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 “개인 통장과 혼용 잘못 사용” 인정
통장 내역 공개 등은 거부, 빗발치는 사퇴 요구

(사진=중앙대 제공)
(사진=중앙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에서 총학생회장의 학생회비 횡령 문제가 불거졌다. 총학생회장이 학교로부터 지급받은 학생회비를 유용한 데 대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통장 내역 공개는 거부함에 따라 학생들의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1일 중앙대 안성캠에서는 긴급 중앙운영위원회가 열렸다. 학생회비 지급이 지연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학교 측에 지급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다. 등록금을 내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함께 납입하는 학생회비가 총학을 거쳐 단과대 등에 지급돼야 함에도 계속 미뤄지자 한 단과대학 학생이 중운위를 열 것을 요청했다. 

문제는 학생회비가 이미 지급된 상태였다는 데 있다. 윤권 중앙대 안성캠 부총학생회장(이하 부총)이 학교 측에 문의한 결과 이미 학생회비가 총학생회장이 관리하는 통장으로 4월 14일에 지급됐음이 확인됐다. 

이에 1일 중운위는 총학생회장에게 ‘통장 명세 공개’를 요청했다. 이미 지급받은 학생회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밝히라는 것이다. 하지만, 총학생회장은 “오늘은 공개할 수 없다”며 “내일 긴급 중운위를 소집해 (밝히겠다)”고 했다.

하지만, 2일 재개된 긴급 중운위에서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중운위에 참석한 윤 부총이 3일 발표한 ‘총학생회장의 학생회비 유용에 대한 총학생회 입장문’에 따르면 총학생회장은 “개인 통장 명분과 혼용해 잘못 사용했다”, “학생회비 관련해 본인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통장 내역 공개는 거부했다. 중운위에서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총학생회장이 사퇴할 것을 요구했지만, 총학생회장은 이를 모두 거절한 상태다. 

총학생회장이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음에 따라 학생들의 반발은 커져 가는 모양새다. 중앙대 학생들은 총학생회장의 행동이 ‘공금횡령죄’라며 “명확하고 진실된 답변과 공금 사용내역 공개, 사과문, 사퇴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이처럼 학생회비 등을 놓고 벌어지는 총학생회 간부들의 횡령 사건은 잊을 만 하면 반복되는 대학가 연례 행사이기도 하다. 2017년 6월에는 한양대 대학원 총학생회, 같은해 8월에는 한국외대 총학생회 등에서 학생회비 횡령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에도 한양대 전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과 건국대 전 총학생회 사무총장이 각각 1500여 만원과 500여 만원의 학생회비를 횡령해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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