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전문대학 입시에서도 수능의 중요도는 상당하다. 전체 모집인원의 13.8%를 차지하는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수시모집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정시모집 일반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활용하는 지표가 다르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은 4년제 대학 정시모집과 달리 전문대학 정시모집에서는 백분위를 반영하는 경우가 더 많다. 경기과학기술대학교·경민대학교·경복대학교·경인여자대학교·계원예술대학교 등이 정시모집에서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은 많지 않다. 동서울대학교·명지전문대학·배화여자대학교·서울여자간호대학교·서정대학교·신구대학교·한양여자대학교 등이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표준점수로 성적을 산출한다. 동원대학교·서울예술대학교·웅지세무대학교 등은 등급을 활용해 환산점수를 낸다.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에 지원할 시에는 어떤 반영지표가 자신에게 유리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 특히, 현 수능은 점수산출방법으로 인해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1대 1로 대응되지 않는 구조다. 여러 표준 점수가 한 백분위에 물리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원점수와 표준점수도 정확히 대응되지 않는 구조이다 보니 일부 표준점수가 나오지 않는 ‘표점 증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국어·수학 등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지만, 탐구영역들 중에서는 상위 등급을 받은 동점자가 대량 발생하면서 등급 하나가 사라지는 ‘등급 브레이크’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수능에서는 여러 현상들이 발생하기에 반영지표에 따른 유불리 현상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반영영역을 살폈다면, 반영영역 수에 대해 살필 순서다. 수험생들은 수능에서 최대 6개 영역에 응시할 수 있다. 국어와 수학, 영어, 탐구영역에 더해 한국사와 제2외국어/한문까지 모두 망라한 숫자다. 하지만, 이 6개 영역에 모두 응시할 것을 요구하는 전문대학은 없다. 가장 많은 영역을 반영하는 한양여자대학교도 국어·수학·영어·한국사·탐구 등 5개 영역에 응시하면 지원 가능하다. 반면, 웅지세무대학교는 영어영역만 반영해 선발을 진행하는 등 전문대학별로 반영영역 수는 큰 차이를 보인다. 

숫자가 같더라도 반영하는 영역은 다를 수 있다. 예컨대 동서울대학교와 수원과학대학교 간호, 삼육보건대학교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4개 영역을 반영하지만, 과목이 다르다. 국어·수학·영어를 반영하는 점은 동일하지만, 동서울대학교는 한국사, 수원과학대학교는 사탐·과탐 중 1개 영역을 반영한다. 삼육보건대학교는 국어·수학·영어·한국사·탐구의 5개 영역 가운데 4개 영역을 반영하는 방식을 쓴다. 이처럼 대학마다 정시모집에서 반영하는 영역 수가 다르고, 지정하는 과목도 다르므로 전형방법을 잘 살펴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반영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은 대부분 간호학과 등 보건계열 학과들에 설정돼 있다. 극히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4년제 교육과정이 마련돼 있어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간호학과의 특성 때문이다. 워낙 선호도가 높다 보니 수험생들의 학업역량을 추가 측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능최저를 둘 필요가 존재한다.

전문대학들이 둔 수능최저 중에서는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간호학과의 수능최저 기준이 높다. 국어·수학·영어 중 2개 영역과 탐구영역 2과목 평균등급의 합이 12이내일 것을 요구한다. 3개 영역에서 평균 4등급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삼육보건대학교 간호학과와 서일대학교 간호학과는 국어와 수학, 영어 가운데 2개 영역 등급합이 8이내일 것을 요구, 서울여자간호대학교와 비교하면 4등급 1개를 덜 받아도 되는 꼴이기에 상대적으로 수능최저 충족이 쉬운 편이다. 경민대학교 간호과는 국어·수학·영어·탐구 가운데 2개 영역 평균등급 4.5 이내로 사실상 등급합 9이내일 것을 요구해 앞선 대학들보다는 한층 기준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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