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끝날 것만 같았던 코로나19라는 암흑의 터널은 끝이 보일 듯 보일 듯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의사용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Sermo가 세계 30개국 의사 6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조사에 따르면 83%가 글로벌 2차 파동을 예상한다고 한다. 범유행 같은 전염병은 통상 3파로 진행되는데, 아직 1파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며 더 강력한 2파가 내년 초 다시 창궐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2차대전 이래 최악인 –5.2% 역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국가 대표 경제단체와 국제기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도 52%가 올 하반기 더블딥(Double Dip,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가올 여름 봉쇄 조치의 해제 또는 완화로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지만, 가을 이후 대유행으로 봉쇄조치가 강화되고 경기가 다시 침체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전망(展望)이 전망(全亡)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2020학년도 1학기 대학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개학을 연기할지 말지, 개강을 연기할지 말지, 2주 연기할지, 4주 연기할지, 전면적 온라인 강의를 할지 말지, 대면 시험을 치를지 말지 등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사태로 인한 혼란의 연속이었다. 교수도, 직원도, 학생도 초유의 대재앙 앞에서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비대면 온라인강의를 위한 인프라, 인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이를 위한 교수법의 개발과 확산에도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이 대학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미네르바스쿨이나 애리조나주립대의 사례를 ‘혁신’ 사례로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벤치마킹하고자 노력했지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아닌 먼 미래의 이야기로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19로 인해 미래가 갑자기 열려버렸다.

이제는 코로나19 종료 이후의 대응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학기 초 잠깐의 이벤트로 지나가리라 예측했지만, 이제는 대면 교육의 마지노선을 건넜다는 것이 중론이다.

불과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빠르게 도입한 비대면 교육의 콘텐츠와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그게 걸맞은 교수법의 혁신과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과거 흑사병(페스트), 천연두, 1차 세계대전 및 스페인독감, 2차 세계대전, 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금융위기 등과 같은 팬데믹 이후의 역사적 사실은 뉴노멀에 빠르게 대비하는 것만이 이후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는 교훈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속에서 빛을 발한 K-방역을 넘어 앞당겨진 K-에듀의 새길을 대학과 정부가 함께 협력해 개척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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