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아펜젤러관 연구실에서 만난 송인한 교수(=연세대)
연세대 아펜젤러관 연구실에서 만난 송인한 교수(사진 제공 = 연세대)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에 대응해 모두가 저마다의 해법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연세대 청년문화원에서 의미 있는 웨비나(Web Seminar)가 열렸다. ‘슬기로운 미래교육 시즌1’(이하 미래교육 시즌1)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웨비나는 답 대신 다양한 질문을 공유하는 게 목적이다. 송인한 교수는 연세대에서 사회복지학을 가르쳐 왔고, 올해는 청년문화원장을 맡아 이번 웨비나를 기획했다.

“아직 ‘포스트’에 대한 답을 구하기는 일러”
분야를 막론하고 코로나19의 해법을 찾고 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송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현재 상태를 ‘코로나 방역시대’라고 명명하며, 그 어느 때보다 ‘포스트’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급히 내린 예측이나 답이 오히려 잘못된 방향성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송 교수는 “대학이야말로 집단지성이 모여 질문하는 공동체를 구성하기에 최적의 곳”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답을 제시하기보다, ‘좋은 질문’을 먼저 찾아보자는 취지로 ‘슬기로운 미래교육 시리즈’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미래교육 시즌1은 연세대 청년문화원 연구기획위원회 교수들과 청년문화원을 처음 만든 조한혜정 명예교수가 기획하고, 산하조직인 하자센터·청년허브·크리킨디센터가 논의 주제를 선정했다. 연세대에서 오프라인 형식으로도 열리지만, Zoom(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어디서든 볼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했다. 

또 교내외를 가리지 않고 연사와 토론자를 초청해 가히 ‘어벤져스 교수진’을 꾸렸다. 조한혜정 교수와 함께한 오프닝 웨비나를 시작으로 총 다섯 개 분야의 대표 세션을 진행하고 6월 24일 종합 세션을 마지막으로 미래교육 시즌1을 마무리한다. 현재까지는 ‘해외대학의 노력과 세계시민교육’(글로벌·Mooc), ‘교육의 인류사적 의미’(진화·공학), ‘예술교육’ 부분이 웨비나로 진행됐다. 10일에는 ‘의학교육’, 17일에는 ‘교육·문화’ 부분이 같은 형식으로 대중을 만난다. 

송 교수는 “시즌1에서 얻은 질문으로 시즌2를 기약할 예정이고 시즌1의 하이라이트를 모아 콘텐츠로 제작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경제나 자연과학 계열의 세션이 없는 것에 의문을 던지자 송 교수는 “그 두 계열은 논의가 과하다고 할 정도로 많이 다뤄지고 있어서 ‘교육’에 중심을 뒀고, 자유로운 소통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래교육 시즌1 웨비나는 가끔 방송이 원활하지 못할 때도 있었고, 쏟아지는 질문에 모두 답할 수 없는 환경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종의 ‘실험’이라 여기며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

“미래 방향성을 ‘코로나’의 손에 맡겨서는 안 돼”

송 교수는 코로나19로 드러난 일련의 복합적인 사회 현상들을 코로나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특히 “사회복지학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때 분야 간 ‘협력’을 전제로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정신보건 및 보건복지와 생물심리학을 융합해 박사를 마치고 융합연구 쪽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떤 문제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어느 한 영역이 단독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송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방된 공간을 마련하고 새로운 답을 찾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상황에 의해 수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미래가 더 모호해진 이때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기보다, 주체적으로 합의된 가치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학의 문제가 정말 코로나 때문일까?”
송 교수는 코로나19가 가져온 특징적인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기존의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부각되고 시급하게 다가온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이미 대학교육은 ‘위기’에 봉착해 변혁의 필요가 제기됐으나, 기존 관성으로 유지돼 왔다고 냉철히 분석했다. 코로나19가 변화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상황을 만든 것이다.

더군다나 코로나 시대에 대학 교육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서는 “꼭 지금 일어나는 문제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것처럼 느낄 수 있는데 대학 현장 수업의 형태 변화든,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든 이미 고민해야 했을 시기였다”고 판단했다.

송 교수는 “점차 인류가 직면할 문제들은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복잡하고 광범위한 특성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단학제적인 접근으로는 이해도, 해결도 힘들다고 봤다. 송 교수는 새로운 관점을 만들기 위한 초학제적인 융합을 주문했다. 그는 “초학제적인 융합을 위해서 공통의 주제에 대한 합의를 공유하고, 서로의 차이에 대해 개방적으로 소통하며, 다른 관점도 존중할 수 있는 융통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송인한 교수는...
시카고대학교 사회복지행정학 박사 학위 후 미국 뉴욕 아델파이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하버드대 보건정책학 객원과학자, 리투아니아 빌뉴스의대 객원교수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현재는 연세대 청년문화원장과 미래융합연구원 융합아카데미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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