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체논문 1597편, 상위 10% 113편 등 ‘1위 독식’
비율순위 포스텍 10%·5%·50% 1위…최상위 1% 논문 영남대 최고

(사진=서울대 제공)
(사진=서울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최근 발표된 ‘2020 라이덴 랭킹(2020 Leiden Ranking)’의 생명과학·지구과학(Life and earth Science) 순위를 확인한 결과 논문 수를 기준으로 한 모든 순위에서 서울대가 1위를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분야에서 1597편의 논문을 낸 서울대는 연구 영향력이 높은 상위 1%부터 50%까지의 논문 수를 따진 결과에서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규모가 큰 대학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점을 얻는 논문 수 대신 비율을 기준으로 순위를 따지면, 포스텍(포항공대)이 단연 앞선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인 상위 10%를 포함해 상위 5%와 50% 등의 기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단, 연구 영향력이 가장 큰 최상위 1% 논문을 기준으로 하면 영남대가 포스텍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 라이덴 랭킹 ‘생명·지구과학’ 논문 수 서울대 1위, 고려대·건국대 순 = 최근 발표된 라이덴 랭킹의 국내대학 순위를 집계한 결과 생명과학과 지구과학 분야에서도 서울대가 단연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대는 총 1597편에 달하는 논문을 냈다. 이는 2위인 고려대의 750편, 3위인 건국대의 600편 등과 비교하더라도 2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논문 수’ 순위답게 규모가 큰 종합대학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이 강했다. 건국대에 이어 경북대(569편), 경희대(520편), 전남대(515편), 연세대(480편), 경상대(459편), 강원대(438편), 부산대(425편) 등 서울권에 자리한 대형 사립대학, 해당 지역에서 가장 뛰어난 실적을 내는 지역거점국립대 등이 상dnlz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덴 랭킹의 특징은 ‘논문의 질’을 따진다는 점. 전체 논문 뿐만 아니라 피인용도 등을 바탕으로 상위 1%부터 상위 5%, 상위 10%, 상위 50%의 논문 수도 별도로 제시한다. 상위 1%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나온 논문들을 피인용도를 기반으로 줄 세웠을 때 말 그대로 ‘최상위’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여러 기준 가운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상위 10%’다. 라이덴 랭킹 홈페이지에서 ‘기본값’으로 제시하는 값이라는 점에서다. 상위 1%의 논문의 경우 일체 생산하지 못하는 대학도 있는 등 그 수가 많지 않다 보니 대학 간 연구력을 따지는 데 있어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내린 조치로 풀이된다. 해당 분야에서 피인용도 등이 상위 10%에만 들더라도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볼 때 상위 10% 논문을 기준으로 순위를 따지는 것이 랭킹을 내놓은 CWTS의 의도에 부합한다고 봐야 한다. 

상위10% 논문을 기준으로 봐도 1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대가 113편의 상위 10% 논문으로 다른 대학들을 압도했다. 2위도 전체 논문과 마찬가지로 고려대의 차지였다. 

다만, 2위 밑으로는 자리다툼이 치열했다. 전체 논문에서는 3위였던 건국대는 5위로 내려앉은 반면, 4위인 경북대는 3위로 뛰어올랐다. 전체 논문을 기준으로 하면 14위였던 한양대도 상위 10%를 기준으로 하면 4위에 들며, ‘우수한 논문’을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어떨까.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서울대가 1위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 상위 1% 논문 10편, 상위 5% 논문 54편, 상위 50% 논문 702편 등 모든 기준에서 서울대가 1위였다. 전체 논문부터 2위 대학 대비 2배에 달하는 수준이기에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비율순위 포스텍 1위, ‘최상위’ 1%는 영남대 ‘두각’ = 논문 수만을 기준으로 라이덴 랭킹을 바라보면, ‘대규모 대학’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연구진의 ‘규모’부터 차이가 크다 보니 생산하는 논문 수에서도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AIST·포스텍 등 서울대 못지않은 이공계 경쟁력을 자랑하는 대학들이 서울대 등 종합대학을 논문 수에서 이기기 쉽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라이덴 랭킹은 논문 수 순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율 순위’를 별도로 제시한다. 해당 대학이 생산한 전체 논문 가운데 상위 논문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것이 비율 순위다. 규모가 작은 대학은 그만큼 전체 논문이 적어 비율 순위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생명과학과 지구과학 분야에서 비율순위 1위는 대부분 포스텍의 차지였다. 상위 10%를 시작으로 상위 5%와 상위 50% 등에서 포스텍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전체 논문 수는 171편으로 25위에 불과했지만, 우수한 논문들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었다는 의미다. 

단, 포스텍이 모든 기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 가장 연구 영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상위 1% 기준에서는 영남대가 2%로 1.7%의 KAIST, 1.1%의 인하대, 포스텍, 한양대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포스텍과 마찬가지로 전체 논문은 많지 않았지만, 해당 분야 연구자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긴 논문이 상대적으로 많았음을 의미한다. 

영남대에 더해 세종대도 비율순위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낸 대학 중 하나였다. 상위 10% 기준에서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상위 5%에서도 3위에 올랐고, 상위 50% 기준으로 비율순위를 따지면 4위였다. 최근 세종대가 연구력 향상을 위해 교원 채용 단계에서부터 들인 노력이 잘 발휘된 결과물로 보인다. 

(사진=포스텍 제공)
(사진=포스텍 제공)

■라이덴 랭킹은? 논문 수 산정방법은 어떻게? = 라이덴 랭킹은 네덜란드의 라이덴대학교(Leiden University 내 과학기술연구센터인 CWTS(The Centre for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가 매년 발표하는 대학순위다. 올바른 표기는 ‘레이덴대학교’지만, 라이덴대로 일찍이 알려진 탓에 대학이 발표하는 랭킹도 ‘라이덴 랭킹’으로 국내에서는 통용된다. 

라이덴 랭킹의 가장 큰 특징은 ‘논문’ 위주 순위라는 점이다. 평판도나 국제화, 교육시설이나 여건 등을 고려하는 다른 순위들과 달리 라이덴 랭킹은 오로지 논문의 수와 인용도 등을 기반으로 순위를 매긴다. 때문에 대학들의 ‘연구력’을 판단할 수 있는 순위로 명성이 높다. 

라이덴 랭킹의 또 다른 특징은 순위를 매길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데 있다. 논문 수와 비율로 순위를 구분할 수 있는 데 더해 상위논문 기준도 1%, 5%, 10%, 50%로 4개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어떤 기준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순위가 크게 달라지곤 한다. 

여기에 공동저자 체제로 발간된 논문이나 여러 연구기관에 적을 둔 상태에서 쓴 논문 등의 판단 기준도 나뉜다. 라이덴 랭킹이 보유한 자체기준에 따라 공동저자 등의 논문에 조정을 가할 수도, 조정을 가하지 않고 단순 편수로 산정하는 방법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본지는 라이덴 랭킹 집계 과정에서 CWTS의 의도를 존중하는 의미로 ‘기본값’인 공동저자 등의 논문에 조정을 가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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