못한 게 아무 것도 없다. 교수들이 학생 지도를 소홀히 한 것도 아니다. 3월 30일 ‘폐과’가 논의가 되고, 4월 3일 이사회가 모집정지를 결정하는 데 일주일 채 안 걸렸다.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해도 이사회는 문제 없다는 답만 내놓고 있다. 구성원 의견 수렴도 없었다. 모집정지 결정 소식도 학부장으로부터 구두로 들었다. 교육부 지침을 보면 학생, 교원 등 구성원과의 소통,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과정 없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교권 위협이 자행되고 있다. 대학 운영의 투명성과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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