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 지음 《질그릇과 옹기장이》

[한국대학신문 이다솜 기자]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 황건 의학전문대학원 성형외과 교수가 최근 만해에게 바치는 시집 《질그릇과 옹기장이》를 펴냈다.

황건 교수의 시는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슬픔과 떠난 이를 향한 그리움이 흐른다. 부모가, 연인이 떠난 자리에 홀로 남은 ‘나’는 슬프지만 큰 소리로 울부짖지 않는다. 대신 그 눈물을 가슴에 꾹꾹 눌러 담는다.

시 한 편, 한 편 세상을 바라보는 선한 시선을 마주한다. 때론 의사로 살아가며 마주하는 삶의 고단함을 풀어놓기도 하고 이렇게 벚꽃이 흩날리는 날이면 봉오리를 터뜨리는 꽃나무를 바라보며 ‘당신’을 그리기도 한다. 영어로 번역해 출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의대생들에게 ‘의학과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황 교수가 쓴 시는 어느 구절도 과하지 않고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언어로 가득하다.

시집 표지는 이남례 화백이 쓴 묵서 ‘질그릇과 옹기장이’로 꾸몄다. 이 화백은 인천 서예협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인하대 문화교육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의료전문화가 허혜원 화백은 시 편마다 글에 담긴 이미지를 그려 넣어 온기를 더했다.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이번 시들은 치열하면서도 아득하고, 현재진행형이면서도 반성적이고, 상반된 것을 어떻게든 하나로 끌어안으려는 치열한 반성이 시편들을 이끌고 있다”고 평했다.

황 교수는 지난 2005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했다. ‘스스로의 존재와 삶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우러나와 우리네 심란한 마음을 청정하게 한다’는 평이다. 연구하는 성형외과 의사이자 해부학자로 유명한 그는 2018년 과학기술훈장 진보장을 받기도 했다. 현재 경기일보와 불교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황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그 마음이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 뜨거운 쇳물을 식기 전에 거푸집에 붓듯이 종이에 적었다”며 “이 시집과 만난 당신이 훗날 나를 기억한다면 이 시들 덕택일 것이다”고 말했다. (재남/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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