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논단]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혁신을 바란다
[수요논단]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혁신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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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승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장
(충북보건과학대학교 혁신지원사업단장)
정회승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장
정회승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장

2주기 기본역량진단 결과에 따라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이 출범한 지 한 해가 지났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사업단장을 비롯한 관계 교직원들은 한 해 동안의 성과를 정리, 연차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지난 수개월간 밤잠을 설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른바 보고서 시즌이다. 4월 28일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1유형 연차평가보고서 제출을 시작으로 2, 3유형 보고서도 제출 마감됐다. LINC+사업 보고서는 21일 제출 마감을 앞두고 있다.

각 대학별로 교육혁신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안, 운영했고 학생만족도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 또한 산학협력 혁신을 통해 지역산업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역사회와의 연계협력 강화를 통해 지역발전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혁신지원사업은 단순히 정부로부터 재정을 지원받아 프로그램 몇 개 돌리고 취업률 등 성과지표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다. 전문대학은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교육의 형식과 내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로 인해 변화되는 새로운 직업세계에 걸맞은 우수 직업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지역주민에 대한 평생직업교육을 통해 평생직업고등교육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 재정 압박을 벗어날 수 있는 근본 틀을 만들어서 이미 눈앞에 닥쳐온 대학 폐교의 쓰나미를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사업책임자로서 사업을 운영하면서, 또 평가보고서를 준비하면서 긴 안목으로 대학혁신을 추구하기보다는 당장의 작은 실적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등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대학의 본질적인 체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세부 프로그램별 참여 학생 수를 따져봐야 하고, 사업비 집행 시마다 적합성 여부를 고민해야 하며, 지표 0.1%에 전전긍긍 하느라 지나치게 소모적인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참여대학의 역량이나 안목 부족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으나 제도적인 문제에 기인한 요인도 있다면 재원을 지원하는 교육부나 사업을 관리하는 한국연구재단에서도 제도상의 개선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에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이 본래의 사업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한 점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권역별 대학 간에 경쟁보다는 협력할 수 있는 평가의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 대학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가 어느 한 대학의 노력으로만 이뤄지기를 기대하기에는 지금의 대학을 둘러싼 위기가 너무나도 엄중해 대학 간 정보공유와 연계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라 할 것이다. 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가 내건 슬로건이 자율혁신, 혁신성장과 더불어 상생발전이며 지금까지의 다른 사업과 달리 권역별 협의회가 구성돼 소속 대학 간 우수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워크숍이 열리는 등 활발한 교류가 이뤄져 왔다. 그러나 연차평가 시기가 다가오자 소통과 교류의 장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또 다시 눈치보기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대다수 사업책임자의 입장이다. 특히 내년에는 각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또 다시 마주하게 될 2021 기본역량진단 평가가 기다리고 있으며 역시 권역별 대학 간 경쟁을 통해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 및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구분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간 소통과 협력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

둘째, 사업비 집행기준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 기존의 포지티브 방식은 사업비로 집행가능한 용도와 범위를 제시하고 그 이외는 집행을 기본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으로서 집행기준 해석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사업비 환수를 염두에 두고 엄격하게 해석을 하다 보면 집행범위가 점점 좁아지는 문제가 있다. 이에 비해 네거티브 방식은 집행할 수 없는 용도를 분명히 설정해 두고 그 이외의 범위로는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서 혁신지원사업이 특수목적사업이 아니라 일반재정지원사업임을 감안하면 당연히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고 코로나19처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혁신지원사업비는 절대적으로 유지, 연차적으로 증가돼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추경을 편성했으며 앞으로도 한 두 차례 추가 추경편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세출구조를 변경하는 작업이 불가피하더라도 혁신지원사업비를 포함한 대학지원 예산은 결코 감축돼서는 안 된다. 대학의 발전이 해당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며 국가균형발전의 근원임을 감안하면 혁신지원사업비는 매년 지속적인 증가가 담보돼야 할 것이다.

기존의 방법과 제도, 관행은 나름의 이유와 명분이 있겠으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는 과감히 변화돼야 하는 것이 역사적인 발전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길이다. 평가의 틀을 바꾸는 것이, 집행기준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겠지만 충분한 타당성과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에 변화의 요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관리에도 혁신이 필요한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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