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OECD 교육연구혁신센터인 CERI에서 2025년 이후의 학교모습을 상상해 발표한 미래학교 시나리오를 보면 상당 부분이 현재의 교육시스템과 유사해 눈길을 끈다. 2001년에 발표된 것임에도 현재 교육시스템의 흐름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CERI에서 발표한 여섯 개의 시나리오는 학교 시스템 현상유지를 거쳐 학교의 재구조화, 탈학교화로 이어진다. 4차 산업혁명에 맞물려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종합해볼 때 지금의 교육은 분명 탈캠퍼스화, 탈강의실화, 탈전공화를 향해 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 4차 산업혁명 대비한 유연한 교육과정 준비 = 2018년 군산대학교(총장 곽병선)는 새롭게 정비한 제8차 대학종합발전계획에서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융합교육 선도대학”을 비전으로 정했다. 이 비전 안에는 세계적으로 고등교육에 들이닥칠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e-러닝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가상대학의 설립도 증가하고 있다. 군산대는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급변하는 사회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융합전공을 개설했다. 2개 이상의 학과(부) 전공교수가 참여해 편제에 없는 별도의 융합교과과정을 개설할 수 있게 했다.

학생들은 공유전공 이수만으로도 졸업이 가능하다. 물리적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전공교육 및 교육형태의 유연화를 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디지털포렌식 △빅데이터수리전산공학 △글로벌인공지능 △지적 △공공세무 △스마트양식공학 △연금관리 △e-모빌리티 등의 공유전공이 개설돼 있다.

온라인 형태의 교육을 위해서 최첨단 ‘e-Class’ 시스템 인프라도 확충했다. 고품질 강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통합형 미디어 스튜디오를 구축했고, 활용도가 높은 1인 저작도구를 구비하는 등 온라인강의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예상했던 시기보다 더 빨리 온라인 강의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원격교육 시스템이 더 이른 시기에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급작스럽게 시작된 온라인 강의로 인해 많은 대학들이 당황한 가운데에서도 군산대가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흐름을 미리 읽고 선제적으로 준비해 왔던 결과다.

■ 국내 최초 통합형 미디어 센터 구축 = 군산대는 2019년 2월 국내 최초 통합형 블랙 스튜디오를 개소했다.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해 사용자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통합형 미디어 센터다.

블랙 스튜디오는 호남지역 최초의 정면판서 시스템과 국내 최초의 마이크로 스튜디오 시스템(MSM)으로 구성된 멀티미디어 센터다. 정면판서 시스템 및 가상공간 연출, 3D 효과 구현이 가능한 대형 크로마키 세트가 구축된 스튜디오 1실과 오버헤드 카메라와 실시간 오버레이 기술을 통한 하이브리드 기반 온라인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2실을 완성했다.

이 스튜디오를 통해 누구나 오프라인 지식을 고품질 온라인 콘텐츠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학내 온라인 교육환경 및 지역사회 지식 콘텐츠-풀 환경을 구축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정면판서 시스템은 기존 온라인 강의방식 대부분을 지원하면서 기존 스튜디오와 달리 교수자의 판서모습을 정면에서 촬영 가능한 시스템이다. 강의를 보다 선명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판서 중 학습자들과의 지속적인 눈맞춤(아이컨택)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정면판서 시스템은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MOOC: Massive Online Open Course)와 같은 전략형 콘텐츠 개발에 최적화돼 있다.

마이크로 스튜디오는 해외 MOOC(edx, Khan Academy)에서 제작되고 있는 콘텐츠 제작 방식을 국내에서 시스템화해 도입한 첫 번째 사례다. 그간 온라인 콘텐츠를 촬영하는 데 부담을 느껴 접근을 꺼려했던 사람도 쉽게 지식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이동형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편리하게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특수 제작된 전장 시스템과 실시간 오버레이 기술을 통해 독창적인 디지털 판서, 화면녹화, 텍스트 오버레이 유형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마이크로 스튜디오는 최근 온라인 교육 분야에 이슈가 되고 있는 마이크로러닝 및 플립러닝 콘텐츠 제작에 최적화돼 있다. 학생들은 학업과 취업에 연계해 학습과제 콘텐츠, 개인 포트폴리오 콘텐츠, 각종 콘텐츠 공모전, 프레젠테이션 스킬 연습 등이 가능하다.

통합형 미디어 센터 블랙 스튜디오 구축에 따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 K-MOOC에서 권장하는 10여 개의 강의유형 전부를 제작할 수 있게 됐고, 학생들도 양질의 지식 콘텐츠 생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지식을 고품질 온라인 콘텐츠화하고, 학내 온라인 교육환경 및 지역사회 지식 콘텐츠 환경을 구축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미래지향적 고등교육환경이 구축된 셈이다.

또한 이러닝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도 추진해 첨단 교육 매체를 이용한 이러닝 강좌의 활성화도 꾀했다. 교수 대상 공모사업을 통해 산업체 수요에 맞춘 양질의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LMS를 통한 반복·심화 학습이 가능한 양질의 교육서비스가 가능케 했다.

블랙 스튜디오에서는 △MOOC 콘텐츠 제작 △이러닝 콘텐츠 제작(플립러닝 포함) △학습 보조 콘텐츠 제작 △재학생 교과·비교과 영상 리포트 제작 등이 모두 가능하며, 지금까지 350회에 달하는 이용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 e-Class 시스템 인프라 대폭 확충 = 코로나 사태로 급작스럽게 확대된 온라인 강의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군산대의 학생만족도가 높았던 이유는 온라인 강의의 질을 올리기 위해 학생, 조교, 학사관리과, 황룡교육인재교육원, 정보전산원 등 원격수업 운영 관련 관계자로 구성된 비상대책반을 구성, 과목별 온라인 강의에 대한 세부 문제점을 상시 모니터링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업의 질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군산대는 수업운영에 필요한 LMS기능을 학사정보시스템에 탑재해 이원화로 운영 중이던 e-Class 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사업을 올해 2월 완료했다. 이로써 비대면 온라인 교육 및 대면 집합교육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됐고, 다양한 형태의 교육지원체제 구축을 완성해 학습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비대면 강좌를 전 과목으로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교육환경을 구축해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최근 e-Class 시스템 기능도 개선했다. 학생 과제 표절검사가 가능하고, VOD 서버 스토리지를 확장해 동영상 강의자료에 대한 충분한 백업 시스템도 구축했으며, 교수 실시간 강의 확인을 위한 학생 비공개 게시판 기능, 원격제어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기능도 강화했다.

■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작 위한 효율적 도구 및 환경 지원 = 군산대는 또한 원격수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강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효율적인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먼저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저작도구 프로그램을 통해 교원 누구나가 고품질의 강의 교안 및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

1인 저작도구를 통해서 강의자는 크로마키 효과, 문서 확대, 스크린 판서 기능, 모바일 및 온라인 재생 최적화 생성, PDF 통합기능 등 여러 가지 기능을 활용해 손쉽게 양질의 콘텐츠를 준비할 수 있다.

강사 추적 시스템이 구축된 스마트 강의 지원 시스템도 구축했다. 또한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 개발을 위해 희망 교수와 적합한 개발업체를 연계시켜 질 좋은 MOOC 강좌를 개발하는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군산대의 우수 학습자원을 디지털화해서 K-MOOC에 등록·운영해 수요자와 체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디지타이저(태블릿 패드), 스탠드 마이크, 웹 카메라, 펜터치 태블릿 모니터, 펜북 등을 구입해 교수자에게 지원하거나 대여해주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원격교육은 주로 IT기술을 도입한 쌍방향적 원격(가상)교육 형태인 제3세대 및 제4세대 형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학습 콘텐츠 개발과 개인 맞춤형 교육 시스템이 빠르게 구축돼 가면서 웹에 인공지능이 결합된 제5세대 원격교육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군산대는 이런 변화에 최적화된 교육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미래 지향적인 ‘학생중심’의 교육환경 조성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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