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논단]Zoomer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수업 문화
[수요논단]Zoomer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수업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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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한국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 회장
(인천재능대학교 교육혁신센터장)
김수연 한국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장
김수연 한국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장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을 듣는 일이 일상이 된 어느 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의 말이 귀에 꽂힌다. “거듭 말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는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는 최근 BC를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 AC를 ‘코로나 이후(After Corona)’로 부르며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AC 대격변기를 맞이하는 우리가 학교의 ‘교실’ 안에서 상상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지난 학기 강의평가 결과를 받아 들고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해왔던 토론수업의 방식을 더 개선해서 적극적인 참여학습을 강화했던 강의의 평가 결과가 오히려 더 나빠졌기 때문이었다. 교실 수업에서 교수 혼자 떠드는 수업이 아니라 함께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아 참여하는 수업에 대한 열정이 꺾이는 순간이다. 수업 당시 학생들이 새로운 형태의 토론수업에 분명 재미있어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상과 의자가 붙어있는 책걸상을 옮기며 투덜대던 모습, 그냥 좀 내버려두지 하는 귀찮아하던 표정, 학생들 스스로 마무리가 되지 않아 교수만 바라보며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급하게 결론을 맺고 토론을 끝내버리던 순간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등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다음 학기에는 토론 수업을 포기해야 하나?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간은 당연시된 것들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는 시간이 됐다. 교실에서 교수는 앞에서 가르치고 교수와 학생의 위계가 구조화되고 명시화돼 있으며, 이는 우리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의 뿌리 깊은 습성처럼 자리 잡고 있다. 학생중심 교육을 하고 싶었던 교수도 위계관계를 바꿀 수 없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공간을 리모델링해야 하는 문제까지 있다면 학생 중심 수업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패배의식에 젖어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수업 공간의 변화가 줄 수 있는 새로운 변화에 주목하라! 온라인 매체의 단순 리코딩·업로드 기능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토론 기능을 활용하는 경우 학생의 참여 학습을 이끌어 내고 교육혁신을 만드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공간에서 화면은 교수자와 학습자를 골고루 보여주고 모두가 서로를 볼 수 있다. 때문에 교수자와 학습자는 수평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공간과 시설의 한계를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 나 역시 다음 학기 토론 수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이번 학기 온라인 수업의 경험을 토대로 온라인 활용 토론 방식으로 교수자와 학습자 간 완화된 경계를 만드는 데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온라인 수업에서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학교라는 공간의 의미와 관계의 의미에 대한 재해석이 이뤄질 필요가 있는 포인트다.

코로나 위기로 미리 와 버린 미래의 교육! 교육의 방식을 디지털로 강제 전환하는 역사적 순간, 교육현장에 있는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하고 있는가? 기존의 수업방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해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를 외면하거나 거부한 Boomer가 코로나 위기로 인해 디지털 세상으로의 변화에 강제당하고 있다. Boomer 교수자들은 줌과 앱 등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하 온라인 수업)을 하고 Z세대와 소통한다. 혼란스럽고 힘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교육의 가치를 실현해 가고 있다. 교수자와 학습자가 함께 협심해서 교육의 공백을 메꾸고 온라인 교육의 진보를 이뤄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교육의 희망을 본다.

그러나 딜레마도 있다. 학생으로부터 이제 대면 교실수업을 온라인으로 모두 대체해도 될 것 같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위기를 느꼈다. 온라인 수업 방식은 잠시만 활용하는 것이라는 ‘혁신과 거리두기’ 잠재의식이 나에게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등교해서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학습자는 이 위기를 통해 우리 대학이 모두 사이버대학이 돼도 상관없다는 혁신적 사고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대학은 어떻게 차별화돼야 하는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우리는 굳이 학교에 갈 필요가 없었고, 많은 대면 만남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거리두기를 통해 우리는 교수자와 학습자, 동료 간 상호작용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더 강력하게 느끼게 됐다. 학생들 스스로 학교가 배우는 곳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전통적인 대학에서는 교실에서 대면방식으로 접근할 때 더 효율적인 토론, 팀프로젝트, 실험, 특히 실습 등 상호작용을 통해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업방식을 지원하는 교육체제에 더 집중함으로써 비교우위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대학교육체제에서 학습자들은 타인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방법과 팀워크를 이뤄 협력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이는 온라인 수업에서 상호작용이 활성화되고 효과적인 교수학습이 이뤄지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런 역할에 충실한 대학에서 교수자는 퍼실리테이터로서 학습자들 스스로 배우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고 수업하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멘토로서 역할을 함으로써 그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야 한다. 우리 대학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한다.

이 위기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카운터팩추얼 시뮬레이션(counterfactual simulation), 즉 상상력 실험을 할 필요도 없는 값비싼 현실이다. 불편한 부분은 여전히 있지만, 코로나 위기는 변화의 동기부여가 되고 혁신의 씨앗이 되고 있다. 또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서는 안 될 일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통합하는 교수학습 질 관리를 위한 대학의 체계적 지원과 학습자와 교수자가 함께 경험한 것을 성찰·평가, 새로운 교육의 자양분으로 삼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새로운 세상의 변화된 교육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다양한 형태의 경계를 희석하는 대학의 체제 혁신과 쌍방향 노력이 필요하다.

AC 교실에서는 Boomer와 Z세대의 위계질서에 갇힌 기존 수업에서 벗어나 Zoomer 세대로 협심한 교수자와 학습자가 함께 배우고 만들어가는 학생중심의 수업문화가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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