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W 스타랩 선정된 김영한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연구실

김영한 숭실대 교수가 클라우드 연구실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4차 산업혁명’을 떠올리면,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으로 인공지능(AI)이 제일 먼저 언급되던 시절을 지나,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5G 등의 다양한 키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시대가 됐다. 그중에서도 클라우드(Cloud) 서비스는 앞으로 올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기반이 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사회 전체가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규정되면서 언택트(Untact, 비대면) 전환이 급속도로 일어났다. 여기에 팬데믹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포스트 코로나’까지 거론되고 있어서 클라우드 사용량은 향후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숭실대학교 김영한 전자정보공학부 교수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보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이라는 말이 더 많이 언급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 스마트폰에서 구동하는 거의 모든 앱이 클라우드 기반 운영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며 쉬운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반의 플랫폼이 클라우드로 옮겨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IT시장 리서치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7% 성장한 29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한다. 심지어 지난 10년간 전 세계 클라우드 소비도 꾸준히 늘어 2019년을 기점으로 클라우드 관련 지출은 하드웨어 장비 및 관련 소프트웨어 지출을 넘어섰다.

김영한 교수 연구실은 이런 시대에 발맞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SW스타랩 지원사업 주제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클라우드 자동복구 기술 개발’을 제안해 선정됐다. SW스타랩 지원사업은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에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응용SW, 알고리즘 등 5대 SW 핵심 기술 분야의 기초 기술을 확보하고 석·박사급 SW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7개의 연구실이 선정됐으며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김 교수의 연구실이 유일하다. 김 교수는 “이로써 8년간 총 23억 원을 지원받으며 안정적인 연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클라우드 시스템은 DT의 인프라로 고장 시에도 빠른 복구가 기술의 관건이다. 김 교수의 연구는 AI 활용 클라우드 자동관리 및 장애복구 기술을 개발에 중점을 둬 원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원래 네트워크 통신망을 연구해온 학자다. 그런 그가 클라우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통신망 연구가 클라우드 인프라와 뗄 수 없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7년 전 국외 큰 행사에서 “세계적인 통신망 장비회사 CTO들이 연사로 나와 ‘CT(Communication Technology) 시대에서 IT(Information Technology)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고 말한 기조연설이 결정적 방향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라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향후 클라우드 인프라가 모든 기술의 기반이 될 것이기에 이용자 증가는 물론이고, 개발의 중요도 역시 높아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한국의 클라우드 개발은 아직 세계 시장을 못 따라가고 있다. 김 교수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이 선도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항하는 기업들은 오픈소스를 함께 개발·이용하는 형태로 클라우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마존은 AWS(아마존웹서비스)라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을 가지고 클라우드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AWS는 아마존 전체 이익 중 3분의 2를 책임질 정도로 공이 크다. 그만큼 AWS의 안정성이 클라우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말과 같다.

김영한 교수와 연구실 학생들
김영한 교수와 연구실 학생들

김 교수는 “한국은 KT, 네이버, 카카오, NHN 등 이른바 일반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며 국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대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다수가 오픈SW인 오픈스택, 쿠버네티스 등을 이용해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고, 현재는 한국형 클라우드 역시 오픈SW를 이용해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의 특성상 지출이 계속해서 조금씩 늘면서 누적되고, 안정성에서도 한 곳에만 데이터를 저장해두어서는 안 된다. 결국, 기업과 대학도 자체 구축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길이 정석이라고 볼 수 있다.

김 교수에게 세계 시장에서 현재 한국의 클라우드 체제 구축 역량을 묻자 김 교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실제 참여해서 코드를 개발하고 기여한 ‘개발자의 수’를 역량으로 볼 수 있다”며 그 기준에서 볼 때 한국은 1%도 안 될 거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연구원 직함을 주고 실제 국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코드를 개발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교육 방향을 추구한다. 

김 교수는 “클라우드와 관련한 대학 교육은 논문 중심보다는 국제 오픈소스 개발에 실제로 참여·기여하는 비중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이러한 경향이 모든 연구 분야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클라우드 분야에서만큼은 오픈코드 생태계를 떠나서 이론적인 연구만으로는 의미를 찾을 수 없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김 교수에게 특별히 클라우드를 연구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가질 소양이 특별히 있는지 묻자, 그는 “IT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평생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을 꼽았다.

김 교수는 대학교육에서도 클라우드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미래대학’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고도 첨언했다. 그는 “클라우드는 쓰는 만큼 돈을 내면 되지만 쓰다 보면 한도 끝도 없어져 대학 내 자체 인프라를 꾸미지 않으면 클라우드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며 ‘멀티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촉구했다.


김영한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는...
김영한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디지콤정보통신연구소 연구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에 재임 중이며, 한국통신학회 수석 부회장, 인터넷표준화 국내대응 포럼-IETF포럼 의장, 대학정보통신연구센타 협의회 회장 등을 맡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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