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육종 연구 밑거름 되길”

[한국대학신문 이다솜 기자] 김재철 변호사(39년생)가 국내 육종 연구 지원을 위해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에 ‘육종연구소 기금’ 30억 원을 기부했다.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는 6일 고려대 본관에서 ‘김재철 변호사 고려대학교 오정(五丁) 육종연구소 기부식’을 열었다.

이날 기부식에는 김재철 변호사와 정진택 총장, 박현진 생명과학대학장, 김규혁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송혁기 대외협력처장, 서용원 생명공학부 교수가 참석했다.

고려대는 이번 기금으로 생명과학대학에 오정(五丁) 육종연구소를 설치하고, 육종 연구의 활성화 및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오정은 김재철 변호사의 호를 뜻한다.

기부식에서 김재철 변호사는 “우리나라 채소, 과일을 보면 대부분이 일본 종자라 안타깝다. 본격적인 육종 및 종자 개발을 위해 연구소 설치 기금을 기부한다. 육종 연구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수 없고 수십 년간 꾸준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추가로 20억 원을 기부할 예정이고, 앞으로도 여력이 되는대로 기부를 이어갈 것”이라며 “고려대가 (지난 번에 기부한) 만송문고를 잘 전시하고 관리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육종 연구 또한 진일보시켜줄 거라 믿는다”라고 기대와 신뢰감을 표했다.

정진택 총장은 “고려대를 믿고 중요한 연구를 맡겨 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기부가 생명과학대학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겠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기부식이 끝난 후 김재철 변호사와 서용원 교수는 오정 육종연구소의 실습이 진행될 고대농장으로 이동해 고려대의 체계적인 생태연구 인프라를 살펴봤다.

고려대는 1953년 농과대학 신설 이후 소규모로 운영되던 실습장을 확장·이전해 1960년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일대에 12만 평의 대규모 부속 농장을 신설, 고대농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명과학대학 학생과 교수들이 현장실습과 실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농장에는 표본 동물 사육장, 수목원, 각종 식물의 품종보존원 등이 마련돼 있다.

한편 김재철 변호사의 가족은 3대째 보물급 문화재를 포함한 고서화와 미술품을 고려대에 기부한 바 있다. 김재철 변호사의 아버지인 만송 김완섭 선생은 일본 메이지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후 법조계에서 활동하며 모은 돈으로 일본 반출위기에 처한 고서를 사들였다. 이후 1952년 고려대에 출강하며 학교와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1975년 이를 학교에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그해 만송 선생이 별세하자 아들인 김 변호사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고서 1만 9,071권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만송문고’로 명명된 이들 고서의 가치는 약 21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며 고려대 도서관의 권위를 높이는 대표적인 문고로서 다수의 논문에서 인용되고 있다. 그 가운데 '동인지문사륙' 7권과 '용비어천가' 초간본 2권은 각각 1981년과 2009년 보물로 지정됐다.

2016년에는 딸인 김주현 여사가 추사 김정희의 '제유본육폭병'을 비롯한 고서화류 334점과 현대미술품 및 공예품 198점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김재철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 4학년 재학 시 사법고시에 합격해 부장판사를 지낸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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