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건국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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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021학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교 학사일정이 늦춰지면서 수능이 11월 19일에서 12월 3일로 2주 연기됐고, 이에 발맞춰 수시모집 원서접수도 9월 7일부터 11일이던 것에서 23일부터 28일로 보름 이상 늦춰졌지만, 벌써 7월이 거의 끝나간다. 수시모집 원서접수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 정도가 전부다. 남은 시간 동안 지원할 대학과 전형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수시모집 원서 접수 전까지 전형 선택은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일지, 한 차례 남아 있는 9월 모의평가는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해야 할지, ‘막판’ 수시 원서접수 대비법에 대해 정리해 봤다. 

■‘별다른’ 변화 없는 2021학년 대입, 강점·약점 기반 전형 선택부터 = 2021학년 대입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런 변화가 생겼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입의 큰 틀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정부가 ‘정시확대’를 강하게 밀어 붙였지만, 예상 외로 수능위주전형을 본격적으로 늘린 대학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부가 대입 개편안과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등을 통해 제시한 정시확대 시점이 2022학년과 2023학년 등으로 아직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수능위주전형의 영향력은 현재 드러나 있는 것보다 실제로는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지 못하는 인원들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수시이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020학년 대입만 보더라도 서울대는 175명, 고려대는 216명, 연세대는 242명의 정시 모집인원이 계획보다 늘어났다. 

수시이월이 있다고는 해도 수능전형을 중심으로 하는 정시모집이 수시모집보다 더 중요하다고 오해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단 드러나 있는 수능전형의 비중은 전체 대입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4% 수준에 그친다. 2018학년 정시모집 당시 전국 대학의 수시이월은 3만여 명 수준, 이 중 예체능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볼 때 수능전형의 규모가 전체 대입에서 30% 이상까지 치솟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내년 대학 신입생의 10명 중 7명 이상은 수시모집을 통해 진학이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고3들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수시모집에 특히 더 집중해야 한다. 정시모집은 N수생들의 강세가 완연한 탓에 고3 재학생이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시모집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반면, 정시모집은 수능100%로 진행되는 등 수능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가뜩이나 수능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3들은 되도록 수시모집에서 대학을 결정짓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수시모집은 ‘준비’ 단계부터 난항을 겪기 쉽다. 수능만 잘 보면 ‘일사천리’인 경우가 많은 정시모집에 비해 수시모집은 전형부터 다양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현 대입체계에 따르면, 수시모집은 크게 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논술전형·실기/실적위주전형의 4개 전형으로 구분되지만, 이는 전형요소를 기반으로 대입전형을 ‘분류’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실제 수험생들이 체감할 대입전형의 수는 더 많다. 학생부교과전형 내에 적성고사전형이 있다거나 실기/실적위주전형은 예체능실기전형과 특기자전형으로 구성돼 있는 등 실질적인 내용이 크게 다른 전형들이 전형요소를 기준으로 한 데 묶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면접의 유무, 수능최저 적용 여부, 학교 추천 여부 등의 차이가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수험생들은 단순히 4개 전형으로 전형을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처럼 복잡한 전형들 가운데 어떤 전형을 기반으로 대입을 준비할지 선택하는 것은 수험생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교과성적이 좋고, 비교과 등 교내활동에서의 실적이 좋은 편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을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객관식 문제풀이는 다소 약하지만, 주관식에 강한 편이라면 논술을 노려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여러 평가요소에 두루 강점이 있는 수험생이라면, 선택지를 다양화함으로써 합격 가능성을 한껏 높여볼 수도 있다. 물론 수능성적에 강점이 있지만, 학생부에 약점이 있다면 당연히 수능전형 지원부터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학생부와 수능 모두에 자신이 없는 경우라면 적성고사전형이 제격이다. 적성고사만 잘 보면 ‘일발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교과성적을 반영하는 일종의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인 당락은 국어·수학·영어 등을 기반으로 출제되는 적성고사 성적을 통해 결정된다. 

대학에 따라 전형의 중요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논술전형의 경우 전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에 불과하지만, 서울권 주요 11개 대학으로 범위를 좁히면 13.3%로 그 비중이 크게 늘어난다. 학생부종합전형도 전체 대입을 기준으로 할 때에는 32.7%로 학생부교과전형의 55.9%에 비해 비중이 적지만, 서울권 대학 전반으로 범위를 좁히는 경우 56.5%로 비중이 대폭 늘어난다. 

■9월 모평 성적 기반 최종 지원전략 점검 ‘필수’…반수생 등장에 ‘유의’ =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기반으로 전형을 선택했다면, 마지막으로 참고해야 할 것은 9월 모의평가(모평)다. 수시 원서접수 시작일로부터 불과 일주일 전인 9월 16일 실시되는 9월 모평은 수시 지원전략을 가다듬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6월 모평을 기반으로 지원전략의 얼개를 짜 놓았다면, 9월 모평을 통해 이를 최종 점검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수시모집의 기본 지원전략 중 하나는 ‘상향지원’이다. 정시모집을 통해 입학 가능한 대학·학과 보다는 더 선호도가 높은 곳에 지원하라는 얘기다. 정시에서 합격 가능한 곳은 수능 이후 지원하면 되기에 굳이 수시에서부터 지원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수시 원서접수는 수능 이전에 실시된다. 때문에 수시 원서접수와 가장 가까운 시기에 시행되는 9월 모평을 통해 ‘상향지원’ 여부를 따지는 것이 방법이다. 9월 모평 성적에 따라 수시모집에서 어느 정도로 상향지원을 할 것인지, 수시보다는 정시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할지 등을 판단해야 한다. 9월 모평 성적을 그대로 수능에서 취득했을 때 정시모집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을 추려내고, 수시모집은 그보다 선호도 높은 곳으로 지원하는 방법이 흔히 쓰인다. 

수시모집 내 많은 전형에서 적용되는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따지는 기준도 9월 모평이다. 수능최저 통과 여부를 가늠하지 않은 채 수시 지원전략을 세우기란 불가능하다. 9월 모평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을 원하는 대학의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최대한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아무리 다른 전형요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더라도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합격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9월 모평 성적표는 수시 원서접수 전까지 나오지 않는다. 성적표는 10월 16일에나 나올 예정이다. 수험생들은 일단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상향지원과 수능최저 충족 여부 등을 따져야 한다. 입시기관마다 영역별 등급컷이 다르게 제시될 수 있으므로 여러 입시기관의 수치를 확인해 9월 모평 성적을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반수생’의 존재다. 9월 모평과 6월 모평은 학력평가(학평)과 달리 N수생도 시험에 참여하는 시험이지만, 실제 수능과는 인원 구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N수생 규모는 6월 모평 6만 8784명, 9월 모평 7만 8453명에 불과했지만, 수능에서는 13만 6972명의 N수생이 응시해 6월 모평 대비 무려 6만 8188명이나 N수생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재학생은 줄어든다. 지난해의 경우 39만 7354명이 6월 모평에 응시했지만, 9월 모평에서는 1만 9858명 줄어든 37만7496명이 됐고, 수능은 이보다 더 줄어 34만 7765명이 응시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수능에 약점이 있는 고3들은 줄어드는 반면, N수생들은 늘어나는 모습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모평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수능에 갑작스레 등장하는 인원들을 통상 ‘반수생’으로 본다. 

때문에 고3들은 9월 모평에 비해 수능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기는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 등급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에 수능최저를 가까스로 충족하는 경우라면, 실제 수능에서는 충족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작정 9월 모평에서는 수능최저를 충족했다고 마음을 놓거나, 9월 모평 결과만으로 수능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을 과신하는 것은 피하라는 얘기다. 향후 수능에서 발생하는 변화까지 면밀히 판단해 지원전략을 세워야만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것이라거나,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는 등의 예측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고3들의 학업역량이 예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수능을 쉽게 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는 출제 난도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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