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부지역 다낭서 지난달 ‘한-베 ICT 대학교’ 설립
올해 초 베트남 정부, 다낭대학교 ICT 학과와 ‘한-베 IT대학’ 통합으로 4년제 인가
“유일한 ICT 대학교로 4차 산업혁명 대응 고급인력 양성에 기여할 것”

한-베 ICT 대학교 전경
한-베 ICT 대학교 전경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한국이 베트남에 세운 ‘한-베 ICT대학교’가 베트남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대표 고등교육 기관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

우리나라 개발협력 대표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가 ‘한-베 ICT 대학교’ 설립 기념식을 지난달 베트남 다낭에서 열었다. 우리 정부와 베트남 교육부 등이 참석한 이날 기념식은 관계자들의 큰 관심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와 응웬 반 푹(Nguyen Van Phuc) 베트남 교육훈련부 차관, 판 땀(Phan Tam) 베트남 정보통신부 차관을 비롯해 조한덕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 등이 이날 기념식에 자리했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양국의 협력이 열매를 맺어 ICT 대학교가 설립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ICT 대학교가 베트남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ICT 고등교육 기관으로 우뚝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판 땀 베트남 정보통신부 차관은 “양국 간 우호 협력의 상징인 ‘한-베 ICT 대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 정부와 코이카에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응웬 반 푹 베트남 교육훈련부 차관은 “한-베 ICT 대학교가 중부지역 핵심 ICT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한-베 ICT 대학교 설립 기념식'에 참석한 한국, 베트남 주요 관계자들. 왼쪽부터 안민식 베트남 주다낭 총영사,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 후잉 공 파(Huynh Cong Phap) 한-베 ICT 대학교 총장, 김동배 주베트남 공사참사관, 조한덕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한-베 ICT 대학교 설립 기념식'에 참석한 한국, 베트남 주요 관계자들. 왼쪽부터 안민식 베트남 주다낭 총영사,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 후잉 공 파(Huynh Cong Phap) 한-베 ICT 대학교 총장, 김동배 주베트남 공사참사관, 조한덕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

■‘한-베 ICT 대학교’ 4년제 승격…“양국 우정의 상징이 열매 맺어” = ‘한-베 ICT 대학교’는 코이카의 지원으로 2007년 현지에서 개교한 IT 대학이 4년제 ‘ICT 대학교’로 승격된 사례다. 코이카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약 4년간 1000만불을 지원해 베트남 중부지역의 IT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IT대학 설립을 지원했다. 2007년 설립 뒤 지금까지 약 4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베트남 IT 산업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기존 IT 대학은 2‧3년제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이번 4년제 승격으로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학사학위 졸업자들을 배출할 수 있게 됐다.

이소영 코이카 베트남 사무소 부소장은 지난달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4년제 승격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ICT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베트남에 의의가 굉장히 크다”며 “베트남 중부지역에 부재한 ICT 분야에 특화된 대학교의 설립으로 베트남 내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소영 부소장은 이어 “한국 정부가 대학의 설립부터 지원한 것은 16년간의 한-베 우정과 협력의 상징”이라며 “이번 4년제 대학 승격은 우리 정부 사업의 궁극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급성장’ 베트남서 성공인재 만들겠다” = 최근 베트남의 IT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IT 분야 고용 수요는 4배 가량 급증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에 디지털 경제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2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부소장은 “IT 분야 급성장에 따라 4년제 IT 관련 학위 수요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베트남 정보통신부의 지난해 통계를 보면 2020년 베트남에 필요한 IT 인력은 40만명이지만, 현재 IT 인력은 이에 못미치는 약 25만명 수준이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2013년부터 520만불을 투입해, IT 대학의 4년제 승격을 위한 ‘한-베 친선 IT대학 4년제 승격 지원사업’ 추진을 시작했다. 베트남 정보통신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에 발맞춰 IT 분야 고급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대학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 △커리큘럼, 50개 과목 교재개발 △연수, 박사과정 등 교직원 역량강화 △서버, PC 등 교육 기자재 확충 등을 진행했다. 4년제 승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 결과 지난 1월 베트남 정부는 ‘한-베 친선 IT대학’과 다낭대학교의 ICT 관련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으로 베트남 중부지역에 유일한 ICT 특화 대학교인 한-베 ICT대학교 설립을 승인했다.

■“한국 대학과 협력관계 강화 희망하고 있다…베트남 진출 韓기업 산학협력도 활발” = ‘한-베 ICT 대학교’는 단순히 우리나라와 베트남 양국의 외교적 우호도를 상징하는 교육기관으로만 남지는 않을 것이다. 4년제 승격으로 학사학위 체계를 갖게 된 ‘한-베 ICT 대학교’는 앞으로 고등교육 인프라와 고급 IT 학문 발전 등에 앞장서는 등 탄탄한 대학의 기준도 갖춰 나갈 방침이다.

그동안 한-베 IT대학이 수많은 기술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등 역할을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IT연구의 불모지’라고도 할 수 있었던 베트남의 학문 수준도 도약시킬 기능을 담당하겠다는 각오다.

이소영 코이카 베트남 사무소 부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베 ICT 대학교’가 향하는 방향을 가늠해본다.

- 석사와 박사학위과정 등 대학원 단계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대학원 과정은 언제쯤 도입될 수 있을지.
“석사‧박사과정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 취득이 필요하다. 따라서 IT 분야 학사학위 소지자가 안정적으로 배출되는 단계에서 고려할 수 있다. 대학원 과정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베트남 내 절차에 따라 석사와 박사과정을 신설해 나가겠다.”

- 기존 IT 대학(2‧3년제)의 취업률은 어느 정도였나. 주로 어떤 기업형태로 진출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한다.
“기존 졸업생의 취업률은 약 81%였다. 주 취업처는 베트남 중부지역, 다낭 내 컴퓨터 수리 서비스나 판매,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기업에 진출해 활발하게 종사하고 있다.”

- 향후 4년제 학사학위를 가진 졸업생들의 취업 진출 분야는 이전과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는지.
“4년제 학사학위를 가진 졸업생들의 취업처는 IT 기업을 포함해, 정부 부처나 지방정부, 연구소, 대학교 등 취업처 측면에서 더욱 넓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자본으로 설립된 대학인 만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취업에도 유리한 부분이 있을지.
“ICT 대학교를 통해 우수한 ICT 인력을 양성할 경우, 한국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투자 기업은 물론 베트남 내 우수한 ICT 기업으로의 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학은 한국 기업과의 산학협력 강화를 희망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과 기업 간의 협력관계에 따라 국내 기업 취업 시 유리한 측면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 ‘한-베 ICT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한국에 있는 대학에 편입한다거나, 대학원 진학이 가능한지.
“‘한-베 ICT 대학교’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향후 한국의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교환학생 프로그램 운영 등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대학과의 교환학생 제도가 갖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베트남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 역시 당연히 가능하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