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범 밀성학원 이사장 “중‧고 4개교 운영 중…전문대 키우고 싶어 동부산대 인수 결심”
동부산대 구성원 찬반 갈등 심화…서 이사장 ‘도덕성’ 검증 논란
정윤경 전문대정책과장 “실질적 계획 이행 가능할지 판단할 것…제출 자료 살피는 중”

동부산대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DB)
동부산대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재정적 어려움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부산 해운대구 동부산대학교를 인수하겠다는 인물이 나왔다. 서종범 학교법인 밀성학원 이사장이다. 동부산대는 서 이사장의 재정기여계획과 관련한 대학 내‧외부 검토보고서와 이사회 검토의견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교육부가 최종 판단으로 ‘적격’ 판정을 내리게 되면, 본격적인 동부산대 인수 절차가 시작된다. 다만 서 이사장의 인수에 대해, 대학 내부에서 찬반 갈등 양상이 있어 인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서종범 밀성학원 이사장이 지난달 25일 동부산대를 인수하겠다며, 19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밀성학원은 경남 밀양시에 있는 ‘밀성고’ ‘밀성제일고’ ‘밀성중’ ‘밀성여중’ 등 4개 학교를 산하에 두고 있다. 서 이사장은 “중‧고등학교뿐 아니라 전문대학 경영도 하고 싶어 동부산대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부산대는 재정난으로 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교직원에 대한 임금이 밀린 것은 물론이고,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까지 겹쳐 신입생 모집도 포기한 상황이다.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도 재정지원제한대학 Ⅱ유형에 포함돼, 학생 정원 감축과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제한 조치를 받았다.

1978년 ‘동래여자전문대학’으로 출발한 동부산대는 지난 2015년 학교법인 재단 이사장과 사무국장이 약 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파면 조치된 상태다. 현재 교육부가 파견한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동부산대는 여전히 횡령한 돈을 보전하는 등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재정기여계획 등을 담은 제안서를 동부산대에 전달했다. 동부산대 A 교수는 “이 분이 자신의 자산인 현금과 부동산 등으로 190억원을 조성해 학교를 인수하고 재정기여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며 “이미 네 개의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육영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인물인 만큼 자격 면에서도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서 이사장의 동부산대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서 이사장이 과거 느헤미야 법인의 전 대표로 있었던 점을 들고 있다.

느헤미야 법인은 지난 2014년 ‘형제복지원’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법인명을 바꿨는데, 형제복지원은 고아와 장애인 등을 강제로 수용하고 구타해 사망하게 한 일로 세상에 알려졌다. 형제복지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원생만 513명에 달한다.

동부산대 관계자 B씨는 “문제가 심각했던 형제복지원의 후신 느헤미야 법인에 몸담았던 사실은 어떤 부분에서도 묵인할 수 없다. 더구나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비난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서 이사장은 본지 서면 답변서를 통해 “형제복지원과 나는 무관하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발생했을 때가 1970년대인데, 나는 그때 20대 후반으로 청소년 야학도 하고, 이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도 받았다. 형제복지원과는 관계가 있을 수 없다”며 “느헤미야 법인 이사장에 오른 것도 위탁관리를 부탁 받고 취임했는데, 8일 만에 법인 해산으로 이사진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부산시가 ‘자산보다 부채가 많다’는 이유로 법인 해산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덕성 검증은 이미 밀성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될 때, 모두 받았다”며 “만일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경남도교육청에서 임명을 했겠나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부산대는 결국 교육부에 서 이사장의 적격성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학교 내‧외부 검토보고서와 이사회 검토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경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장은 8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주 금요일(12일)까지 제출서류 보완요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보고서 등 제출한 자료들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실질적으로 재정기여자가 계획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에서 서 이사장의 인수 계획에 최종 판단으로 ‘적격’ 판정을 내리면, 대학 인수 절차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교육부가 ‘반려’를 결정하고, 또 다른 재정기여자가 곧바로 등장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동부산대 폐교는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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