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 계명문화대학교 부총장

최준영 계명문화대 부총장
최준영 계명문화대 부총장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코로나 31번 확진자 이후 확고한 소신과 자신감으로 코로나19를 제압하는 데 가장 크게 공헌했다. 그녀는 한발 빠른 검사와 역학조사로 자칫 수렁에 빠질 수 있었던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나라 코로나 관리체계를 전 세계에 알리면서 대한민국 국격을 높인 영웅이다. 사람 만날 시간도 부족해서 업무추진비 5만800원을 사용한 그녀였다. 그녀가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오직 국민의 건강만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은 다양한 사고와 개성이 존재하는 창의 집단이기도 하지만, 변화와 혁신이라는 모험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조직이다. 그러나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로 대학의 일상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 우리 대학들은 코로나19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비대면(非對面) 상황의 확산은 대학의 교육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켰으며,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우리 삶에서 현실로 다가왔음을 직감하게 된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것 같았던 비대면 재택수업은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역량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특히 효율적인 일정 관리, 메모를 통한 학습효과 높이기, 학습 동기를 잃지 않으려 스스로 노력하는 등 대학에서 수업으로 지도할 수 없는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 어떤 면에서는 교수자들의 교수법에도 영향을 미쳐 교육의 질을 높이는 마중물이 됐다고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역경은 곧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역발상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는 전문대학이 직면한 입학자원의 부족과 등록금 동결로 인한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재정 배분의 효과성뿐만 아니라 교육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정된 대학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과감히 배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사업은 정부의 정책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핵심성과지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대학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적 목표와 대학의 중장기발전계획을 연계, 자율성과지표를 설정하고 핵심전략과 세부실행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필자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정책적 목표의 최우선이 전문대학의 교육품질 제고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전문대학이 해결해야 할 당면한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재정지원액을 신중하게 집행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과 실행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강좌 수라는 지표를 생각해보자. 이를 단순히 시간강사를 위한 지표로 오인하지 말고 조금 넓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이 새로운 교과목을 개발하고, 혁신적인 교수학습방법과 TLT(Teaching and Learning with Technology) 적용을 위한 강의실 크기(Class Size)의 축소와 같은 노력에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원격교육을 위해 LMS, 네트워크 구축 등 하드웨어(H/W)와 교수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연결돼야 한다.

둘째, 대학 간 공유가 필요하다. 개별 대학이 지닌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고 부족한 점을 채움으로써 상생‧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양한 평가로 인해 과도한 대학 간 경쟁은 오히려 역기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셋째, 확산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성화고와 일반대학 사이에 있는 전문대학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현재 수행하고 있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과 같은 재정지원사업의 성과를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역사회, 나아가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널리 홍보할 때 전문대학이 일반대학과 차별화돼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교육부가 혁신지원사업 예산의 용도 제한 완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두려움에 휩싸인 청년 학생들을 위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이를 계기로 대학들은 현실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함과 동시에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학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대학은 교육수요자인 고객 창출을 위해 교육수요자를 어떻게 만족시킬지, 나아가 어떻게 감동을 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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