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
(경인여자대학교 글로벌인재처 팀장)

김동욱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
김동욱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단계인 팬데믹 현상으로 전 세계가 사회, 경제, 국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유학 시장도 매우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영국대학연맹은 코로나19 사태로 영국유학을 취소하는 학생이 12만명에 달하고, 이로 인한 교육계의 손실 규모는 약 25억 파운드(3조9000억원)로 추산되며 연말까지 교직원 3만여명이 퇴직 위기에 놓일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국제교육자협회는 4월에 미국 346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유학취소로 10억 달러의 손실을 받고 현재 유학생들도 78%가 가을에 등록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연말까지 총 45억 달러(5조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다. 호주 역시 48억 달러(4조348억원)의 손실과 향후 2만 1000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며, 일본은 2021년 외국인 유학생 입시를 치르지 않겠다는 대학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확인되고 있다.

국내 대학들은 입학자원의 급격한 감소로 2020년도 대입정원보다 수험자 수가 적어지는 첫 대입 역전현상을 경험했고, 2024년에는 대입정원 49만명 대비 대학입학가능자원은 37만여명으로 감소세가 더욱 확산된다. 때문에 더 이상 국내 학생만으로 대학 운영을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해외 유학생 유치에 앞장 선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유학생 급감의 충격은 더욱 크다.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여행 제한, 비자발급 지연, 경제 불확실성 초래로 국제교육 분야인 유학시장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손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더욱 전망이 어둡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둔화는 가계경제 위기와 더불어 중산층 몰락을 촉진하고 있고, 이로 인한 자녀들의 유학수요는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라 예상된다.

유학시장의 어려움은 단순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적 교류 제한이라는 짧은 충격 이외에도, 경제적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소비 축소로 장기적 유학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법무부는 최근 OECD 국가 출신 유학생의 비자 절차 간소화, 국제화 역량 인증 하위대학에 대한 한국어능력 구비요건 완화 등 다양한 위기 타개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더욱 강력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유학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전 세계 각국은 유학 활성화를 재건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캐나다 이민부(IRCC)는 5월 10일 가을학기 유학생 입학시기에 맞춰 가능한 많은 학생의 비자 허가 처리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트남 역시 외국인 입국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으나, 최근 한국인 유학생을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기도 했다.

최근 ‘뉴노멀’이라는 용어가 화두다. 과거에 비정상적으로 여겨졌던 현상이 점차 표준이 돼가는 것을 의미하는 ‘뉴노멀’은 코로나 19로 인해 비정상적이던 현상이 점차 표준이 돼가는 행동을 비유하며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대학들의 유학정책은 단순히 학생 채우기, 학생 수 늘리기에 급급한 면이 있었고 이로 인해 정부정책은 불법체류 경제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연간 2만불 이상 유학경비를 충당할 수 있는 중산층 이상의 학생들만 비자를 주는 정책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유학정책은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한국으로의 유학 유치가 아니라, 유학 이후 국내 산업 부족 직군으로의 합법적 취업 활동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유학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현재 뿌리산업 분야인 자동차, 기계, 용접 등 일부 특수직종의 유학정책을 더욱 확대해 3D직종, 농어촌지역 실버헬스 케어(장애활동 보조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인력 등에 비전문취업비자의 진입장벽도 해소해야 한다. 또한 4년제 이공계 졸업 유학생에게만 부여하는 전문인력 취업 비자(E7)도 전문대 이공계 졸업생도 포함하도록 차별화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파고가 높으면 바다 바닥이 뒤집히면서 바닷 속 영양군이 더 풍성해지듯 코로나 19가 몰아온 변화에 맞춰 관행의 익숙함을 개선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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