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스승의날 정부포상 국무총리표창 수훈한 양종국 한국복지대학교 장애상담심리과 교수

제39회 스승의날 정부포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훈한 양종국 한국복지대학교 장애상담심리과 교수.
제39회 스승의날 정부포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훈한 양종국 한국복지대학교 장애상담심리과 교수.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만큼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시혜적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쉽게 동정하거나, 도움을 줘야만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다름’을 ‘틀림’으로 보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스스로 사람의 시민으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양종국 한국복지대학교 교수와 같은 교육자는 그래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다. 한국복지대학교에 장애상담심리과를 만든 양 교수는 장애 학생들도 사회에서 스스로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하기 위해 장애상담심리과를 개설하고, 교육과정까지 직접 만들었다. 그는 제39회 스승의날 정부 포상에서 장애인 상담사 등 장애인 전문인력 양성과 생애 주기별 진로교육에 기여하고, 장애학생 사회통합과 장애인식 개선 등 장애인 회복탄력성 증진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원래 장애유아보육과에서 교사를 양성했어요. 그러다보니 장애 학생들도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될 수 있고,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고 살 능력이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됐습니다. 그것만 도와준다면 장애인들이 사회 속에서 자기의 삶을 설계할 수 있지 않겠나 싶어서 장애상담심리과를 만들게 됐어요. 학생들이 행복해지고, 그 힘으로 누군가의 힘이 돼 줄 수 있었으면 하고요. 나름대로 교육과정도 다른 상담하고는 조금 다르게 계획을 했습니다.”

양 교수가 계획한 교육과정의 특징은 학생이 무엇인가를 배우기 전, 먼저 자신의 장애를 수용하는 과정을 갖는 것이다. 또한 장애상담심리과의 모든 학생은 양 교수에게 심리치료적 상담을 받도록 돼 있다.

“장애 유형마다 각각 특성이 다르고 또 장점도 분명해요. 그렇기에 학생들이 자신의 장애를 하나의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를 긍정하고, 강점을 알고, 자신에게 감사해 하는 한편 자신을 연민할 수도 있어야 하죠. 우리 과 학생들은 이런 과정을 1년간 가져요. 그래야 비로소 상담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장애 학생들을 가르쳐온 양 교수에게 장애 유형별 장점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지체장애는 휠체어만 있다면 비장애인과 전혀 구분 없이 활동 가능하고, 청각장애가 있으면 무엇인가를 보고 표현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뇌병변장애가 있으면 행동은 좀 느릴 수 있어도 굉장히 성실하고 꾸준한 성격이 된다”며 신이 난 듯 이야기를 쏟아 냈다. 애초에 그가 장애 학생 교육에 나선 것도, 장애인의 특성과 강점을 제대로 살려주는 교육을 해보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우리 교육은 너무나 비장애인의 입장으로 돼 있습니다. 장애 학생에 대해 ‘저 사람은 뭔가 부족했을 테니, 채워줘야 해’ 이런 입장이었죠. 그렇지만 그들도 나름 강점과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보고 싶었어요. 장애인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고, 신장시킬 수 있는 교육 말입니다.”

그의 시도는 성과로도 나타났다. 장애 학생의 특성에 맞춘 교육과정 덕분인지 취업률도 높게 나타난 것. 한국복지대학교의 장애상담심리과는 두 해 동안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첫 해에는 87%, 두 번째 해에는 100% 취업률을 달성했다.

“우리 교육은 전문인력 양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죠. 그러나 장애 학생에게 전문 지식만 가르치려 하면 안 됩니다.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교육해야 합니다. 장애 학생들의 경우에는 진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황에서 대학에 진학한 경우가 많아요. 그럼 이 친구들이 장기적, 단기적으로 자기의 미래를 조망해보면서 직업세계를 찾도록 도와야 하죠.”

학생들의 진로를 찾아주기 위해 양 교수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많은 경험을 쌓도록 해 주는 일이다. “재활심리치료교육센터라는 학교기업도 만들었는데, 그 센터에 학생들이 와서 현장실습도 하고 돈도 벌어보면서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하고요. 그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졸업 후에 어떤 삶을 살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찾습니다. 또 학생들과 해외 봉사활동도 많이 다니려고 해요. 우리 학생들 74% 정도가 중증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대학에 와서야 처음 세상 구경을 해 보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 전에는 한 번도 버스를 안 타본 학생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게 해 주면서, ‘남보다 늦더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장애인이 왜 늘 도움만 받아야 하나요. 이들도 자신감만 찾으면 누군가를 돕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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