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수 기준 따라 1위 엇갈려, 전체 서울대, 상위 10% 서울대·연대 공동 1위
상위 1% 세종대, 상위 5% 연세대 등, ‘우수 논문’ 서울대 제치기도
비율순위도 ‘각축전’…상위 1%·5% 세종대 1위, 10%·50% GIST 1위
GIST 전체 논문 4편 그쳐, 103편 세종대에 실리는 ‘무게’

라이덴 랭킹이 별도 순위를 제시하는 학문분야 가운데 유일한 인문계열 분야인 사회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논문 수 기준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대학은 서울대였다. 연세대가 상위 10% 논문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하는 등 서울대의 아성을 위협했지만, 서울대는 전체 논문 수를 비롯해 상위 50% 등에서 단독 1위를 차지하며 연세대를 따돌렸다. (사진=서울대 제공)
라이덴 랭킹이 별도 순위를 제시하는 학문분야 가운데 유일한 인문계열 분야인 사회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논문 수 기준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대학은 서울대였다. 연세대가 상위 10% 논문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하는 등 서울대의 아성을 위협했지만, 서울대는 전체 논문 수를 비롯해 상위 50% 등에서 단독 1위를 차지하며 연세대를 따돌렸다. (사진=서울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최근 발표된 ‘2020 라이덴 랭킹(2020 Leiden Ranking)’ 가운데 유일한 인문계열 학문 분야인 사회과학·인문학(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순위는 상당히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전체 논문 수와 상위 10%, 상위 50% 등의 기준에서는 서울대가 1위를 차지했지만, 연세대와 세종대 등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연세대는 상위 10% 논문에서 서울대와 공동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상위 5% 논문에서는 서울대를 제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세종대도 가장 연구 영향력이 큰 상위 1% 논문에서는 두 대학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율 순위’에서는 GIST와 세종대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상위 10%와 50% 논문에서는 GIST가 앞선 반면, 상위 1%와 5% 기준에서는 세종대가 1위였다. 다만, GIST가 과기특성화대학으로 해당 분야에서 낸 논문이 단 4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3편의 논문을 낸 세종대에 무게가 실렸다. 

■‘사회과학·인문학’ 논문 수 순위 ‘경쟁 치열’ 서울대 소폭 앞선 1위 = 최근 발표된 라이덴 랭킹의 국내대학 순위를 집계한 결과 사회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대학은 서울대인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의 기간 동안 각 대학이 기록한 논문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결과다. 

비교적 1위가 명확하게 드러났던 타 학문 분야 순위나 종합순위와 달리 사회과학·인문학 분야 순위는 대학 간 경쟁이 치열했다. 전체 논문 수만 보면, 서울대가 759편으로 596편의 연세대, 517편의 고려대 등을 앞섰지만, 다른 기준을 적용해 보면 서울대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 

라이덴 랭킹의 특징은 ‘논문의 질’을 따진다는 점이다. 전체 논문 뿐만 아니라 피인용도 등을 바탕으로 상위 1%부터 상위 5%, 상위 10%, 상위 50%의 논문 수도 별도로 제시한다. 상위 1%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나온 논문들을 피인용도를 기반으로 줄 세웠을 때 말 그대로 ‘최상위’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여러 기준 가운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상위 10%’다. 라이덴 랭킹 홈페이지에서 ‘기본값’으로 제시하는 값이라는 점에서다. 상위 1%의 논문의 경우 일체 생산하지 못하는 대학도 있는 등 그 수가 많지 않다 보니 대학 간 연구력을 따지는 데 있어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내린 조치로 풀이된다. 해당 분야에서 피인용도 등이 상위 10%에만 들더라도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볼 때 상위 10% 논문을 기준으로 순위를 따지는 것이 랭킹을 내놓은 CWTS의 의도에 부합한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기본값’이라 볼 수 있는 상위 10% 논문을 기준으로 보면 서울대는 ‘단독 1위’가 아니었다. 연세대와 더불어 38편의 논문 수를 기록,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가 전체 논문 수에서는 서울대보다 160여 편 적었지만, 해당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논문만 놓고 보면 서울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서울대 이외 대학들의 ‘반격’은 다른 순위에서도 이어졌다. 해당 분야에서 가장 피인용도 등이 높은 상위 5% 논문 수는 연세대가 16편으로 서울대보다 1편 더 많았다. 가장 연구 영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최상위’ 1% 논문은 세종대가 5편으로 각 2편에 그친 서울대와 연세대를 모두 누르기도 했다. 

물론 전반적인 순위를 따지자면, 서울대가 다소 앞서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전체 논문과 상위 10%, 상위 50%까지 3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대학이라는 점에서다. 연세대는 상위 10%와 5%, 세종대는 상위 1%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지만, 전반적으로 논문 활동이 가장 왕성했던 대학은 서울대라고 봐야 했다. 

■비율순위 세종대 1위, 각축전 벌인 GIST ‘논문 수’ 적어 = 논문 수만을 기준으로 라이덴 랭킹을 바라보면, ‘대규모 대학’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연구진의 ‘규모’부터 차이가 크다 보니 생산하는 논문 수에서도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AIST·포스텍 등 서울대 못지않은 이공계 경쟁력을 자랑하는 대학들이 서울대 등 종합대학을 논문 수에서 이기기 쉽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라이덴 랭킹은 논문 수 순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율 순위’를 별도로 제시한다. 해당 대학이 생산한 전체 논문 가운데 상위 논문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것이 비율 순위다. 규모가 작은 대학은 그만큼 전체 논문이 적어 비율 순위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비율 순위로 보면, 자연과학·공학 분야에서는 UNIST와 이화여대 등이 KAIST와 더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중에서도 UNIST가 비율 측면에서는 이화여대와 KAIST를 다소 앞서는 모양새다. 상위 10% 기준으로 봤을 때는 물론이고, 5%와 50% 기준에서도 UNIST는 이들 대학보다 높은 비율을 자랑했다. 

사회과학·인문학 비율 순위에서는 의외로 ‘세종대’가 다른 대학들을 앞선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상위 10% 순위에서는 GIST에 비해 다소 낮은 비율을 기록했지만, 가장 연구 영향력이 큰 상위 1%를 비롯해 상위 5%에서도 1위를 차지한 대학이기 때문이다.

상위 10%와 상위 50%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GIST는 논문 수가 너무 적어 비율 순위를 따지기가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GIST는 과기특성화대학인 과기원 중 하나로 이공계열에 강점이 있는 대학이기에 사회과학이나 인문학에서 낼 수 있는 논문 수에 한계가 있다. 이번 순위에 따르면, GIST의 사회과학·인문학 전체 논문은 4편으로 연 1편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세종대가 103편으로 국내 대학 중 12위에 해당하는 많은 양의 논문을 생산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다소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GIST를 제외하고 보면, 세종대는 사실상 모든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상위 10% 논문 순위에서 세종대는 GIST에 이어 2위였고, 상위 50% 순위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됐다. 

(사진=세종대 제공)
(사진=세종대 제공)

■라이덴 랭킹은? 논문 수 산정방법은 어떻게? = 라이덴 랭킹은 네덜란드의 라이덴대학교(Leiden University 내 과학기술연구센터인 CWTS(The Centre for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가 매년 발표하는 대학순위다. 올바른 표기는 ‘레이덴대학교’지만, 라이덴대로 일찍이 알려진 탓에 대학이 발표하는 랭킹도 ‘라이덴 랭킹’으로 국내에서는 통용된다. 

라이덴 랭킹의 가장 큰 특징은 ‘논문’ 위주 순위라는 점이다. 평판도나 국제화, 교육시설이나 여건 등을 고려하는 다른 순위들과 달리 라이덴 랭킹은 오로지 논문의 수와 인용도 등을 기반으로 순위를 매긴다. 때문에 대학들의 ‘연구력’을 판단할 수 있는 순위로 명성이 높다. 

라이덴 랭킹의 또 다른 특징은 순위를 매길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데 있다. 논문 수와 비율로 순위를 구분할 수 있는 데 더해 상위논문 기준도 1%, 5%, 10%, 50%로 4개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어떤 기준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순위가 크게 달라지곤 한다. 

여기에 공동저자 체제로 발간된 논문이나 여러 연구기관에 적을 둔 상태에서 쓴 논문 등의 판단 기준도 나뉜다. 라이덴 랭킹이 보유한 자체기준에 따라 공동저자 등의 논문에 조정을 가할 수도, 조정을 가하지 않고 단순 편수로 산정하는 방법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본지는 라이덴 랭킹 집계 과정에서 CWTS의 의도를 존중하는 의미로 ‘기본값’인 공동저자 등의 논문에 조정을 가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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