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전문대의 원격수업 활성화와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형 원격 직업교육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운영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가 ‘코로나19로 인한 전문대학 원격수업 현황 모니터링 및 개선 방향’을 주제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4일 전문대교협은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전문대 135개교 중 100개교(74%)의 교원 1648명을 대상으로 전문대 교원들의 원격수업에 대한 인식과 애로사항, 비활성화 원인, 원격수업 인프라 현황 등을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분석하고, 대응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발간됐다.

고등직업교육연구소는 보고서에서 한국형 직업교육 원격수업 모델과 지원 체제를 개발하고 이를 개발하는 것부터 관리, 보급에 이르기까지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할 ‘공유 디지털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원격수업 활용에 대한 전문대 교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설문 결과, 응답한 전문대 교원의 88.3%가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을 실시해야 하고, 비상 상황이 아닌 평상시의 강의에서도 원격수업을 활용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다만 실습이 많은 고등직업교육의 특성을 고려해, 교육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면수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이처럼 전문대 교원들은 원격수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원격수업은 비활성화 상태였다고 보고 비활성화 원인을 조사했다. 설문 결과 전문대 교원들은 교육의 질 관리 문제와 교육 콘텐츠 부족 등을 이유로 원격수업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학생 몰입도 문제(66.3%) △원격 실기수업 운영의 어려움(59.0%) △교육 콘텐츠 저작권 및 보안문제(48.6%) △콘텐츠 제작 문제(45.6%) △출석체크 및 평가 문제(43.1%) 등을 꼽았다.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K-MOOC 등 무료 강의 콘텐츠에 대한 전문대 교원들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55점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교수자들은 파워포인트 등을 이용해 강의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소는 “직업교육의 특성상 이미 개발된 콘텐츠 중 교수자가 강의하려는 과목과 유사한 콘텐츠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학생지도와 상담 등 교수자와 학생 간 긴밀한 유대관계가 필요한 전문대의 특수성으로 인해 교수자들이 어렵더라도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전문대학생을 위한 맞춤식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문대의 교수자가 교육의 질 관리와 관련된 부분에서 애로사항을 크게 느끼고 있다. 전문대 학생 특화 콘텐츠의 개발과 공유, 공동 운영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희망한다”며 ‘공유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연구소가 말하는 ‘공유 디지털 플랫폼’은 전문대가 미래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직업교육에 특화된 한국형 직업교육 원격수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다. 앞서 제시된 전문대의 원격수업 장애 요인을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 성격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유 디지털 플랫폼이 구축되면 저작권에 문제가 없이 사용 가능한 5~10분 내외의 단편적 영상 콘텐츠와 ICT 기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교육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허브 기관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소의 주장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정부영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위원(충청대학교 교수)은 “직업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플립드 러닝과 블렌디드 러닝 등을 평생직업교육을 혁신하기 위한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코로나19는 분명 위기에서 기회로 극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고등직업교육연구소 홈페이지((http://hver.kcce.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번 보고서는 고등직업교육연구소가 올해부터 발간하는 ‘인사이드 리포트’의 창간호다. 연구소는 매년 1회 발간하는 정책 연구 보고서 외에도, 전문대와 관련이 있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긴급 진단과 대응 방향을 살펴보는 인사이드 리포트를 지속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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