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감축 진행’ 입학금 44만원→36만원, 2023년 완전 폐지 예정
신입생 시선에서 본 1학기 부담금, 서울예대·한국골프대·계원예대 등 높아
‘학제는 같은데 걷는 돈은 적다?’ 간호학과 등록금 일반대와 격차 ‘개선 절실’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최근 등록금과 입학금 현황 등에 대한 정보가 대학알리미를 통해 공시됐지만, 전문대학 관련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교육부가 공시내용을 바탕으로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일반대학과 교대만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고등직업교육을 책임지는 전문대학의 등록금 현황은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상황. 본지가 대학알리미를 기반으로 전문대학의 등록금과 입학금 등은 어떤 모습인지 살펴봤다. 

■올해 등록금 ‘소폭 인하’ 평균 574만원, ‘단계적 감축 진행’ 입학금 36만원 = 최근 공시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문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지난해 대비 1만여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알리미에 올해 등록금 현황을 발표한 전국 135개 사립·국립·공립 전문대학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결과다. 비교 대상인 작년 등록금은 전남도립대 현황이 제공되지 않는 탓에 134개 전문대학을 기준으로 했다. 

올해 전국 전문대학의 연 평균 등록금은 574만원(만원 미만 반올림, 이하 동일)이다. 지난해 134개 전문대학은 연 평균 575만원을 받았다. 소폭이나마 등록금이 줄어든 것은 정부의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에 따라 등록금을 인상하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물로 풀이된다. 

현재 대학들은 마음대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없는 처지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들은 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일정 수치 내에서는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등록금을 인상하는 경우 국가장학금 Ⅱ유형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여기에 등록금을 인상했을 시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에서 혹여나 밉보이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대학들은 알아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소폭 인하에 그친 등록금과 달리 입학금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전문대학들은 평균 44만원의 입학금을 거뒀지만, 올해는 36만원을 걷는 데 그쳤다. 입학금을 받지 않는 국·공립 전문대를 제외하고, 사립 전문대만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지난해 47만원에서 올해 38만원으로 인하 추세가 뚜렷하다. 

입학금은 향후 2년간 꾸준히 인하 추이를 보일 전망이다. 정부가 입학금을 2023년까지 완전 폐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대학들이 매년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감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를 제외하면, 대학들이 입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2년이다.

■국공립대-사립대 차이 커, ‘절반 미만’ 직접 비교 피해야 = 설립유형에 따른 등록금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전국 135개 전문대학 가운데 국·공립인 곳은 총 8개교. 이들의 등록금은 사립대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공립 전문대는 정부·지자체 지원금이 있어 등록금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국·공립 전문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연간 241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사립 전문대학의 평균 등록금 595만원과 비교했을 때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치다. 대학 학사과정이 일반적으로 2개 학기인 점을 고려하면, 한 학기에 120만원 남짓한 비용만 내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설립유형에 따라 등록금이 큰 차이를 보이기에 개별대학의 등록금을 비교할 때는 동일 유형 내에서 비교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국·공립대학들만 모아 보면, 충북도립대가 단연 등록금이 낮은 축에 속했다. 충북도립대를 다니는 학생들이 1년간 내야 하는 평균 등록금은 186만원에 불과했다. 이어 전남도립대가 192만원으로 200만원 미만을 받는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국·공립대 중에서 가장 등록금이 비싼 경남도립거창대는 283만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립 전문대들의 상황은 어땠을까. 개별 전문대학의 현황을 보면, 가장 평균 등록금이 높은 곳은 서울예대였다. 서울예대는 1년 평균 810만원의 등록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한국골프대 793만원, 계원예대 755만원, 백제예대 747만원, 동아방송예대 736만원 순이다. 

이들 대학의 등록금이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것은 계열 구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문대학에는 △인문사회계열 △자연과학계열 △예체능계열 △공학계열의 4개 계열이 존재한다. 일반대에는 의학계열이 있지만, 전문대학에는 의대 등이 없는 관계로 의학계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4개 계열 가운데 일반적으로 등록금이 가장 비싼 곳은 예체능계열이다. 올해 기준 예체능계열을 보유한 전문대학은 총 94개교. 이들의 평균 등록금은 601만원으로 여타 계열에 비해 높다. 자연과학계열이 588만원, 공학계열이 575만원, 인문사회계열이 503만원 수준이다.

앞서 언급된 평균 등록금이 비싼 5개 전문대는 모두 예체능계열만 보유한 대학이다. 상대적으로 평균 등록금이 높은 계열만 존재하다 보니 다른 대학에 비해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예체능계열에서 가장 등록금이 높은 대학에도 차례대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연간 432만원을 받는 고구려대를 비롯해 제주관광대(481만원), 동아보건대(483만원), 세경대(486만원), 농협대(489만원) 등은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한 편이었다. 

계열별로 구분해 보면,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웅지세무대가 696만원으로 가장 높은 연간 등록금을 기록했다. 이어 인하공업전문대학(인하공전)이 654만원, 부천대가 631만원, 오산대가 619만원, 국제대가 616만원을 받는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한국영상대(401만원), 전남과학대와 광양보건대(각 410만원) 등은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한 편이었다. 

자연과학계열에서는 용인송담대(727만원), 청강문화산업대(722만원), 대림대(707만원) 등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고구려대(435만원), 제주관광대(494만원), 제주한라대(496만원), 조선간호대(498만원) 등은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낮은 편에 속했다.

공학계열에서는 용인송담대의 연간 등록금이 69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명지전문대(696만원), 수원여대와 신구대(각 693만원), 청강문화산업대(690만원) 순이었다. 이와 달리 광양보건대(401만원), 고구려대(420만원), 경북보건대(450만원), 김해대(473만원) 등은 등록금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1학기 부담금 높은 곳은? 입학금 따라 순위 소폭변동 = 현재 대학알리미에 공시돼 있는 등록금은 1년간 내야 하는 등록금 총액인 ‘연간 등록금’이기에 통념상 인식되는 등록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학부모 등 수요자들은 등록금을 학기 단위로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학생들이 내야 하는 한 학기 등록금과 입학금을 합산하면, 입학 시 내야 하는 실질적인 1학기 부담금을 구할 수 있다. 

신입생이 내야 하는 1학기 부담금에서도 ‘가장 비싼 대학’으로 손꼽힌 곳은 서울예대였다. 서울예대 신입생은 첫 입학 시 입학금 59만원과 한 학기 등록금 405만원을 더해 총 464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골프대와 계원예대가 각 424만원, 동아방송예대 413만원, 백제예대 409만원 순이었다. 

금액이 다소 높긴 했지만, 전문대학이 일반대학에 비해 학생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덜 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같은 날 공개된 일반대학 등록금 현황에 따르면, 일반대학 중에서는 464만원 이상을 내야 하는 대학이 스무 곳 가까이 존재했다. 

■편제 같은데 일반대 대비 낮은 간호학과 등록금, 평균 91만원 적어 개선 절실 = 전문대학 등록금 현황을 집계한 결과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간호학과’의 등록금이 일반대학 대비 낮다는 문제점은 여전했다. 전국 86개 전문대학 간호학과의 평균 연간 등록금은 614만원으로 113개 일반대학 간호학과의 평균 등록금인 705만원과 비교했을 때 91만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등록금이 높은 대학과 낮은 대학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 극명하게 나타났다. 일반대학 간호학과 가운데 가장 등록금이 비싼 신한대는 연 910만원을 받았지만, 전문대학 간호학과는 용인송담대가 772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두 대학의 차이는 138만원에 달했다. 가장 등록금이 저렴한 경남과기대와 경남도립거창대의 연간 등록금도 379만원과 289만원으로 90만원 차이가 났다. 

이처럼 등록금 차이가 큰 상황을 전문대학들이 납득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학제 일원화’ 정책에 따라 전문대학 간호학과도 대부분 4년제로 전환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86개 전문대학 간호학과 가운데 4년제로 운영되지 않는 곳은 광양보건대와 국제대뿐이다. 나머지 84개 전문대학 간호학과는 모두 일반대학과 동일한 4년제 교육과정을 실시한다. 

이처럼 학제가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전문대학 간호학과의 평균 등록금은 일반대학의 87%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대학과 동일하게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의 인증평가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실습비용·인건비 등이 4년제 간호학과와 동일한 수준일 것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등록금이 낮게 책정돼 있는 것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교육과정 변화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간호학과만이라도 등록금을 일부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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