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이현세·설경구·손범수·유재석·김재원 선호

올해 유명인사 인기도의 변동은 그 어느 해보다 심했다. 설경구, 김재원, 윤도현밴드, 정지영, 유재석, 홍명보, 이창동 등 지난해에는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인사가 수위에 오르는가하면 정우성, 이병헌, 유희열, 신동엽, 백지연, 박찬호, 강제규 등 지난해 수성을 지켰던 유명인은 1위의 영광을 다른 사람에게 내주었다. 특히 6월 월드컵의 열기와 영화 <오아시스>의 베니스 수상의 쾌거에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특수를 누렸던 윤도현밴드가 좋아하는 가수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운동선수 부문에서 홍명보, 김남일, 황선홍이 5위권에 오르는 인기를 누렸다. 또한 이창동 감독은 임권택 감독과 함께 좋아하는 영화감독 부문 1위로 꼽힌 데 이어 주인공 설경구 씨는 좋아하는 영화배우 부문 1위에 등극했다. 이번 의식조사는 각 부문별로 가장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인물을 표기하는 자유기입식으로 진행되었다. □ 시인 서정적인 시와 산문으로 폭넓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시인 류시화가 4년째 독주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1위를 고수해오다 류시화 시인에게 밀린 이후 ‘만년 2위’를 면치 못해온 윤동주 시인은 13.8%로 올해 역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소월(5.3%)은 3위를, 이해인 수녀(4.6%)는 4위를 차지했는데, 감성을 자극하는 시를 선호하는 대학생들의 시적 취향은 여전했다. □ 소설가 대하소설류의 긴 호흡의 작품을 발표해온 중견 작가들이 상위에 올랐다. 한국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문열이 18.6%로 1위에 오른 데 이어 조정래(10.8%), 김진명(6.8%), 박완서(6.5%), 박경리(5.5%)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 순위권에 오르지 못했던 원로 작가 박완서가 젊은 여성 작가 공지영(5.1%), 신경숙(4.8%)을 제치고 4위에 오른 것이 이채롭다. □ 영화배우 12.3%를 얻은 설경구의 1위 등극은 파란에 가깝다. 지난해까지 5위안에도 들지 못했던 설경구의 경사는 남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에 힘입었다. 꾸준한 작품 활동과 연기로 배우들의 전범이 되어온 안성기(10.7%)와 지난해 1위에 올랐던 정우성(10.4%) 씨는 남녀대학생 모두에게 고른 지지를 받으며 2, 3위에 올랐다. 심은하는 은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6.2%를 얻어 4위에 올랐으며, 박신양․전지현은 각각 5.6%의 지지로 5위에 랭크됐다. □ 탤런트 <로망스>를 통해 아이돌스타로 급부상한 김재원이 7.5%를 얻어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매력적인 미소로 여대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소년을 위협하는 2인자는 골수팬을 확보하고 있는 양동근(6.1%). 미니시리즈 <네 멋대로 해라>에서 양동근과 호흡을 맞췄던 이나영 은 5.5%로 3위에 올랐다. ‘명랑 소녀’ 장나라는 5.2%로 4위를, 영화배우 부문에서 5위에 올랐던 전지현은 3.5%로 5위를 차지했다. □ 가수 월드컵과 함께 국민적 스타로 발돋움한 윤도현과 ‘윤도현 밴드’가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가수 부문 1위로 올랐다. 음악 프로그램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왕성한 과외 활동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윤도현과 윤도현 밴드의 득표율은 7.6%. 풍부한 성량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비가 6.1%로 2위에 진입한 것도 주목된다. 이어 박정현(5.5%), 서태지(4.6%), 보아(4.3%)가 3~5위에 올랐다. □ DJ·VJ 신세대 취향의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정지영 아나운서가 1위를 차지, 변화하는 세태를 대변했다. 그녀는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아나운서 부문에서도 많은 표를 얻었다. DJ와 VJ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하하가 8.7%로 2위에 오른데 이어 자신만의 진행 스타일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배철수가 8.4%로 3위에 랭크됐다. 가수 부분에서 1위에 오른 윤도현밴드의 리더 윤도현이 7.3%를 얻어 DJ 부문 4위에 올랐다. □ 개그맨 ‘메뚜기’ 유재석이 지난해 1위에 올랐던 신동엽을 2위로 밀어내고 왕좌를 차지했다. 방송 3사를 넘나들며 활동 중인 유재석에게 대학생들은 재치 있는 입담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진솔한 이미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동엽(13.8%)은 간발의 차이로 2위로 내려앉았으며 이휘재(7.8%), 박경림(4.8%), 심현섭(4.3%)이 그 뒤를 이었다. □ 아나운서·MC <열전 달리는 일요일>에서 대학생과 호흡하며 활동을 시작했던 손범수가 12년 만에 아나운서 부문 1위로 꼽히면서 새 기록을 세웠다. 여성이 독식했던 이 부문에서 10.4%를 얻어 처음으로 남성 1위를 기록하게 된 것. 0.4%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신 황현정은 10.0%로 2위에 머물렀다. 의 콤비 김주하, 엄기영 앵커는 8.2%와 6.0%를 얻어 3, 4위에 올랐다. 1위를 주름잡았던 백지연은 손석희와 함께 5.1%를 얻으며 공동 5위를 차지했다. □ 운동선수 이탈리아와의 월드컵 8강전에서 멋진 승부골을 넣었던 홍명보 또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인물. 월드컵과 함께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인 홍명보 선수(13.8%)에 이어 2위에 오른 이는 김남일(13.4%) 선수. 구원투수로 맹활약 중인 김병현이 6.6%로 그 뒤를 이었다. 넘버 원을 고수했던 박찬호(6.5%) 선수는 부진한 투구만큼이나 인기가 떨어져 4위로 내려갔으며, 노장 황선홍 선수는 6.0%를 얻어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경제인 삼성 이건희(25.2%) 회장의 인기 또한 천정부지. 대학생들은 국내 1위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기업을 향해 진일보하는 삼성의 ‘버팀목’ 이 회장에게 높은 지지로 화답했다. 월드컵 특수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이 21.6%를 얻어 2위에 올랐으며 고 정주영(15.5%) 회장은 3위에 올라 사후에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8.0%로 4위에 오른 안철수 사장은 젊은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 언론인 토론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이성적인 진행을 보여준 손석희 아나운서가 20.6%로 언론인 부문 1위에 올랐다. 대학생들은 그를 아나운서보다는 언론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의 엄기영 앵커가 18.2%를 얻어 2위에,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황현정이 10.8%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26.0%로 1위를 차지했던 <한겨레> 손석춘 논설위원은 6.9%로 뚝 떨어져 4위에 턱걸이했다. □ 정치인 오를 줄 모르는 국민적 지지도와는 달리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대학생들의 사랑은 각별했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4위에 만족해야 했던 노 후보에게 30.7%의 지지를 보냄으로써 1위에 올려놓은 것. 반면 지난해 1~3위에 올랐던 김민석, 김대중, 정동영 의원은 순위에서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정몽준(22.3%) 의원이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부문에 랭크된 것도 주목할 사항. 3위는 7.1%를 얻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4위는 6.8%의 김민석 의원이 차지했다. □ 영화감독 이창동(24.3%) 감독이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하면서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이는 신작 <오아시스>에 대한 대중적인 인기와 베니스영화제의 수상 소식이 겹치면서 이뤄진 쾌거. 지난해 강제규 감독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던 임권택(24.3%) 감독이 다시 1위에 복귀하면서, 공동 1위라는 드문 기록이 세워졌다. 영화 마니아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류승완 감독이 7.6%로 단숨에 3위에 올랐으며 강제규 감독은 7.3%로 4위를 기록했다. 여성감독으로 유일하게 순위권에 오른 이정향 감독은 강우석 감독과 5.0%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 만화가 한국 만화의 상징과 같은 이현세의 독주가 여전하다. 꾸준한 활동보다는 불후의 명작들의 인기에 힘입은 이현세는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15.5%를 얻었다. <오디션>으로 한국 만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천계영(9.0%)이 이현세의 뒤를 추격했으며 박광수(8.2%)는 순위권 밖에 머물다 다시 3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여성들의 지지가 높은 원수연(6.7%), 이미라(6.2%)가 4, 5위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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