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고려대가 10년 만에 연극으로 맞붙는다. 올해 개교 120주년을 맞은 연세대와 100주년이 된 고려대가 각각 성대한 기념 공연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 무대와 방송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연세극예술연구회 출신 동문과 고려대 극예술연구회 및 극예술동우회 출신 동문, 여기에 재학생들까지 참가하는 대규모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연세대는 연출, 극작, 무대, 조명 등 스태프가, 고려대는 출연진이 강하다는 평. 연세대는 26~28일 노천극장에서 학교의 인기 레퍼토리 '한 여름 밤의 꿈'을, 고려대는 다음달 1~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크리스토프 마틴 빌란트 원작의 '당나귀 그림자 소유권에 관한 재판'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공연되는 '한 여름 밤의 꿈'은 1985년 연세대 100주년 기념으로 올려져 최단기간 최다관객을 동원, '85 동아연극상'을 수상했던 작품이다. 95년 개교 110주년 기념, 99년 노천극장 확장기념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다. 셰익스피어가 1595년 경 쓴 낭만희극으로, 한 여름 밤 숲 속에서 두 쌍의 연인과 요정들이 얽혀 벌이는 갖가지 소동을 그리고 있다. 제작진 또한 화려하다. 배우 오현경(56학번)이 예술감독을, 임형택(82학번) 서울예대 교수가 연출을, 오세곤(74학번) 순천향대 교수가 드라마투르그를 맡았다. 85년 재학생으로 이 작품에 참여할 당시 "20년 후 연출로 돌아오겠다"고 했다는 임 교수는 실제 이번 공연에서 연출을 맡아 특히 눈길을 끈다. 출연진은 왕년의 유명 아나운서 임택근(51학번)을 비롯해 배우 이영후(61학번) 서승현(61학번) 김종결(64학번) 명계남(72학번) 이대연(83학번) 등 동문 예술인과 재학생 등 총 60여 명. 또 조명 유덕형(57학번) 서울예대 이사장, 무대 박동우(81학번) 중앙대 교수, 의상 장혜숙(81학번) 상명대 교수 등이 스태프로, 극작가 차범석(47학번), 표재순(56학번) 연대 교수, 평론가 한상철(56학번) 등은 고문단으로 참여한다.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결혼식 장면에서는 일반인들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미처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7-8쌍을 선정, 무대 위에서 실제 결혼식을 올려주기로 한 것. 10년에 한 번씩 동문 합동 기념공연을 올리는 고려대극회는 이번엔 '당나귀 그림자 소유권에 관한 재판'이라는 작품을 준비했다. 원작은 독일작가 크리스토프 마틴 빌란트의 소설 '압데라 사람들 이야기' 중 제4권 '당나귀 그림자 재판'이라는 부분으로, 인간의 자만과 속물근성을 고대 그리스 도시 압데라 사람들에 빗대어 풍자한 연극이다. 역시 막강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김성옥(56학번) 박규채(58학번) 여운계(58학번) 손숙(63학번) 고금석(70학번) 장두이(70학번) 성병숙(73학번) 예수정(73학번) 이성용(76학번) 주진모(76학번) 원영애(82학번) 이현우(82학번) 등 이 학교 출신 연극인들이 총출동한다. 제작지휘는 유길촌(58학번)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연출은 장두이 씨가 맡았다. 고대 동문은 아니지만 고려대극회 출신 연극인들과 가까운 배우 전무송, 고려대 출신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이 카메오로도 나온다. 고려대극회는 이 둘 외에도 고려대와 인연이 있는 유명인사, 연예인들의 카메오 출연을 위해 섭외 중이다. 재학생은 물론, 이 학교와 교류협정을 맺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학생들, 인근 숭례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어린이 등 총 10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출연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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