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사이버대 최초 외부 영입 인사·행정 경험多
학교의 볼륨 늘리기보다 양질의 교육에 집중
포스트 코로나, 블렌디드 학습 부상 전망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 (사진= 한명섭 기자)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유례없는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대학들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원격수업이 미래 교육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이버대의 역할도 막중하게 여겨진다. 취임 1년도 지나지 않아 이 무거운 임무를 받아 든 주인공이 있다.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이다.

실사구시. 대화하는 내내 실용의 가치를 강조한 한 사람. 작지만 강한 사이버대를 만들기 위한 변 총장의 목표는 명확했다.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 했다. 고등교육의 위기 속에서 그는 경희사이버대 최초 외부영입 인사로, 행정가의 면모를 발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코로나19로 한적한 캠퍼스에서 그를 만났다.

- 총장 취임 후 약 8개월이 흘렀다. 취임 이후 경희사이버대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경희사이버대는 ‘정신적으로 아름답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며, 인간적으로 값있고 보람 있는 삶’을 이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세계를 선도하는 미래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학의 공적 책무수행을 위한 핵심 가치가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및 탁월성에 있다고 할 때 대학의 학술적 우수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의와 연구, 학술활동, 사회공헌 활동 등에 대한 자가 점검과 평가를 통해 특히, 교육의 탁월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마련 중이다. 우리 대학교는 교육중심 대학이기 때문이다. 교육과 학술 활동으로 요약되는 대학의 핵심 가치 강화를 위해 행정·재정의 선진화도 추구하고 있다.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직원 연수와 워크숍을 통해 행정의 역동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려 한다. 이를 위해 교직원들이 자기계발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대학의 본질과 미래를 향한 꿈을 추구할 것이다.”

- 취임 당시 내걸었던 목표와 방향에 부합되고 있나.
“교육·연구의 성취와 학생의 성장이라는 대학의 교육적 핵심 가치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 새로운 미래 고등교육 체계 구축, 대학의 사회 공적가치 실현이라는 목표를 함께 수행하는 도전을 진행 중이다. 시대적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온라인 고등교육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구성원과 함께 미래 가치를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 지속가능한 시설 및 교육환경 구축, 우수 인력 확보 및 전문역량 강화, 신규 교육 수요 창출 및 비용구조 개선 등에 체계적인 관리와 투자를 하고 있다.”

- 경희사이버대는 경희학원 법인의 대학으로서 어떤 교육을 추구하고 있나.
“처음에 경희사이버대를 맡을 때 후마니타스 칼리지, NGO 사회혁신학과, 미래 시민리더십·거버넌스전공 같은 경희만의 인성교육, 시민교육에 공감했다. 경희사이버대는 여기에 실용교육을 토대로 한 교육 중심 대학을 꿈꾸고 있다. 이곳에 와서 그런 방향으로 교육을 바꾸자고 먼저 제안했다. 연구는 기본 책무이고 보다 교육에 몰두하는 것이다. 특히 강의의 질을 높이는데 학교의 에너지를 쏟고자 한다. 교수들도 강의를 잘하고, 새로운 학문을 가르치려는 열정 있는 교수를 뽑았다.”

- 대학들은 앞 다퉈 특성화를 내세우고 있다. 경희사이버대의 특성화 분야는 무엇인가.
“경희사이버대는 ‘문화세계창조를 위한 유능한 지도자 양성’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 전문성과 인성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경희사이버대는 전인교육, 정서교육, 과학교육, 민주교육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문화세계창조를 위한 유능한 지도자 양성’을 위한 노력이 다른 사이버대와의 가장 차별화된 우월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양질의 연구 교육, 실천을 위한 다양한 교육방법을 연구 중이다. 초연결사회, 글로벌시대에서 경희사이버대는 교육과정의 국제화, 국제학생유치, 실용교육강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학부와 학과별 특성화사업을 진행해 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 제공은 물론 실용화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인간과 세계의 이해, 세계 시민사회와의 조우,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하는 실질적 지식인’을 표방하도록 이끌고 있다.”

- 모집 인원, 홍보 등 여러 면에서 다른 사이버대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이 사회적 평가로 이어지곤 한다.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크기보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다. 학교에 와서 학생들의 미래에 도움을 주는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면 그게 가장 중요한 홍보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 학생들이 졸업해 사회로 나가서 훌륭한 시민으로 역할을 하면 자연스레 홍보가 되고, 좋은 학생들이 또 올 것이다.”

- 대학의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우선에 둔다는 것인가.
“현재 전체 학생이 1만명 정도다. 1만2000명까지를 적정 인원으로 보고 있다. 대신 재정적 여유를 교육에 투입해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생 수가 아닌 질적 성장을 하는 학교로 틀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강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학생들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제도를 많이 만들어서 학생들 스스로 ‘괜찮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고 졸업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예전에도 대학에서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아왔다. 사이버대를 경험해보니 어떤가.
“외부인으로서 사이버대에 대한 편견이나 사심이 오히려 없다. (내부에) 오래 있던 사람은 나름의 경험이 있지만 다른 단점으로 옭아매는 것들이 있지 않나. 그래서 주변 구성원들에게 하는 일을 밀어주면 뭔가 만들어보겠다고,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당부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지금 사이버대가 어려운 시기에 있다고 말한다. 바꾸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얘기를 모두 하고 있다. 올해 내로 해결이 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을 가지고 내년부터 전기를 만들어보려 한다.”

- 일각에서는 총장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밀어붙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성원들이 도와주길 기대하고, 또 많은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알다시피 변화는 당장은 싫지 않나.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이 된다. 조금 아프더라도 지금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직장이 활기가 넘쳐야 하는데 처져 있고, 위축돼 있으면 안 된다. 경희사이버대가 밝고 따뜻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경희사이버대 전체 구성원이 300명 이내다. 우리가 일치단결해서 나름의 다양성도 존중하며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조금만 힘을 모으면 가능하다. 꿈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알차고 품격도 지닌 대학이라 자부한다.”

- 코로나19 이슈로 원격수업 논란이 뜨겁다. 경희사이버대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배운 것이 많을 것 같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향후 원격수업, 온·오프 융합 수업이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오프라인 수업과 혼합하는 블렌디드(Blended Learning) 학습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수업 내용을 온라인으로 예습, 이후 오프라인 수업에서 토론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습이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에 우리 대학은 비학위과정 클라우드 방식 플랫폼을 도입해 언제든지 온라인교육을 필요로 하는 국내·외 기관과 연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교육 수요 기관의 니즈 충족, 학습자의 이용 편의성 제고 등을 목표로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했다.”

- 원격수업에 대한 본질적인 회의론과 미래 대학의 대안이라는 양 시각이 팽팽하다. 이에 대한 총장의 생각은 어떠한가.
“후자에 가깝다. 멀지않은 시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교육경계가 무너지면서 온라인 교육과 사이버대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 사이버대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원격수업을 통해 상호작용, 쌍방향 원격수업도 진행할 수 있어 학생들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 없이 질 높은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해외 유수 대학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국경과 지역의 경계를 벗어나 평생교육과 재교육, 직업교육을 진행하며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 일반대학은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전 강의 원격수업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경희사이버대도 코로나19로 인한 변화가 있었나.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 대학은 물론, 초·중·고등학교 수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경희사이버대는 기존에도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통해 정교한 제작과 검수로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 특히 경희사이버대는 국내 최대 규모인 KHCU 글로벌 스튜디오에서 자체 제작을 하고 있어 양질의 온라인 교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의 학업의 어려움에 도움이 되고자 출석 기간 연장, 성적평가에 대한 대안(상대평가 비중 조정, 절대평가 실시 등)과 함께 실험·실습·실기 강좌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학과(전공) 대상으로 온라인 특강을 진행해 재학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 오프라인 대학은 온라인 강좌 20% 제한이 있다. 정부가 대학의 교육 시스템에 관여할 필요가 있을까.
“사이버대는 20% 이내에서 출석 수업을 할 수 있다. 과거에 관료들에게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다. 가장 폐쇄적인 집단이 교육계라는 것이다. 하다못해 WTO도 다 개방돼 있는데 교육만 개방이 안 돼 있다. 겨우 송도와 제주 등 몇 곳만 빼고는 해외 대학이 들어오지 못한다.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이지도 않다. 서울대 등도 외국과 손잡고 또 경쟁도 해야 하는데 대학들이 모두 우물 안에서만 우쭐해 하고 있지 않는가.”

- 3차 대학평가가 예고돼 있다. 경희사이버대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평가는 그간 우리가 추구해온 경희의 교육 철학을 어떻게 잘 구현했는지를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표면적이고 단기적으로 준비해서 보이는 것이 아닌 대학의 교육이념에 충실하게 교육을 했는지, 대내외적으로 어떻게 사회에 공헌해 왔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 받는 것이다. 다만 평가는 긴 안목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년 일정한 평가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5년 단위로 해서 소신 있는 행정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 총장이 생각하는 교육은 무엇인가.
“교육은 상업적이지 않아야 한다. 너무 요란하게 광고를 한다든지 하는 사례들이 대학홍보의 경우에도 보여 안타깝다. 명색이 교육기관인데 교육으로 승부해야지 광고로 승부하면 되겠나.”

- 올해 경희사이버대의 목표가 있다면.
“현재 우리는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과학기술의 발전, 지식체계의 빠른 변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이 목표다. 목표에 맞춰 온라인 강의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학과에서 진행하는 특성화 프로그램을 비롯해 스터디 모임, 특강 등 재학생과 교수진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 체육대회, 해외탐방, 어학연수, 취·창업 특강 등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이버대에서 채워지지 못한 구성원 간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앞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미래대학’이 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발굴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교육 혁신도 진행할 예정이다.”

- 한국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사이버대의 발전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한다.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제도가 너무나 규제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정치권은 온라인 교육에 대해 옛날 생각만 하고 있다. 포괄적으로 안 된다는 것 말고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우리는 된다는 것 말고는 못하게 한다. 규제를 풀어야 미래 지향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추구할 수 있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과 변창구 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과 변창구 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과 석사학위를, 미국 털사대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서울대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임용돼 서울대 기초교육원장, 교무처장, 인문대학장, 교육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한국셰익스피어학회장을 역임했다. 2019년 8월 제7대 경희사이버대 총장에 선임됐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사진=한명섭 기자 / 정리=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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