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대학신문DB)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도 대입의 중심축은 ‘수시’, 그 중에서도 ‘학생부위주전형’이다. 재작년부터 정부가 ‘정시확대’를 주요한 대입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전체 대입에서 그 영향력은 아직 크지 않다. 2022학년부터 정시확대가 본격 시작되는 데 더해 그 대상도 수도권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수치로 보면, 수시모집과 학생부위주전형의 중요성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해 공개한 ‘2021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입 모집인원은 총 34만 7447명이다. 이 중 77%에 달하는 26만 7374명을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을 아우르는 ‘학생부위주전형’의 모집인원은 총 23만 3007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67.1%나 된다. 이는 한 해 전인 2020학년 23만 2513명으로 66.8%였던 것에 비해서도 한층 늘어난 수치다. ‘정시확대’라는 구호로 인해 오해하기 쉽지만, 학생부위주전형의 중요도가 한층 높아졌음을 수험생들은 인지해야 한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학생부위주전형에 대한 고려 없이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올해 수시모집에서도 가장 중요도가 높은 학생부위주전형 준비법에 대해 정리해 봤다. 

■학생부교과전형 ‘관건은 교과성적’…대학별 입시결과 살펴야 =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비해 대비법이 상대적으로 ‘명쾌’하다. 면접 등 별도의 대학별고사가 있어 이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부 교과 성적’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가 주된 평가요소라는 점 때문에 ‘학생부위주전형’으로 한 데 묶이지만, 실제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에 더해 자기소개서 등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까지 평가 대상으로 삼아 ‘정성평가’를 진행하는 반면, 학생부교과전형은 지원자의 학생부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한 ‘정량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처럼 교과 성적의 중요도가 높기에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전략의 첫 걸음은 ‘입시결과’에서부터 시작된다. 대학들이 홈페이지 등에 자체 탑재하는 입시결과나 대입정보포털인 ‘어디가’를 통해 공개하는 입시결과를 통해 전년도 합격생의 교과 성적을 파악하고, 이를 자신의 성적과 비교해 합격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단, 입시결과를 바탕으로 가능성을 판단할 때에는 ‘성적 산출방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활용되는 교과 성적은 일반적인 수험생이 인식하는 ‘내신성적’과는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반영하는 교과목의 범위나 교과목 수 등이 다르고, 석차등급이나 표준편차 활용 여부 등도 대학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곤 한다.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학생부 교과 성적을 어떻게 산출하는지를 면밀히 살핀 이후에 입시결과와 자신의 성적을 비교해야 정확하게 합격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다. 

전형방법이나 모집규모 변화도 유의해서 봐야 할 부분이다. 학생부 교과 성적 산출방법이 달라졌다거나 작년 대비 모집인원의 변동폭이 큰 경우에는 예년과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경우에는 전년도 입시결과를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올해 수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을 노리고 있는 경우라면 ‘과감’한 지원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작년 대비 입시결과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종로학원이 발표한 ‘고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내신과 합격선 추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고 고3 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4만 7000여 명, 2년 전에 비해서는 10만여 명 줄었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집계에 따르면, 전국에는 1600여 개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가 있다. 이들 학교의 고3 학생 규모를 보면, 학생 수가 300명 이상인 학교는 지난해 457개교에서 올해 243개교로 크게 줄었다. 반면, 200명 내외 학생들이 있는 학교 수는 949개교에서 1126개교로 늘어났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동일한 석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 교과성적은 도리어 낮아지는 경향을 띤다. 예컨대 지난해 전교 50등인 학생이 평균 1.6등급을 받았다면, 올해 전교 50등 학생은 이보다 낮은 평균 1.7등급 내지 1.8등급 선으로 교과성적이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들면, 동일한 등수를 기록하더라도 상대평가의 특성상 등급은 내려앉게 되기 때문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든 것을 단순 적용하면, 지난해 2.5등급 정도의 합격선을 보였던 학과는 올해 2.6등급, 4등급은 4.2등급이 되는 등 성적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0.1등급에서 0.2등급 정도 합격선이 내려앉을 것으로 관측되는 중이다. 합격선을 보수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6장의 원서 가운데 일부에서는 다소 과감한 지원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의외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종합·정성평가’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준비에도 심혈 기울여야 = 학생부종합전형은 전형특성상 학생부교과전형에 비해 대비하기가 더 까다롭다. 학생부교과전형과 마찬가지로 학생부종합전형도 학생부 교과 성적을 평가 요소로 활용하긴 하지만, ‘정성평가’라는 평가방법의 차이로 인해 교과 성적의 높고 낮음에 따라서만 당락이 갈리지 않는다. 교과 성적에 더해 학생부에 있는 모든 내용이 평가 대상이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교과학습발달상황 등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데 더해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의 창의적체험활동은 물론이고 독서활동, 수상실적,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도 모두 당락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다.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 등 추가 제출서류가 있는 경우에는 이들 서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첫 걸음은 ‘서류평가’다. 서류평가를 통해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해당 인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시행하고, 서류평가 점수와 면접 점수를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 가장 널리 통용된다. 이외에도 1단계 선발절차 없이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해 서류평가 점수와 면접 점수를 합산한다거나 면접 없이 서류평가로만 학생을 선발하는 등 서류평가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서류평가를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요소는 대학마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서울대가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 안내’를 기준으로 보면, △학업능력·지적성취 △학업태도·지적호기심 △학업외소양·개인적특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의 평가는 철저히 ‘정성평가’, ‘종합평가’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컨대 학업능력의 경우 성적이 높다고 우수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전반적 학업 역량이 우수한지, 노력을 통해 성장한 모습이 있는지, 성취를 점검하고 더 필요한 공부에 대해 고민한 경험이 있는지, 습득한 지식을 적절히 활용한 경험이 있는지, 의미 있는 학습경험이 무엇인지, 단순 암기가 아닌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지식을 갖췄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단순 성적으로만 평가를 진행하면, 수강자 수가 300명인 경우와 20명인 경우처럼 완전히 다른 여건에서 받은 성적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부적절’한 사례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처럼 서류평가를 진행할 때 가장 대학들이 중요하게 다루는 서류는 어디까지나 ‘학생부’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학생부는 이미 대부분 만들어져 있는 데다 학생들이 마음대로 수정할 수 없는 서류인 반면, 자기소개서는 본인의 역량으로 만들어내는 서류이기 때문이다. 학생부가 더 중요한 서류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수험생 스스로가 작성하는 서류’는 자기소개서가 유일하다. 서울대는 이를 두고 “자소서는 학생의 육성을 담는 유일한 텍스트”라며 “학생부를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환하는 각별한 힘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어려운 경우라면, ‘내가 사정관(평가자)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학생부에 이미 충분히 나와 있는 내용을 단순 나열식으로 중복해 의미를 전달하기보다는 학생부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자기소개서 작성에 접근하면 효과적이다.

서울대 입학사정관을 지낸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한진원) 이사가 자기소개서 작성에 남긴 실제 예를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 이사는 “모 고교에서 쓰기 시작한 자기소개서에 조언을 해달라는 학생이 있었다. 2학년 1학기 수학성적만 최우수 그룹이 아니고 이외 과목은 모두 최우수그룹이다. 이런 경우 왜 수학공부에 시간을 들였는지, 과학중점반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기본적으로 써야 한다. 책을 많이 읽었으니 독서활동, 동아리 때 얻은 것과 영어 공부하느라 애쓴 부분만 써도 벌써 5~6개”라며 “지금까지 쓴 글이 사정관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던 건지 다시 보면, 전부 새로 쓰고 싶어질 거다. 고교 기간 중의 일을 쓰랬는데 중학생 때 얘기 등을 쓴 건 다 지우고, 간결하게 정곡만 써야 한다. 해당 모집단위 지원자가 다 쓸법한 얘기는 빼고, 느낀 점에 대해서도 공부하다 느낀 점이 있어 추가로 공부한 부분이 있으면 그런 것들을 쓰는 게 좋다”고 조언을 남긴 바 있다. 

학생부와 자소서 간 내용이 불일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자기소개서에는 특정 과목에서의 학업 역량이 뛰어나다 기술했지만, 실제 학생부 상에서의 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에서는 이와 다른 결과물이 보이는 경우 좋은 평가는 ‘물 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 내용이 어긋나는 부분이 눈에 띄면 제출서류의 전반적인 신뢰성마저도 의심을 사기 쉽다. 

현재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는 ‘공통문항’과 ‘자율문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통문항인 1번부터 3번까지의 문항은 모두 동일한 반면,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4번 자율문항은 존재 여부부터 대학마다 다르며, 질문도 상이하다. 자율문항은 대학들이 서로 다른 문항을 활용해 수험생에게 묻고자 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라는 점에서 여타 문항 대비 중요도가 높다는 평이 나온다. 

올해 서울권 주요대학 중에서는 성균관대가 4번 자율문항을 변경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본인의 성장환경 및 경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지원동기 및 진로를 위해 노력한 부분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 책, 영화, 음악, 사진, 공연 등 유·무형의 콘텐츠의 3개 항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기술하라는 자율문항을 뒀던 성균관대는 올해 “성균관대와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관련해 본인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로 문항을 바꿨다. 

이외 대학들은 자율문항을 그대로 유지했다. 경희대·연세대·중앙대를 비롯해 고려대·서강대·서울시립대 등의 대학들이 지원동기를 요구하므로 이 부분을 집중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물론 고려대의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 서강대와 서울시립대의 ‘진로계획 등’과 같은 지원동기 이외 추가로 요구하는 부분도 좌시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