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숭실대학교(총장 황준성)는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소장 엄경희,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조선 중기의 문신인 인재(訒齋) 최현[崔晛, 1563(명종18)~1640(인조18)]이 남긴 연행록 <조천일록(朝天日錄)>을 번역하고 분석해 《역주 조천일록》 《최현의 조천일록 세밀히 읽기》 두 권의 자매서로 발간했다고 밝혔다.

최현은 고응척(高應陟)·김성일(金誠一)·권문해(權文海)·장현광(張顯光)·정구(鄭逑) 등 명현들에게 일생 배움을 받았고, 44세 되던 해 관직에 오른 이후 수많은 요직들을 거치면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참전하는 등 국가적 위기들을 고심해 온 애국적 지식인이었다.

최현은 46세(1608년) 8월에는 동지사의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다녀왔고 <조천일록>을 남겼는데, 그 글이 <인재선생속집(訒齋先生續集)>에 실려 있다.

그는 사행기간 내내 매일매일 문견사건(聞見事件)들을 기록하고 사일기(私日記)를 부대함으로써 자신의 견해와 철학을 담고자 했는데, 이는 모두 중국에 대한 정보이자 조선의 국내 상황이나 외교 정책의 수립에 큰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었다.

제도·정책·사회풍조·민생 등의 문제, 오랑캐와의 갈등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안보 문제, 관리들의 탐풍(貪風)이나 예법의 문란을 중심으로 하는 이데올로기적 기강 해이의 문제, 인물 등용의 문제, 문화·역사에 대한 평가와 해석의 문제 등 중국에서의 각종 기록은 조선의 왕과 지배층이 유념하기를 바라던 최현의 소망이 담긴 글들이었다.

그가 주력해오던 경세문들의 골자를 이루는 철학이나 시국관으로부터 그의 비평안이 나왔고, 그런 안목으로 중국의 문제적 현실에 대한 관찰을 기록한 결과가 <조천일록>이었는데, 그 점은 그가 글쓰기에서 평생 일관성 있게 견지해온 실용주의의 소산이었다.

저자인 조규익 교수는 “<조천일록>은 단순한 사행 보고서나 중국 여행기가 아니었다. 조선의 문제들을 해결할 현실적 방책이나 처방을 찾아보려는 ‘모색의 길’이자, 정치의 방향을 바로 잡도록 진언(進言)하는, 일종의 경세적 기록이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 학계는 그간 조명 받지 못했던 연행록 한 편의 번역서와 연구서를 확보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