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있는 수학교육학자, 국내 수학 발전 발판 만들어

[한국대학신문 이다솜 기자] 수학 천재를 수학자로 키운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 수학과 송용진 교수가 화제다. 송 교수는 위상수학 분야의 권위자이자 20여 년간 학교 수학교육과 수학영재교육을 연구하고 봉사해 온 ‘수학교육학자’이다.

특히 송 교수는 우리나라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표팀 단장으로 유명하다. 그가 이끈 출전팀은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1등을 거머쥐었다. 대회 출전 20여 년 만에 달성한 쾌거였다. 전 세계적으로 수학 강국인 중국, 미국,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에는 공동 1등을 차지한 중국, 미국 팀과 1점 차로 아쉽게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이미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송 교수는 30년 간 풀리지 않던 유명한 Harer의 추측 문제를 해결한 연구 성과와 수학영재교육에 헌신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4월 ‘과학·정보통신의 날’에 정부포상 과학기술 훈장 혁신장을 받았다.

올해로 22년째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을 이끌어 오고 있는 그가 높이 평가받는 데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발굴한 수학 천재 대부분을 수학자로 길러냈다. 지금까지 그와 만난 학생 중 이미 수십 명이 수학자로 그의 뒤를 잇고 있다. 그가 지도해 온 올림피아드 출전 학생 대부분이 대학 진학 때 수학전공을 택하고 있다. 모두 우리나라 과학 발전을 이끌어 갈 소중한 인적 자원이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에 있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한 나라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지나치게 ’기술 개발‘에만 치중했고 아직 우리나라의 순수 기초과학의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결국 그래서 우주산업, 첨단 컴퓨터 기술 등에서 선진국을 따라 가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뛰어난 수학자를 찾아내 키워내는 일은 우리나라 미래 과학기술의 틀을 다지는 일과도 같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수학을 어떻게 해야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학은 누구에게나 어려우므로 어렵지만 재미있게 공부해야 한다’고 답한다고 한다.

수학은 원래 어렵다며 수학이 어려운 이유를 그는 두 가지 들었다. 첫째는 수학은 수 천 년간 그 지식을 쌓으며 발전해 온 유일한 학문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수학은 자연의 섭리를 탐구하고 설명하기 위해 발전해 왔는데 자연의 섭리 자체가 워낙 복잡하므로 그 언어인 수학은 당연히 난해하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어려운 수학을 모든 학생들을 고생시키며 배우게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웃으며 “그렇게 하지 않는 나라가 없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라며 “실은 교육은 배운 지식을 실용적으로 활용하게 하기 위해 하는 것만은 아니다”고 한다. 그것이 수학이 (학교 교육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요리학, 회계학, 건강학, 미용학 등보다 중시되는 이유라는 것이다.

송 교수는 대한수학회 부회장으로서 매년 전국대학생수학경시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그는 “이 경시대회는 수학전공분야와 비전공분야, 두 개의 분야에서 치러지고 있는데 문제들이 매우 어렵지만 수학공부를 좋아하고 이 대회에 열성적으로 참가하고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고 한다. 하지만 민간 차원의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도 한다.

그는 “수학자들은 원래 수학을 연구하는 이들이지만 대중들은 늘 수학자와 수학교육학자를 혼동한다. 그만큼 교육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일 것”이라며 “제발 우리나라 학생들이 그렇게 어렵게 수학을 배우는 것이 수학자들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오해를 하지 말아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송 교수는 인하대에서 29년 간 근무하며 5개의 동아리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학생들과의 사적인 교류에 시간을 많이 써 왔다. 그는 수학사라는 과목을 통해 현재 과학의 역사와 역할, 그리고 미래 등에 대한 강의를 오랫동안 해 왔고, 관련 책을 저술 중이다. 또한 수학영재교육에 있어서의 경험을 담은 책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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