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가 소노벨 제주에서 워크숍을 열고, 오는 2021학년도 학생 모집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가 소노벨 제주에서 워크숍을 열고, 오는 2021학년도 학생 모집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상황까지 이어지며 대학들이 학생 모집과 입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는 1일부터 2일까지 소노벨 제주에서 워크숍을 열고, 오는 2021학년도 학생 모집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워크숍은 3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워크숍에는 전국 전문대 입학 업무 관계자들은 물론 이현대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회장, 최종범 한국전문대학사무처장협의회 회장, 이종엽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관리위원회 위원장, 오장원 한국전문대학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 회장 등 유관 협의체 회장들이 다수 참석했다. 또한 교육부 전문대학지원과에서는 신혜원 사무관과 이혜수 주무관이 참석해 전문대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전문대 내 고조된 위기감이 엿보였다. 1일 개회식에서 ‘전문대 입시는 무기 없는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입을 연 김용옥 회장은 “대학생들이 사회가 원하는 스펙을 학교 밖에서 만들고 있으며, 대학 진학을 후회하는 이유를 취업이 안 되거나 직업을 갖지 못해서라고 답하고 있다. 취업문이 좁아진 오늘날의 대학은 곧 취업이 목표가 돼야 하고, 취업이 안 되는 대학은 교육 자체가 의미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전문대가 차선책이 아닌 최선책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을 살린 특성화 교육과 실무 중심의 직업교육으로 취업률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종엽 회장은 전문대에 대한 정책적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격려사에 나서 “혁신지원사업 예산 증가액에서 전문대는 일반대에 못 미치는 대우를 받았다. 일반대에 비해 전문대는 부적절한 대우를 받아왔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문대인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옥 회장이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김용옥 회장이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이어진 주제발표 순서에서는 전문대의 학생 모집 전략에 대한 제언이 이뤄졌다. 특히 고등학교 현장에서 바라본 전문대의 모습과, 교육 수요자를 확보할 때 전문대 입학 업무 관계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점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고등학교 관계자들은 전문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칠근 남양주 다산고등학교 교감(전 경기도교육청 장학사)은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이나 전과제도 같은 전문대의 학사제도에 대한 고등학교 교사들의 이해가 낮다고 말하고, 이에 대한 자세한 홍보와 함께 전문대 각 전공에 대한 교육과정과 진출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 자세히 홍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대의 학생 선발 방식이 성적 중심에서 면접이나 실기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강효자 도농고등학교 교사는 “전문대에 대한 선호가 높은 학생들은 성적이 낮아 진학하지 못할까 걱정한다”며 “전공 분야에 열의가 있는 학생들을 위주로 선발해주기를 고등학교는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2020학년도 전문대의 입시 결과를 분석한 안연근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장도 “2020학년도 입학자원은 명목상 7757명을 초과했음에도 정원 내 최종 등록률이 94.29%였고 지역에 따라서는 90% 미만 지역도 5개나 됐다. 2021학년도 입시를 낙관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입학 전형방법에 있어 선발이 아닌 모집에 중점을 두고 면접을 통한 선발이나 추천을 받아 선발하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전문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입시 홍보 사례도 발표됐다. 전주비전대가 입시 등에서 어려움을 겪던 시기 입학처장과 기획처장을 지냈던 우병훈 교수는 “대학마다 각자 상황에 맞는 통계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며 “전주비전대의 경우 매년 입학생들의 출신 고등학교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입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전주비전대의 등록률은 99%였다.

또한 그는 “입시는 바닥칠 때를 허락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학령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라며 “학생 모집이 안 되면 대학 재정도 바닥이 나게 된다. 대학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학생 모집이 잘 돼야 한다”고 입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대학 전체가 입시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수들이 직접 학과에 대해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만나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입시홍보에도 지장이 생기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방식의 입시홍보 방안도 논의됐다.

입학관리자협의회는 지역별 입학정보 박람회를 오프라인 방식 개최와 비대면 온라인 방식 두 가지를 병행해 개최하기로 하고, 줌을 활용한 화상 상담과 대학별 카카오톡 채널을 통한 일대일 채팅 상담을 제공하기로 했다.

전문대교협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될 경우 박람회를 전면 취소할 수 있다고 예고하면서, 이 경우 박람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사대상 설명회도 지연되고 있어, 전국 135개 전문대에 대한 홍보 영상을 제작해 전국 고등학교에 배포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승근 정화예술대학교 부총장(전 고등직업교육인증원장)은 ‘언택트 시대와 도전’을 주제로 발표하며, 비대면 수업을 할 때에는 보다 세밀한 학생 지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사이버대가 주목받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 대학은 이번 학기 100% 원격 강의로 수업을 진행했다. 한 학생당 적어도 5번 이상 통화했고, 메일로 과제를 제출받으면 첨삭을 해 전원에게 피드백이 이뤄지도록 신경썼다. 학생들에게 수업 내용이 와 닿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관리했다”고 말했다.

전문대의 학과 개편 경향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이승후 인천재능대학교 교수(전 부총장)는 학과 개편은 학생들의 지원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지만,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학과 개편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대들이 학과 개편에 유연하지만 이는 다르게 보면 ‘길게 보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많은 학과들이 신설되고 얼마 되지 않아 사라졌다”며 “2006년도에는 12개 학과가 전문대에서 신설됐으나 이 중 1개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과는 다시 개편됐다. 2007년도에도 14개 학과가 신설됐지만 이 중 3개만 살아남았다. 2013년에 신설된 학과들 중에서도 폐과된 학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신설되는 학과들을 보면 인공지능, 드론, 융합, 스마트, 반려동물, 유튜브‧방송, 외식 및 바리스타, 바이오‧보건, 글로벌과 같은 키워드가 눈에 띈다”고 트렌드를 분석하고 “학과를 신설할 때는 산업체 현장의 요구를 커리큘럼에 반영하고, 이에 맞는 교수자원과 시설 투자 계획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함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가 소노벨 제주에서 워크숍을 열고, 오는 2021학년도 학생 모집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가 소노벨 제주에서 워크숍을 열고, 오는 2021학년도 학생 모집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허지은 기자)

이번 워크숍에서는 이외에도 △전문대학 입시정책(신혜원 교육부 전문대학지원과 사무관) △2021학년도 입학전형 기본사항(권은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팀장) △2021학년도 입학자원 확보를 위한 고교 홍보방안(이종엽 위원장) 등의 강연이 2일차까지 진행됐다. 또한 이어지는 3일차 일정에서는 △전문대학 입학전형 개선방안 토론 △지역별 입학홍보 전략 논의 △입시 및 홍보 감사사례 발표 등의 시간이 이어진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코로나19 안전 예방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행사 장소 입장 전 발열 여부 체크와 마스크‧손소독제 배부가 이뤄졌다. 또한 행사가 진행되는 중에는 모든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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