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22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22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가 회장 후보자 등록과 자격 심사를 위한 ‘회장추천위원회’를 신설하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사무총장 자격을 협의회 직원이 아닌 이사로 변경하고,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도 사무총장 직속 조직에서 회장 이하 조직으로 이동했다. 수석부회장제도 공식 신설해 회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할 경우 총장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전문대교협은 22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국 135개 전문대 중 91개교 총장이 참석했다.

남성희 회장은 개회사에서 “코로나19와 학령인구 감소는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평생교육 시대로 가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전문대가 평생직업교육을 내실화 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스터 대학’ 설립 추진에 대한 기대를 전하며 “일반대와 전문대 사이 학과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마이스터 대학을 통해 직업전문기술석사 과정을 신설하는 것은 전문대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이날 총장단은 전문대교협 회장 선출 방법 개선안과 협의회법 일부 개정안, 협의회 정관 일부 개정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회장 선출 방법을 개선하며 전문대교협은 ‘회장추천위원회’를 신설하고, 회장추천위원회가 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한 뒤 최종 후보를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한 지역별 총장협의회가 회장 후보를 회장추천위원회에 추천하고, 자가 추천이나 타인 추천을 통한 등록도 가능하게 했다.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 관리는 신설한 선거관리위원회에 맡겼다.

이날 총회에서 회장 선출 방법 개선안이 논의된 이유는 남성희 회장의 선출 과정에서 일부 총장들의 이의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1월 총회 당시 남성희 총장은 회장추천위원회가 규정되기 전에 위원회를 통해 단독 후보로 출마해 찬반 거수투표로 회장에 선출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몇몇 총장에게서 회장 선출 규정과의 배치를 문제 삼아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전문대교협 임시총회에 참석한 총장들이 안건을 살피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22일 전문대교협 임시총회에 참석한 총장들이 안건을 살피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또한 이번 총회에서는 사무총장의 신분을 이사로 변경하기 위한 협의회법과 정관 개정 작업도 이뤄졌다. 기존에는 사무총장이 별정직 직원 신분으로 돼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사무총장은 협의회 이사 신분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사무총장은 공직유관단체 임원에 해당돼, 퇴직 후 3년간은 대학 총장이나 부총장, 처장 등 대학의 직원으로서 취업이 불가하게 된다. 재산도 공개해야 한다. 단 사무총장의 임기는 다른 임원과 달리 4년으로 유지된다.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은 사무총장 소속 부설기관에서 협의회장 소속으로 이동됐다. 이에 대해 전문대교협은 “인증원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며 “교육부가 인증원 독립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역시 인증원 독립성 제고의 일환으로 인증원장 선임 과정에서 원장 후보를 회장이 아닌 ‘원장추천위원회’가 추천하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22일 전문대교협 임시총회에 참석한 총장들이 안건을 살피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22일 전문대교협 임시총회에 참석한 총장들이 총회 개회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관행적으로 선임되던 수석부회장제도 공식 신설했다. 수석부회장은 이사회에서 선출하며, 회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게 될 경우, 회장의 잔여 임기 동안 총장 직무를 대행한다.

조직 변화를 마친 전문대교협은 이날 입시홍보에 있어서 전문대의 변화도 요구했다. 이날 2020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한 이보형 사무총장은 “전문대 특성에 맞는 전형을 운영해야 한다”며 전형 기준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적정 수준의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수능위주 전형에서 수능 반영 영역 수를 3개 이내로 축소하고, 수험생의 인성이나 학업의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전형을 늘리는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입학처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향후 3년은 특히 학생 모집이 어려운 시기로 보이는 만큼 총장들의 각별한 관심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학에서 2023학년도까지의 향후 3년간 대입 전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 홈페이지와 SNS 관리는 물론 대학입학자문단 운영, 고교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을 밝힌 이유는 내년도 입시에서 입학자원이 최대 9만1000명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보형 사무총장은 “2021학년도 입시 상황을 전망해보면 수도권과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상황이 어려울 것 같다. 입학 자원은 6만6000명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모집인원 대비 부족 자원만 4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원격대학이나 폴리텍대학과 같은 기타대학을 포함할 경우 9만1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대 쏠림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2020학년도 입시에서 수도권은 여건이 양호하고 등록률 100%가 나타났으나 지원율이 이전보다 하락했다. 충북, 대전, 충남, 부산의 등록률 하락도 크게 나타났다. 계열별로도 전체적으로 등록률이 감소한 상황에서 특히 공학, 인문사회. 자연과학, 예체능 계열에서 감소 추세가 두드려졌다”고 밝혔다.

신임 총장들이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순자 군산간호대학교 총장, 이계쳘 군장대학교 총장, 이재민 부산경상대학교 총장, 정원섭 수원과학대학교 총장, 안승권 연암공과대학교 총장, 황봉성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신임 총장들이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상진 군산간호대학교 총장, 이계쳘 군장대학교 총장, 이재민 부산경상대학교 총장, 정원섭 수원과학대학교 총장, 안승권 연암공과대학교 총장, 황봉성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총회에서는 지난 1월 전문대교협 정기총회 이후 새로 취임한 총장들의 인사도 진행됐다. 신임총장 중 이날 총회에 참석한 △강상진 군산간호대학교 총장 △이계철 군장대학교 총장 △이재민 부산경상대학교 총장 △정원섭 수원과학대학교 총장 △안승권 연암공과대학교 총장 △황봉성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총장 등이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최상목 농협대학교 총장 △양영희 서정대학교 총장 △최광필 웅지세무대학교 총장 △김재현 호산대학교 총장 등도 지난 1월 총회 후 새롭게 취임한 총장들이지만 이날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총회에 교육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앞선 전문대교협 총회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나 직업교육정책관 등이 참석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전문대교협 측은 “교육부가 코로나19 상황으로 6월 중에는 외부 일정을 소화하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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