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세이] "가고자 하는 곳까지 원하는 길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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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어떤 고등학교와 어떤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이 좋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을 담당하는 교사와 부모들에게 큰 고민거리다. 필자가 참석했던 한 연수에서 그런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여러 대학과 교육청, 학원 관계자와 프리랜서 및 현직 교사까지 참여했다. 연수 주제는 ‘학생들의 진로 설계와 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연수가 거의 끝날 무렵에 A군의 진로를 두고 토론이 벌어졌다.

A군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무엇인가를 만들기 좋아했다. 하지만 교실이나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기보다는 밖에 나가서 실물과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뭔가 하는 것을 좋아했다. A군은 아버지와 많은 상담을 통해 군인이 되기로 했고, 탐색 결과 특수 병과의 군 부사관으로 임용되는 전문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그러기 위해서 특성화고등학교(공고)에 진학하고자 했다.

그런데 아들 A군을 보는 부모는 맘이 편치 않았다. 부모의 경험으로, 공부하려면 일반고로 진학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가능하면 일반고로 가라고 종용했다. 그러나 A군의 결심은 단호했고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아들을 그렇게 못 키우셨어요? 고등학교에 가면 공부도 안 하고 친구와 놀기만 하는 아이로요.”

부모는 A군의 말에 감동을 받기도 했고, 단호한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A군은 공고로 진학했고 자신이 원하는 꿈을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다. 그래서 원하는 전문대학의 학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그런데 2월 중에 서울 근교의 명문 사립대에 추가 합격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합격한 것이다. 그 대학은 아주 유명해서 동문도 많고 취업도 아주 잘됐다. 가족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부모는 4년제 사립대로 진학할 것을 권했다. 4년제 대학이 전문대학다 더 큰 배움이 있을 것이고, 기회도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A군은 아주 단호하게 전문대학으로 진학하겠다고 하면서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것을 위해 몇 년간 고생하고 준비했는데, 왜 제 꿈을 몰라 주십니까?” 결국, A군은 자신이 원하는 전문대학의 군사학과에 장학생으로 진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A군의 사례에 대해 참가자 사이에서 엇갈린 의견들이 나왔다. 대학에 근무하다 퇴직을 하신 분은, 자신이 부모라면 전문대학이 아니라 4년제 대학으로 가도록 했을 것이라 했다. 이유는 A군이 전문대학에 가는 것보다 4년제 대학에 가는 것이 더 큰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군이 원하는 전공은 4년제 대학을 나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었고, 부사관보다 장교로 가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에 입각한 의견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사회적 통념과 개인의 진로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재 청소년과 부모의 고민은 어떤 대학에 보낼 것인가와 대학 졸업 후에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A군이 현장에 빨리 나선 것은 잘했다는 것이다. A군은 장학생으로 진학했으므로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고, 원하는 직업을 가졌기에 성취감으로 행복하고, 경제적 자립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 복무 도중 다른 꿈을 갖고 도전을 준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4년제 대학에 간다면 현재는 좋을지라도, 원하는 특수 병과의 부사관 임용이나 장교 임용도 보장받지 못할 뿐 아니라 다른 길로 어렵게 가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누구의 의견이 맞는지 알 수 없다.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나아가는 진로는 왕도가 없고, 정해진 길도 없다. 반드시 4년제가 좋다고만 할 수 없고, 4년제를 꼭 가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산에 오를 때도 반드시 정상에 가야만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정상에 간다고 모두 행복한 것이 아니고, 중간까지 간다고 못난 것도 아니다.

사회적 통념이 옳을 것 같지만, 개인의 진로와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인생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까지 원하는 길로 가면 된다. 그리고 거기서 더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면 된다. 그것이 인생이고 삶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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