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대화고 교사

최승후 대화고 교사
최승후 대화고 교사

"2021학년도에 한시적으로 수시모집 학생부교과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자" 

코로나19로 고3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불안감이 겉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휴업 연장과 온라인 개학으로 재학생과 재수생의 유불리 격차가 심화됐다. 이로 인해 고3 재학생들은 절대적 학습량 부족으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준비에 어려움이 증가했다. 

이에 2021학년도에 한시적으로 수시모집 학생부교과전형(이하 교과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 최저)을 완화할 것을 교육부에 제언한다. 올해 재학생의 학습결손이 심한 상황에서 재수생과의 격차는 수능에서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교과전형이 내신 성적만을 정량적으로 평가한다면, 재학생과 재수생의 유∙불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신 성적 시험이 전국 단위가 아니라 학교 단위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형은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대학 입장에서는 내신 성적 동점자가 많기 때문에 수능 최저를 통해 학생을 변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신 1등급대의 학생이 떨어지고 2등급대의 학생이 합격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즉 고려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홍익대처럼 상위권 대학들이 이 전형에 수능 최저를 걸기 때문에 수능 공부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지난해보다 높아진 고려대 학교추천전형의 수능 최저인 인문계 3개 영역 등급 합 5, 자연계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를 일반고 학생이 맞추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상위권 대학 지원을 희망하는 재수생 중 학생부종합전형 서류 완성도가 부족하거나 정시로 합격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전략적으로 수능 최저가 높은 고려대, 중앙대 등의 교과전형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입시결과를 보면 수능 최저가 걸려 있는 상위권 대학 교과전형에 재수생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앙대 교과전형의 경우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라는 높은 수능 최저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2019학년도 10.6대 1에서 2020학년도 11.1대 1로 전년 대비 0.5%p 상승했고, 지원자도 4412명에서 4829명으로 전년 대비 417명 증가했다.

더욱 눈에 띄는 통계는 수능 최저 통과율과 통과 인원이다. 수능 최저 통과율이 2019학년도 35.4%에서 47.1%로 전년 대비 11.7%p 증가했으며, 통과 인원도 1564명에서 2274명으로 전년 대비 710명 증가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 수가 증가하고 수능 최저 통과율까지 상승했다는 것은 재수생들이 교과전형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밖에 풀이할 수 없다. 올해 고려대 학교추천전형의 경우는 지원자격을 재수생까지 확대하면서 오히려 수능 최저를 더 높여 재학생 지원이 녹록치 않게 돼 버렸다.

요컨대 학생부교과전형도 상위권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합격 관건이고 올해 같은 경우 학습량이 많은 재수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재학생은 코로나19로 4월 9일에 온라인 개학을 했고, 5월 20일에서야 등교수업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고3 재학생은 재수생과 비교해 학습결손이 심한 상황이다. 또한 자신의 현재 학업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여러 번 연기됐고 4월 21일 실시된 시험도 수능 상황과 완벽히 같지는 않아서 수능 시험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모의평가도 제대로 치러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특수한 상황을 고려, 학생부교과전형의 수능 최저를 올해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공평한 대입방향이다. 교육적 상황이 불평등하다면 불평등이 해소될 때까지 전형 요소 수정은 대입일정과 관계없이 지속돼야 마땅하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