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컨소시엄이 단독 대학보다 유리하다’는 말이 돌고 있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3유형, 후진학 선도형 사업 선정에 관한 이야기다. 선정 결과를 기다리는 대학뿐 아니라, 이미 지난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들 사이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단독 신청 대학보다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평가위원의 의견도 교육부와 일치했다.

■컨소시엄이 선정에 유리하다? = 8일 신청 접수가 완료된 뒤, 후진학 선도형 선정을 놓고 전문대학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대학의 신청 보고서를 접수받고, 후진학 선도형 신규 단위 10개교를 선정하기 위한 심사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대학가는 신청을 앞두고 앞다퉈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관련기사 : "1년을 준비했다" 후진학 선도형 전문대 선정 경쟁 돌입…경쟁 치열)

컨소시엄을 구성한 대학들은 연대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선정을 위해서는 단독으로 신청하는 것보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복수의 전문대 관계자들은 대학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이유에 대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신청하면 단독 신청한 대학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선정될 가능성도 높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나름의 근거도 제시된다. 수도권 A 전문대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여러 대학이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시너지를 낼 것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같은 비용으로 다양한 교육을 시킬 수 있고 홍보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 컨소시엄 대학을 더 유리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지난해에 단독으로 신청했다가 선정되지 못하고, 이번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도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단독으로 신청했는데, 한 대학이 하기에 너무 큰 부담이라고 (평가자들이)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미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선정 평가 당시 컨소시엄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컨소시엄으로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B 전문대 관계자는 “지난번 평가에서도 컨소시엄 대학에 더 점수를 잘 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교육부‧평가위원 “사실 아니다” 일축 = 그러나 교육부와 지난해 선정 과정에 참여한 평가위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컨소시엄 구성과 평가점수의 관련성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으나, 교육부는 관계성을 전면 부인했다. 김석 교육부 전문대학지원과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후진학 선도형 수행 기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단독인지 컨소시엄인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평가에 참여했던 교육부 관계자에게서도 ‘컨소시엄이 선정에 유리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평가에 참여했던 평가위원 역시 소문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해줬다. 당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교육계 인사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히려 당시 평가위원 교육 과정에서 교육부나 한국연구재단이 ‘컨소시엄이나 단독 참여 대학이라는 이유로 평가에서 차등을 두지 말고, 똑같이 평가하라’고 이야기했다. 평가위원들 역시 이를 이유로 차이를 두고 평가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심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당시 A씨가 심사했던 평가팀이 다른 평가 요소를 심사한 결과 박빙을 이뤘던 컨소시엄과 단독 대학 중, 단독 대학을 최종 선정한 것이 추가로 확인되며 주장의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또한 2019년 1차 선정 결과를 봐도 컨소시엄과 단독 대학의 선정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당시 선정된 15개 단위 중 컨소시엄은 8개, 단독 대학은 7개였다.

사업에 지원한 단위 중 컨소시엄 참여 대학과 단독 대학의 비율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본지는 후진학 선도형 평가가 진행 중이었던 지난해 4월, 사업 참여가 가능한 87개 전문대의 신청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컨소시엄 구성 현황을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전문대 후진학 선도형 컨소시엄 구성 대학과 배경은?) 당시 보도에 따르면, 사업 참여 가능 대학 중 47%가 컨소시엄 구성을 택했고 총 17개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27개 대학은 단독으로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